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우물 1 펭귄클래식 22
래드클리프 홀 지음, 임옥희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의지나 노력과는 상관없이 결정되는 것들이 있다.

타고난 환경, 시대, 태어난 나라, 신분, 육체적인 결함 등이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사회적인 것으로 몰려 손가락질 받아야 하는 상황.

특정한 종교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모든 것을 미리 알고 정하셨다는 신의 뜻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한다.

레드클리프 홀의 [고독의 우물]이 바로 그런 문제를 다룬 소설이다.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평생을 남자로 살기를 원했던 사람의 이야기.

동성애를 다룬 이야기라고 소개되어 있기는 하지만 1권만 읽은 지금으로서는 여성 동성애를 다뤘다기보다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혼란을 가진 스티븐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로 보인다.




1880년 영국에서 태어난 레드클리프 훌은 평생을 남장을 했다고 한다.

출생에서부터 어린 시절의 섬세한 감정 묘사는 아마도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 아닐까 상상하게 한다. 하지만 작가는 서두 작가의 말에서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완전히 상상 속의 인물들이다.”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그녀는 1926년 프랑스의 페미나 상을 수상하고 1927년에는 제임스 테이트 블랙메모리얼 상의 소설 부문 수상자가 되기도 했으나 1928년 그녀의 대표작 [고독의 우물]을 발표한 뒤 영국에서 격렬한 비난을 받고 외설 소설로 분류되어 출판이 금지 되었다.

지금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동성애를 다룬 소설이니 그 당시에는 얼마나 커다란 논쟁거리가 되었을 런지 짐작이 간다.




영국의 부유한 시골 영지에서 스티븐이 태어났다. 필립 경과 그의 아내 애너는 뱃속의 아이를 아들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모든 준비를 했으나 태어난 아이는 여아였다. 그러나 그 부모는 스티븐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아이는 쉬지 않고 세 시간 동안이나 악을 쓰며 울었다. 마치 이 세상으로 쫓겨난 것에 분노하는 것처럼.](14쪽)




스티븐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깨닫고 표출되는 시기는 7살 무렵이다.

그 후로 설명되지 않는 자신에 대하여 상처받기도 하고 혼란스러워 하며 성장하게 된다. 그러한 스티븐에게 든든한 지지자는 아버지 필립 경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필립 경이 돌아간 뒤 스티븐은 어머니 애너에게서는 전혀 이해받지 못하고 묘한 반목 속에서 외로운 시기를 보낸다.

스티븐이 스물한 살이 되었을 때 그녀는 상속받은 재산으로 부자이며 독립적인 여성이었다.

그 무렵 안젤라라는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자연이 자기 목적의 희생 제물로 삼은 사람들, 자연이 종종 감춰둔 자신의 신비스러운 목적에 희생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종종 엄청난 사랑의 능력을 부여받고 그로 인해 끝없이 고통받기 때문이다. 고통을 견디는 능력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과 손에 손을 맞잡고 있었다.](254쪽)




2부에서는 아마도 스티븐이 본격적으로 남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그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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