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윤이형 외 지음 / 작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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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소설만 그것도 한국 단편 소설만 읽었던 적이 있다.

매년 봄이 되면 출간되는 무슨무슨 문학상 수상 작품집 몇 권이면 한 해 동안 새로 발표된 작품 전부를 볼 수 있어 좋았다. 거기에서 맘에 드는 작가를 만나면 그 작가의 전작 읽기를 시도하곤 한다. 그렇게 전작 읽기를 마친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대하면 마치 오랜만에 친한 친구를 만난 듯 한 반가운 느낌이다.




[오늘의 소설]에는 그런 친구 같은 느낌의 작가들도 보이고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작가들도 보인다. 총 9편의 작품 중 전작을 읽은 작가, 작품을 읽어 본 작가, 전혀 새로운 작가의 비율이 3: 3: 3로 독서 편식이 심한 나에게는 탁월한 책의 선택이다.




[모두에게 복된 새해]의 김연수 작가, [여행]의 성석제 작가, [너를 사랑해]의 정미경 작가는 전작읽기를 마친 작가들이다.

 

그 중 김연수 작가의 [모두에게 복된 새해]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단편 모음집 3권에 중복 수록된 작품으로 문단에서 누구나가 인정하는 가장 뛰어난 작품이 아닌가 싶다. 특히 한결 성숙되고 안정된 분위기가 느껴져서 좋았다. 아 이 작가도 이렇게 나이를 먹는구나 하는 느낌, 이제는 품이 더욱 넉넉해지고, 상처를 넓게 감싸 안는구나하는 느낌이었다.




[너를 사랑해]의 정미경 작가는 대부분의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중단편 보다는 장편이 더 작품의 완성도가 높게 느껴진다. 아마도 처음 읽은 [장미빛 인생]의 인상이 워낙 강해서 그 다음 읽은 작품들에 덜 호감이 가는 모양이다.




[여행]의 성석제 작가는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정말 대단한 작가이다. 그러나 전작 읽기를 하다 보면 작가의 색깔이 너무 뚜렷해 모두 비슷비슷하게 느껴진다.




[큰 늑대 파랑]의 윤이형 작가, [지진의 시대]의 김이은 작가, [곡도와 살고 있다]의 황정은 작가들이 이번 [2008 오늘의 소설]로 처음 만나는 작가들이다.

새로운 작가들의 글은 기존의 소설들과는 확연히 구분이 될 정도로 달라져 있다.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이유를 재미에 두고 있는 내가 선택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만화와 소설의 중간 정도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혁명 기념일]의 김경욱 작가의 작품은 [누가 커트 코베인을 죽였는가] 단 한권만을 읽어 봤는데 2003년도 발행된 그 작품집과 분위기가 유사하다.

기회가 주어지면 전작읽기에 도전해 보고픈 작가이다.




[당신의 손에 잡힐 듯]의 권여선 작가는 그 나이대의 작가들과 작품풍이 비슷하지 않은 가 싶다.




[크로만, 운]의 박민규 작가 정도가 기존 작가와 신진 작가를 나누는 선이다. 나에게는 삼키기도, 뱉어 버리기도 애메한, 그의 작품들을 대하면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읽고 있다.




작품 하나하나 모두 평론들이 실려 있는데  전문 평론가의 평론을 읽는 재미도 [오늘의 소설]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작가는 신인 작가, 대작가의 구분이 가능하지만 평론가는 모두 전문가로만 분류하던 내게 신인 평론가의 어설픈 실수의 발견은 [오늘의 소설]을 머릿속에 각인시켜 주는 효과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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