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암스테르담

왜인지 밝고 환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 것 같다는 선입견이 든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암스테르담’하고 나직이 소리 내어 보면 끝없이 이어지는 붉고 그늘 진 벽돌담이 떠오른다. 아마도 전생의 어느 날 나는 암스테르담의 어느 돌담길을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으로 걸었던 적이 있었던 듯하다.




참으로 많은 문학상들이 있고 그 상의 기본 성격에는 전혀 문외한이면서도 처음 대하는 작가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슨 무슨 상 수상작으로 하고 있다. 반반의 확률을 가지고서 그래도 하는 믿음으로.

이언 매큐언이라는 작가를 선택하는 기준도 처음에는 그랬다. 화려한 수상경력, 그래도 그 권위를 인정하는 ‘뉴욕 타임즈’에서 올해의 책으로 이언 매큐언의 책을 세권이나 선정했다는 점, 영국의 출판 잡지 ‘북 매거진’이  ‘생존해 있는 최고의 영국 작가’ 3위로 선정한 점, 그리고 노벨 문학상 수상까지도 바라보는 작가라는 점. 




매력적인 여인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몰리 레인]. 처음 시작부터 죽어서 등장하는 몰리는 그녀 입장에서의 심리 묘사 부분이 없고 그녀를 사랑했던 네 남자[클라이브 린리] [버넌 핼리데이] [조지 레인] [줄리언 가머니]의 회상 속에서만 등장하기 때문에 신비로운 매력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소설 전체를 지배한다.

죽은 뒤 그녀의 소지품에서 발견된 세장의 사진으로 그녀를 사랑했던 네 남자의 암투와 갈등 그리고 극적 반전등이 야기된다.

한 때 몰리의 연인이었던 클라이브와 버넌은 오랜 친구 사이로 각각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류이다.

클라이브와 버논의 심리묘사와 대립, 갈등이 주로 글을 이끌어 간다.




군더더기가 없고 빠른 전개로 예상외로 쉽게 읽어지는 소설이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좀 서둘러 졸속적으로 결말을 낸 듯한 느낌.

마지막 순간의 안락사를 부탁할 정도로 절친했던 두 친구가 사소한 반목으로 서로를 독살한다는 결말은 앞의 탁월한 모든 부분을 덮어버릴 정도의 커다란 오점으로 느껴진다.

부커상 수상 인터뷰에서 이언 매큐언이 했다는

“원고에서 잘려 나간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더 이상 뺄 것이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 삭제하고 또 삭제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를 감안하더라도 말이다.




이제 또 한명의 새로운 작가가 나에게 왔다

이언 매큐언에 푹 빠져볼 지 아닌지는 다른 작품을 더 읽어보고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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