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
허윈중 엮음, 전왕록.전혜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학창 시절 제일 좋아하던 과목이 국어와 세계사이다.

이유인즉 재미있으니까,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점수를 잘 받으니까,

풀어 말하자면 평소에 흥미를 가지고 있으니 수업 시간이 재미있고 당연히 수업에 집중할 밖에. 잘 받은 점수는 덤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좋아하던 과목이건만 사회에 나와서 생활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점점 멀어져 어느 틈엔가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세상의 재미에만 길들여져 취향도 입맛도 변해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요즈음엔 문득, 문득 경각심이 생기곤 한다. 결코 세상은 ‘물 흐르는 데로’ 따라서 흘러갈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 짧은 봄날처럼 후다닥 흘러가버리는 시간을 최대한 팽팽하게 긴장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들 말이다.

뒤 늦게 후회되는 일들은 왜 이리 많은지. 그 중 하나가 ‘세계사 공부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해 볼 것을’ 하는 것이다. 굳이 경제적인 이득을 생각하지 않고 순수하게 좋아서 하는 공부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는다.

그러한 생각으로 둘러보던 중 발견한 책이 바로 시그마북스의 [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이다.

특히 학창 시절 보던 세계사 관련 책들의 저자가 모두 서양인이었고 당연한 결과로 서양 중심으로 쓰인 책이었던 것에 반해 [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는 저자가 동양인 (허윈중)이라는 점. 그리고 책의 비중을 동양의 사상 (정확하게는 중국의 사상이지만)에 더 많이 할애했다는 점이 마음을 끌었다.

물론 동 서양사를 공정한 잣대로 평가한 내용이 한권 안에 담긴 책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오랫동안 세계사와는 동 떨어진 생활을 해서 혹시 책의 내용이 지루하다거나 읽기가 힘이 들면 어떡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의 내용은 중 고등학생 등이 보고 충분히 학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작가 허윈중은 오랫동안 교육자로 재직했는데 학생들을 가르친 그의 경험이 글에 잘 녹아 있어 이해가 특히 쉬운듯하다.

원시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상의 변천사와, 동양과 서양 사상의 차이점들이 잘 정리가 되어 있는데 특히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 삽화와 사진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이해를 돕고 책 읽는 재미를 더하게 해준다.

중학생 정도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이 [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를 먼저 읽고 자녀와 대화를 나눠보기 바란다. 아마도 자녀는 부모의 박학다식함에 자랑스러워 어쩔 줄을 모를 것이다. 자랑스러운 부모가 될 수 있는 아주 손쉬운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고전을 보면서 너무 어렵고도 멀게만 느껴졌던 동양의 사상을 친숙하게 느끼길 원한다면 먼저 [지도로 보는 세계 사상사]를 읽어 보라 권하겠다. 먼저 친해지고 난 다음에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로 발전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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