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유령일 뿐 - Nothing But Ghost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 책을 먼저 읽고 나면 아무래도 신선함을 잃게 된다.

원작이 있다 하더라도 영화는 감독에 의해 다르게 그려지는 독립된 장르임을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물론 영화를 먼저 보고 원작을 읽는 경우도 마찬가지. 먼저 보았던 영상이 자꾸 떠올라 몰입에 방해가 되곤 한다.

그러한 이유로 이번 영화 [단지 유령일 뿐]은 원작이 있음을 알면서도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영화를 보러갔다.

엽서 크기만 한 작은 포스터의 선전문구에만 의지해서.

‘낯설고 긴장된 순간들의 강렬한 포착‘

내가 영화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그런 것들이다.

현실에서 꿈꿀 수 없는 낯설고 강한 그 무엇. 그것이 사랑이래도 좋고, 허무함이래도 좋다. 잃어버린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라면 더더욱 환영이다.

거기다가 5개국 로케이션이라지 않는가.

[단지 유령일 뿐]은 5가지 각기 다른 이야기가 순서 없이 교차되며 줄거리를 이끌어 나간다. 각각 이야기상의 연결점이 없어 영화를 보는 내내 혹시 ‘나비효과’라도 있지나 않을까 정신을 집중해 보지만 별다른 연결고리는 찾을 수 없다.

다만 소통의 부재는 공통된 주제로 등장한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다른 곳 바라보기. 마음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는 상처 외면하기.

주인공들의 마음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기 바빠, 5개국 로케이션이 안겨준다는 그 장대한 영상미는 오히려 한발 뒤로 물러선 느낌이다.

주인공들은 영화를 보는 나와 같다.

일상을 떠난 낯선 곳으로의 여행.

그 여행지에서 그들은 자신안의 낯선 감정과 조우하고 새로운 자신과 부딪치며 일탈을 경험한다.

그 안에서 자아 찾기는 각자의 몫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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