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크리모사 Nobless Club 3
윤현승 지음 / 로크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윤현승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을 때의 내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이전까지 그의 글들은 항상 나에게 만족을 주었기 때문이다. 3~4년의 공백 뒤에 다시 보는 윤현승 작가의 소설. 그동안 여러 가지 변수들로 인하여 달라진 상황, 달라진 심리 상태에서 대하는 윤작가의 글을 보자니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라크리모사]는 판타지와 추리가 결합된 미스터리물이다. ‘눈물의 날’ 이라 번역되는 생소한 제목. 이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졌던 설렘은 다음 내용에 대한 의문으로 치환된다. 그리고 그 궁긍증 때문에 이 책을 잡은 독자는 마지막 페이지를 보기 전까지는 절대 책을 덮지 못하게 된다. 부디 다음날 중요한 약속이 있다면 밤늦은 시각에 [라크리모사]의 첫 시작은 하지 마시기를. 당신은 틀림없이 그대로 날을 새게 될 것이므로.



이 글의 특징은 바로 속도감과 긴장감이다. 프롤로그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급박한 사건들은 이 작품에 속도감을 부여하며 소설이 아닌 마치 한 편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소설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고 소설 속에 본인이 직접 뛰어들어 경험하는 듯한 느낌.

긴장감이 끊이지 않는 커다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공포. 즉 ‘무섭다’ 는 원색적인 감정이다. 작품을 읽으면서 받게 되는 기이한 느낌은 삽입된 동화에서 최고조를 이루게 된다. 글의 중심에 위치하는 동화가 글의 모든 부분과 맞물리면서도, 그 동화 자체가 미완이라는[물론 마지막에는 다른 상황이 생기지만] 점 또한 우리에게 다소 몽환적인 기이함과 함께 글의 특별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라크리모사]는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면서 시간의 제약을 두게 된다. 4시간 58분이라는 제약은 이 글이 속도감을 가지게 되는 큰 요인 중 하나이다. 이 조건이 글의 모든 재미를 결정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주일도 아니고, 하루도 아니며, 단지 5시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이 짧은 제약이 없었다면 과연 속도감과 재미를 그리 크게 느낄 수 있었을까? 작품에 산재하는 모순과 의문들은 충분한 시간들이 주어질 때 그 위력이 감해진다. 철저히 분석하고 추론하게 되기 때문이다. 추리가 추는 재미중의 하나가 작가와 독자의 두뇌싸움 아닌가 말이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우리가 어디선가 봐왔던 것들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세계의 멸망이라는 코드가 그러하고, 적과 아군을 알지 못하는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고. 그러나 이 글은 참신하다. 기존의 것들을 섞으면서도 작가 자신의 참신한 상상력이 결부된 글이기 때문이다.

요즘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면, 공포 영화를 한 편 보듯 이 작품을 보라고 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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