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요나라 사요나라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이란 누구에게나 본성이라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의지가 있다고 쉽게 고쳐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깨닫게 되는 중요한 사실 하나.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스로도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떠한 버릇이 나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은 나이를 먹으면서 더 굳어지면 굳어졌지 버리기가 쉽지 않다.

쉽지 않다는 것이지 결코 고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흠, 나에게 이 버릇은 참 나빠. 천천히 고쳐야지.’ 하고는 끝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것은 그 사람의 특징을 나타내는 성격으로 굳어진다.

작은 버릇도 이러한데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본성은 말할 것도 없지 않겠는가.

똑같은 상황에서도 사람은 다 똑같이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힘으로 나보다 약한 사람을 위협하는 폭력적인 성향은 그렇게 타고난 사람이 따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기회가 주워졌다고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또는 여자를 강간하거나 더 나아가서 살인을 저지르는 등의 행위는 아무나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요즘 들어 특히나 일본 소설을 보면 참으로 다양한 소재들이 나와 있다.

요시다 슈이치 작가의 [사요나라 사요나라]도 범상치 않은 소재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물론 작가의 뛰어난 감수성과 문체로 인해 경악을 하게 하는 소재임에도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마음은 참 아름답다. 라고 느껴진다. 그들의 사랑에 가슴이 싸한 안타까움까지 느낀다.

그들의 사랑을 축복해주고 잘 되기를 빌어주고 싶은 마음.

그러나 소설 속의 슌스케의 행동은 결코 동전의 앞뒤 모습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 누구나 어두운 악마를 마음 깊은 곳에 숨기고 살아간다는 따위의 말로 덮어 줄 수가 없는 행위이다.

같은 작가의 전작 [악인]의 유이치와는 전혀 다른.

진정한 악인은 [악인]에 나오는 유이치 같은 사람이 아니라 [사요나라 사요나라]의 슌스케 같은 사람이다. 우리시대의 악마는 머리에 뿔을 달고 입에 피를 흘리며 나타나지 않는다. 바로 유이치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유감없이 그의 본색을 드러낸다. 그가 밤 운동장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동경하는 순수한 여고생 나쓰미에게 했던 것처럼. 그리고 한 때의 격정에 휘말려 인생을 망친 선량한 청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비쳐지는 것이다.




[“그날 밤, 먼저 돌아간 애들 중 하나가 ’가나코‘ 였어“ 라고 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날 밤 말이야. 당신들이 나를............... 그날 밤, 나는 ‘가나코’는 먼저 돌아간 거야.”](200쪽)




[“...........그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던 인생과 가나코씨를 만난 인생 중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한다면,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습니까?”](2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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