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타 행진곡 - 제86회 나오키 상 수상작
쓰카 고헤이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소설의 힘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걸쭉한 입담, 글이 담고 있는 메시지, 행간에 보여 지는 작가의 사상, 아니면 전체적인 줄거리, 내용.......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위악적인 현실이나 주인공 때문에 실망한 적은 없다. 그것은 사람이 짊어지고 가야만 하는 상처를 표현하는 방법의 차이라고 생각 했었다.

소설 읽기란 다른 사람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같이 아파하고 같이 극복해가는 과정이니까.




제일교포로서 성공한 작가의 책이라고 하면 일단 읽어보고 싶어진다. 그 명성에 존경심까지 가지고 떨리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실망하기도 어지간히 했건만 미련을 못 버리게 된다. 무슨 무슨 상 수상작이다 하면 더더욱 그러하다. 제일교포로는 최초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하니 무척이나 기대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접한 책이 [가마타 행진곡]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한 때, 연극에 푹 빠져 지낸 적이 있다. 거의 매일 방과 후에 혼자서 버스를 타고 연극을 보러 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뭘 알고 이해해서만은 아닌, 애정을 쏟아 부을 대상이 필요해서였던 것 같다.

무대 밖에서도 진지하고 치열한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이만 보이던 배우들. 그들의 무대 뒤의 삶을 그려낸 소설이라 하니 더욱 구미가 당겼다.




내게는 사디스트와 마조히스트로밖에는 안 보이는 [긴짱]과 [야스] 그리고 삼각관계의 꼭지점을 차지한 [고나쓰]가 주인공이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차별과 피차별의 관계를 그려냈다 하더라도 인물들의 설정은 너무 억지

같고 만화 같이 느껴진다.

수려하게 잘 생기고 연기력도 갖춘 [긴짱] 그는 거만하고 폭력적이며 유아스러운 인격의 톱스타이다. 그의 주위에 자존감도 없고 폭력을 부추기는 얼굴을 가진 엑스트라 [야스]가 있다. 야스 위에 군림하고 마음껏 폭력을 휘두르는 긴짱.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야스는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으로 긴짱을 존경하고 보필한다.

[고나스]는 한 때 긴짱과 사귀는 사이였으나 아이를 임신하자 야스에게 넘겨진다. 긴짱의 스캔들을 막기 위해 임신한 여자까지 기꺼이 받아들이고 결혼을 결심하는 야스.




섬뜩하게 느껴지던 한 부분. 늘 약자였던 [야스]가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 앞에서는 [긴짱]과 똑같이 폭력을 행사한다는 점.

사회의 일그러진 어떤 한 부분을 묘사하고 있기는 하다.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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