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벤스 : 바로크 미술의 거장 마로니에북스 Art Book 10
다니엘라 타라브라 지음, 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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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읽은 화가들을 소재로 한 소설 세권이 내가 가지고 있는 바로크 미술에 관한 지식의 전부이다. 부끄럽다면 심히 부끄러운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사전을 찾아보니 바로크라는 용어는 포르투갈어로서 ‘비뚤어진 모양을 한 기묘한 진주’라는 뜻으로 이 말은 본래 16세기 유럽을 지배한 고전주의 르네상스 뒤에 나타난 양식에 대하여 모멸적인 뜻으로 사용되었다.(네이버 백과사전)고 한다.

마로니에 북스의 아트 북 시리즈 중 하나인 [루벤스]에 실린 그림들을 보니 사진처럼 사실적이고 세세한 묘사와 함께 아직은 인간 자체 본연의 아름다움보다는 신화에 더 중점을 두는 있음이 느껴진다.

 

[이탈리아를 여행한 후 루벤스의 작업은 이미 바로크의 취향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은 수사학적이고 극적인 동세, 빛을 묘사하는 방법, 뛰어난 대상의 양감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80쪽)

 

신교와 구교의 대립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루벤스는 안트로르펜 출신의 부유한 가문에서 출생하였다. 매우 뛰어난 스승이였던 오토 반 벤의 영향을 받아 루벤스는 비교적 젊은 나이인 20세에 길드의 거장이 되고 자신의 작품을 팔 수 있는 공방의 주인이 된다.

재미있는 점은 루벤스가 당대 뛰어난 화가들의 작품을 모사함으로서 고전 예술과 이탈리아 예술을 공부했으며 이 모사 작품들도 지금까지 남아 루벤스의 재능을 후세에 알리는 자료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의 곳곳에 (16~17쪽, 19~19쪽, 등등) 원작과 루벤스의 모사 작품이 나란히 실려 비교가 가능하며 해석도 곁들여 있다. 다만 좀 아쉬운 점은 명화를 감상하기에는 책의 크기가 좀 작다는 것. 하지만 상세한 해석이 곁들여 있어 나처럼 미술에 문외한이 보기에는 편리하고 이해도 빠르게 구성되어 있다.

바로크 미술의 거장 루벤스에 관한 책이면서도 다만 루벤스의 그림만이 아니라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다른 미술가들의 그림과 루벤스가 영향을 받았던 화가들의 그림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해 주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라 하겠다. 이러한 점은 루벤스와 그 시대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특히 빛과 그림자의 화가로 알려진 카라바조의 그림을 10년 뒤 그대로 모사한(24~25쪽) <그리스도의 매장>이라는 작품과 베네치아파의 대표적 인물인 티치아노의 <부채를 든 소녀>(102쪽) <거울을 보고 있는 비너스>(103쪽)를 모사한 작품에서는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저작권시비가 한창인 요즘에는 꿈도 못 꿀 일이 아닌가. 설상 저작권시비가 없더라도 경쟁 상대라 할 수 있는 당대 동료의 작품을 모사한다는 것은 화가의 자존심 문제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시대에 따라 사람의 가치관은 변하는 것이니까. 그리고 루벤스는 이 모사 작업을 통해 자신의 회화적 표현 방식을 발전시키고 작품에 승화시킬 수 있었으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루벤스는 카라바조 유파의 여러 주제와 회화적 기법을 참조하여 새로운 회화적 시도로 나아갔다. 그 결과 당시 매너리즘 회화에서 관찰할 수 있는 그리스 로마의 고전 미술을 모방한 ‘기념비’적이고 장식적인 그림을 넘어 바로크 시대의 풍요로운 회화적 표현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 (24쪽)

 

[그는 티치아노의 작품에서 가장 뛰어난 기법, 즉 스케치에 갇히지 않은 자유로운 붓의 터치에 바탕을 둔 풍부한 색체에 도전장을 냈다.](102쪽)

 

4월에는 화가 한주에 화가 한 사람씩을 공부하기로 했다. [루벤스]를 지나 다음주에는 그가 영향을 받았던 [카라바조]로 할까? 아님 그가 영향을 주었던 [렘브란트]로 할까? 즐거운 고민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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