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 잡
크리스토퍼 무어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윤회: 생명이 있는 것, 즉 중생은 죽어도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된다고 하는 불교사상이라고 사전에는 정의되어 있다.

서양인인 작가 [크리스토퍼 무어]가 생각하는 윤회는 좀 다른 것 같다. [더티 잡]에서는 인간의 영혼이 육체와 함께 죽었다가 새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육체가 죽을 때 잠시 그가 아끼던 물건에 옮겨가 있다가 재생 사용되는 것이다.

제목 [더티 잡]이란 이 영혼의 그릇을 수거하는 죽음의 상인을 뜻한다.

인간에게는 육체가 있고 정신이 있고 그리고 영혼이 있다. 살아 움직이는 인간이라 할지라도 영혼이 있는 사람이 있고 영혼이 없는 사람도 있어 영혼이 필요한 사람에게 스스로 옮겨 가기도 하고 죽음의 상인을 통해 자연스레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어설픈 동양 사상을 기초로 한 기발한 상상력이다.




[죽음 앞을 지나쳤더니 죽음이 친절하게도 내 앞을 가로막았다] (11쪽)




요즈음은 생을 살면서 어떠한 자세, 가치관을 가져야 하나 막막해질 때가 있다. 특히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 받아들이는 자세는 많은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다소 기발하고 신선한 소재로 특히 죽음을 다룬 깊이 있는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던 초반부와는 달리 이야기가 전개 되면서 코믹 호러물 정도로 느껴져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전형적인 베타남성 찰리 애셔는 딸 소피를 얻음과 동시에 사랑하는 아내 레이철을 잃게 된다. 아내가 죽어갈 때 평범한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죽음의 상인 민티 프레시를 목격함을 시작으로 그도 죽음의 상인으로 선택(?)되어 영혼의 그릇을 수거하는 더티 잡을 가지게 된다.

이야기는 식상하게도 선과 악의 대치구조이다.

영혼의 그릇을 지키려는 찰리와 그 영혼들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마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

초반부터 너무 뻔하게 드러나서 복선이라고 할 수도 없는 딸 소피의 루미나투스 설정.

후반부에 등장하는 오드리의 활약, 다람쥐 인간의 등장은 나름 동양의 불교 사상을 주입 시키려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양념으로 레즈비언에 대한 작가의 트인 사고방식도 책의 한 볼거리라고 할까?




[작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 감싸 안으라고 말한다. 죽음이 두렵고 불쾌한 이유는, 죽음을 출생, 성장과 같은 삶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죽음을 외면하고 인정하지 않고 피하려고만 들기 때문이라는 것.](표지 안쪽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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