피드 feed
M. T. 앤더슨 지음, 조현업 옮김 / 지양어린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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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먼 미래에는 정말 우리 아이들의 머릿속에 칩을 장착해서 손가락이 아닌 생각만으로 모든 사이트를 열어보고 백과사전을 펼쳐볼 수 있을까? ‘에이 설마’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 먼먼 미래에는.

우선 아이들은 신이 날 것 같다. 그 지겨운 공부에서 해방 아닌가. 특히 우리나라처럼 교육정책이 엉망인 나라에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반가워 할 소식이다. 그 짓누르는 사교육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시대. 자국어도 구사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엉터리 영어 교육에 열을 올려야하는 요상스런 교육열에서 벗어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먼저 미래소설로서 1949년에 발표된 조지오웰의 [1984]년의 세계를 보면 그 시대의 상상이 많이 과장되고 훨씬 더 진보적임을 알 수 있다. M.T. 앤더슨 작가의 [피드] 또한 그러한 점이 없지 않으리라 짐작하면서도 소설 [피드]에서 보여주는 세계가 상상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은 예감이다.

방학이면 달나라로 휴가를 가서 무중력을 즐기고,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비행기 같은 도구로 공중을 달리는 시대. 모든 사람들의 두뇌에 칩을 장착해 인간 컴퓨터화가 가능한 시대.

물론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들이 많다.

[피드]에서는 과학과 물질문명의 노예가 되어가는 미래가 인간을 어떻게 조종하고 파괴시키는 지를 바이올렛이라는 소녀를 통해 잔잔히 보여준다.

아무런 저항의식 없이 단순히 자기가 즐길 수 있는 것들만을 탐하는 시대에 바이올렛은 “왜” 와 “아니다” 라는 의식을 지니고 있다.

아이들이 태어나면 모두 두뇌에 피드라는 중앙 컴퓨터에 네트워크로 연결시킨다. 하지만 의무조항은 아니고 국가에서 지원해 주지도 않는다. 일부 저항의식이 있거나 혹은 가난한 사람들은 스스로 거부하거나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피드를 장착하지 못한다.

바이올렛의 부모님들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가난하기도 했지만 기계의 노예가 되어가는데 저항의식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에 속한 부류이다. 하지만 바이올렛이 점차 자라면서 주위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고통을 겪는다. 요새말로 왕따를 당하는 것. 나중에 결국 바이올렛도 피드를 장착하지만 영아가 아닌 자란 다음에 피드를 장착하는 데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따른다.

 

지은이 M.T. 앤더슨은 작가와의 대화에서 본인은 소설 [피드]를 미래소설이 아닌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것들을 논하기 위해 비유적인 방법을 쓴”(328쪽)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가상의 미래에서 온 이미지들을 사용한 소설”(328~329쪽)이라고.

먼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경고의 멧세지이리라. 소설 [피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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