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기억을 쫓는 남자
알렉산드르 R. 루리야 지음, 한미선 옮김 / 도솔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사람을 그 사람으로 결정하는 근본 조건은 무엇일까?

인격, 품성, 성격, 지적 능력, 의지.......그리고 외모.......외모를 제외한 모든 것은 다 뇌가 결정한다. 즉 뇌가 그 사람이다.

감성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이성(理性)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외계의 대상을 오관(五官)으로 감각하고 지각하여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 능력.]이라고 나와 있다.

이성의 반대 개념이지만 이 역시 뇌가 주관한다.

내가 나를 나라고 주장하는 것, 이러이러한 나였으면 하고 바라는 것, 궁극적으로 내 삶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뇌라고 할 수 있다.




명석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가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이보다 더 정확할 수 없는 표현.) 그 자신 아무런 의지도, 권한도 없었던 전쟁으로 인하여 회복 불능의 뇌손상을 입고 과거의 모든 기억과 언어 능력, 사고 능력을 잃어버렸지만 운명에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책이 바로 알렉산드로 로마노비치 루리아 박사의 [지워진 기억을 쫓는 남자]이다.




[자세스키의 절망과 실망감의 옆에는 언제나 향상시키려는,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되돌리려는, 그리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되살리려고 하는, 포기할 줄 모르는 강력한 의지가 버티고 있다. 자세스키와 루리야 박사는 군사적으로 은유한다. 처음 자세스키가 선택한 이 책의 원제는 ‘끝나지 않은 나의 싸움’이었으며 루리야 박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를 ‘투사’라고 묘사한다. “이 책은 손상된 뇌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끈질긴 지옥의 망령들과 싸웠던 한 인간에 관한 이야기다. 그가 여러 가지 면에서 아직도 무력한 상태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17쪽. 서문)




[인간의 삶은 되돌아보고, 진실로 기억되고 적절히 활용되기 전까지는 진정한 삶이 아니다.](18쪽. 서문)




인간의 삶에는 예행연습이 없다. 단 한번 뿐인 삶.

한 아이의 엄마인 나는,

그래서 내 아이에게 그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해 저지르는 과오를 막아주는 것에만 모든 힘을 기울인다.

내 뇌의 후미진 안쪽, 그 무의식의 언저리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의학적인 별다른 지식이 없었던 나는 심리학의 또 다른 분야로서만 인식했던 신경학에 대해서 약하게나마 눈을 뜨게 해 주는 책이었다. [지워진 기억을 쫓는 남자]




일상적인 생활과 평범한 사고가 불가능할 정도의 뇌의 손상을 입고서도 자세스키가 그를 바로 잡으려고 투쟁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면, 여전히 쓸모 있는 인간으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를 되살리는 일은 미래를 약속하는 방법이었다. 바로 이것이 이 힘든 작업을 시작하고 그토록 오랜 시간을 들여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이유였다.](120쪽)

[일기를 쓰는 작업은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12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