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펭귄클래식 38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결혼은, 특히 연애결혼일 경우 특별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 여성은 도태되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 30대 중,후반쯤에 이르러 그 여성의 가치평가 기준은 남편의 사회적 위치나 경제력에 의해서이다. 그 흔한 신용카드 한 장을 발급받으려 해도 남편의 동의가 법적으로 필요한 것이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다.




1800년대를 살아가던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주인공 앙투아네트보다는 더 많은 기회의 문이 열려 있는 현대이지만 결혼의 위기가 닥쳤을 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여성이다.




사춘기 시절 읽고 막연하게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였던 제인 에어를 작가 [진 리스]는 비판적 시각에서 바라보았다고 한다. 별반 기억에 남아 있지 않고 단순하게 제인과 로체스터의 방해적 장치로만 인식했던 광녀 [버사 메이슨].




[작가 진 리스는 브론테가 왜 크리올 여성을 광녀로 묘사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으며, 왜 그녀를 ‘옷을 입은 하이에나’로, 혹은 ‘네 발로 기어 다니는’ 인간이하의 동물로 그려야만 했는지 제인 에어를 처음 읽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고 적고 있다.](249쪽)




날카로운 비판의 시각에서 바라본 작은 장치 하나에서 새롭게 탄생된 작품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작가 진 리스는 인간 이하의 미천한 광녀 버사 메이슨을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앙투아네트 코즈웨이로 재탄생 시킨다.




제인 에어의 후편이 아니라 전편이라고 볼 수 있는 작품이기에 정해진 결말을 향하고 있다는 단점 때문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앙투아네트 코즈웨이가 좀 더 확고한 신념과 주체적 자아를 가진 인물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강하고 현명한 크리스토핀의 장점을 앙투아네트에게로 옮겨 놓을 수는 없었는지.




[아네트의 비극은 제국주의와 가부장제도가 만들어낸 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어머니의 딸을 아내로 삼았다는 사실이 로체스터의 자존심을 훼손시켰기 때문에 아내는 더 이상 대우해주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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