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방으로 들어간다
니콜 크라우스 지음, 최준영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하나의 동작을 심으면 하나의 습관을 수확하게 된다.

하나의 습관을 심으면 하나의 품격을 수확하게 된다.]

출처는 분명치 않지만 요즘 내가 컴퓨터 앞에 써놓고 매일 들여다보며 마음을 다듬는 문구이다. 더 나이를 먹어서 늦어지기 전에 좋은 습관을 가져 스스로 품격 있다 느끼고 싶다.

이제는 무엇을 더 가지려 하지 않고 버릴 줄 알아야 하는 나이. 그러나 좋은 습관이야 죽을 때까지 더 가져도 좋지 아니한가 하는 마음이다.

어느 날 문득 모든 기억을 잊어버린다면................ 이런 노력이 무슨 소용일까 싶다가도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 해도 그 사람의 사소한 습관이나 품격은 남아 있을 것 같다. 아니 모든 기억이 사라졌을 때 비로소 더 빛을 발하게 되지 않을까. 기억이 사라진 후에도 그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게 하는 것. 그것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습관, 품격일 것이다.

 

니콜 클라우스 작가의 [남자, 방으로 들어간다.]는 바로 그런 모습을 그려낸 소설이다.

[남자, 방으로 들어간다.]의 가장 강렬한 첫인상은 겉표지를 넘겼을 때 온다. 마치 배우의 사진처럼 멋지게 다가오는 작가 니콜 클라우스의 매력적인 눈빛. 그녀의 약력을 살펴보면 그녀의 매력은 한층 더 깊어진다. 1974년생의 작가가 뉴욕의 문단에서 ‘문학 신동’이란 뜻의 ‘분더킨트’로 통한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니 과연 분더킨트로 불리울만 하다 싶다.

 

서른여섯 살의 대학교수 샘슨은 어느 날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로 사막에서 발견된다. 이유의 뇌의 종양 때문. 수술을 거쳐 그는 12살 이전의 기억만을 되찾게 된다. 12살 이후 24년간의 삶을 모조리 잃어버리고도 샘슨에게 일상은 계속된다.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아내 애나, 지인들. 그리고 제자 라나.

 

[그가 지금껏 내내 같이 살아왔던 공허가 사실 전혀 공허가 아닌 인식할 수 없게 되어 버린 외로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 자리에서 들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정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마침내 그것이 또 다른 정신을 스치고 지나갈 때까지 어떻게 알겠는가? ](300쪽)

 

그는 힘겹게 과거와 싸우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그는 두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었고, 비를 막기 위해 얼굴을 수그린 채 여느 사람들처럼 과거를 가진 사람이 되어 걸어갔다.](3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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