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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쟈핑와 지음, 김윤진 옮김 / 이레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새벽 세시가 넘은 시간, 친구로부터 조심스럽게 날아온 문자 메시지. 그리고 이어지는 울음 섞인 음성. 결코 젊다고 할 수 없는 나이에 이르러 세상살이가 힘에 겹고 외롭다는 이야기였다.
언제부터인가 친구하면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함께 힘을 북돋아 주고 미래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한 때 ‘이러이러한 친구가 있었었지’라고.
친구가 나에게 연락을 하기까지 많이 망설인 이유는, 새벽 세시라는 시간상의 곤란함이 아닌 내가 그녀에게 과거의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와 [지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한 때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내 마음 속에 들어온 사람. 어떤 상황에서도 내 편인 사람 등.등.등...........
지금은 그러한 대답들이 그냥 어린 날의 치기로만 느껴진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젊고 어린 시절 가졌던 모호한 문제들이 뚜렷하고 확실해져야 할 터인데 현실은 그러하지가 못하다.
그래서 아는 사람은 셀 수 없이 늘어만 가도 우리는 점점 외롭고 막막해지는 것이다. 친구의 표현대로 마치 섬에 고립된 듯 말이다.
나는 유행에 조금 무심한 편이다. 그 성격은 책을 선택하는데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책을 읽는데 할애하면서도 정작 베스트셀러는 무엇인지, 요즈음의 기류는 어떠한 지 잘 모르고 지낸다.
주로 오프라인 서점을 이용하면서 그저 잘 아는 작가, 즐겨 읽었던 종류의 책들만 선택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쟈핑와]라는 작가 역시 그의 명성에 비해 늦게 접하게 된 작가이다.
중국 최고 작가의 반열에 올라있는 [쟈핑와]는 심근문학의 대표 작가로서 중국내 최고 문학상과 미국 황금비바 문학상, 페가수스 문학상, 프랑스 페미나 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이다.
심근문학이란 생소한 단어를 접하고 사전을 찾아보니 일종의 향토 문학으로서 작가들이 민족 전통문화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고향의 풍속과 풍습, 전설 등에서 소재를 찾아 작품화하는 1980년대 후반에 크게 성행했던 문화라고 나와 있다.
[친구]역시 작가의 그러한 성향이 잘 나타난 작품으로 보여 진다.
작가의 인생에 스쳐 지나가면서 여러 가지 의미들을 남겨 준 무수한 친구들의 이야기. 그 중 처음 시작에 나오는 작은 어머니의 일화가 가장 마음 깊숙이 들어왔다.
다른 작품 몇에서도 느껴지지만 특히 작은 어머니의 일화에서는 중국 사람들의 성격적 특성이나 가치관이 우리의 정서와 많이 유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