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or Like - 일본 문학계를 이끄는 여섯 명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사랑이야기
이시다 이라 외 지음, 양억관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걸까? 단지 좋아하는 걸까?

달콤한 제목이다. 한없이 가볍고 달콤한 느낌.

자신의 감정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이럴까? 저럴까? 하는 의문을 품었던 것이 언제였을까?

늘 나이가 들면 스님의 마음(물욕, 애욕으로부터 자유로워진)을 갖고 싶다고 자신을 타이르곤 했었는데 이 무감각해진 나는 스님의 경지에 이른 것인가?




어린 시절 엄격했던 부모님은 만화책 보는 것을 금지 하셨었다.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할 용기도 배짱도 없었으므로 만화책은 나에게 더더욱 가지고 싶은 것, 열망하는 대상이었다.

가끔 기회가 주워져 숨어서 몰래 보던 만화속의 세계는 나른한 노랑빛 이랄까? 햇볕이 따스하게 비치는 골목길, 뭉게뭉게 구름이 흩어져 있는 맑은 하늘같은 것들을 연상시킨다.

나른하고, 달콤하고, 그러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느낌. 한가하면서도 약간 불안한 봄날 오후 같은 느낌.

책을 읽는 내내 같은 느낌이었다. 이 익숙한 느낌은 유년의 어느 날로 나를 안내한다.

그 때로 돌아가 마음껏 읽고 싶은 만화 속에 빠져들듯 일본의 6명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아직 시작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 속에 푸욱 빠져든다.




[허밍 라이프]  -  나카무라 코우

이십대 초반의 남녀가 들 고양이를 매개로  서로 모르는 사이인 채로 편지를 주고 받다가 사랑이 시작 된다는 줄거리. 우연이 겹쳐서 온 사랑에 관한 이야기.




[바닷가]  -  나카타 에이이치

한 초등학생이 여고생 과외 선생님의 관심을 끌려고 한 장난에 여고생은 식물인간으로 5년을 보낸다. 5년 뒤 여고생은 깨어나고 그들은 사랑이 시작된다.




[리얼 러브?]  -  이시다 이라

사랑과 성을 별개로 생각하는 20대 남녀 주인공.

연애관계가 아니고 친구사이라고 확신하지만 앞날은 그들을 어디로 데려갈까?




[DEAR]  -  혼다 다카요시

성장소설의 느낌

초등학교 동창생 3명이 전학 온 여자아이를 같이 좋아하면서 우정을 엮어 나간다.




[갈림길]  -  마부세 슈조

비슷한 성장소설이다.

주인공은 고등학생

사랑이 시작되려는데 여학생이 심각한 병에 걸려 있고 치료를 위해 대도시로 떠난다.




[고양이 이마]  -  야마모토 유키히사

아픈 과거를 가진 주인공

역시 아픈 과거를 가진 동창생이 찾아온다

자신을 놀리지 않던 단 한사람이라서 찾아 왔으면서도 상대의 상처를 후벼 파는 동창생.







모두 같은 주제로 써서인지 한사람이 썼다 해도 믿을 만큼 비슷한 분위기의 글들이다.

잔잔하고 섬세한 톤으로 그려지는 아직 어린 날의 갈등들, 차마 시작되지 못하고 지나가버린 사랑에 대한 애절함.

책을 덮은 지금 가슴아파하는 유년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확실하고 선명한 모습으로 네게 다가오는 사랑도 있을 꺼야 분명히

그 사랑을 위해 준비하고 있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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