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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으로 먹고 삽니다
장은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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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쪽으로 테마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고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을 골라서 보니까 실전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워크북과 요약도 잘 되어 있다.
물론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앞서 간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따라해 보면서 될 때까지 하면 실패율 0%라는 신념을 가지고 집중하기 바란다.
저자의 독려가 굉장히 설득력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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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을 아기너구리 보림 창작 그림책
이영득 글, 정유정 그림 / 보림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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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득 글. 정유정 그림. 보림출판사 2011.

 

보림창작그림책인 강마을 아기너구리.

책을 펼치면 형광색의 면지에 하얀 버드나무가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버드나무가 있는 강마을입니다.

이렇게 면지부터 예쁜 그림책을 접하게 되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설레고,

손에 든 초콜릿을 하나씩 먹을 때처럼 언제 끝날까 아쉽기까지 하다.

 

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아기너구리의 하루를 다루고 있는데, 마침 그날이 엄마의 제삿날이었다. 이 때부터 이 동화는 참 슬픈 이야기구나 싶었다.

7살 여자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에, "아, 조금 슬픈 이야기인데 잘 들어봐!" 했더니, 다 읽고나서 "도대체 왜 슬픈 거예요?" 이런다.

부모가 있고 일상이 행복한 아이들은 부모가 없으면 어떨 것이라는 상상을 할 수 없는 건가.

 

아빠너구리는 날마다 강에서 고기를 잡고, 아기너구리는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저기 쏘다니면서 논다. 그리고 엄마제삿날이기 때문에 오늘은 반드시 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아기너구리도 하고 있어서 고기잡히는 주문을 찾아 하루종일 물총새를 따라다닌다. 물론 슬프지만 슬프지 않게 표현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글을 다 읽고 다면 그림 위주로 여러 번 다시 봐주길 바란다.

아기너구리가 물총새를 처음 만났을 때는 동무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 동무에 대한 언급이 없다. 아기너구리가 물총새의 행동을 경의에 가득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동안은 아기너구리와 물총새뿐이었다.

그런데 힘겹게 물총새를 찾아다니는 장면에서부터는 아기너구리의 동무인 토끼 두 마리가 등장한다. 뱀을 만날 때도, 물총새를 따라 주문을 외울 때도, 토끼 두 마리는 아기너구리 곁에서 힘이 되어 준다. 그들은 아빠너구리가 돌아오는 저녁까지 아기너구리 곁에 있다가 엄마 토끼가 부르자 그때서야 돌아간다.

이 동화가 슬프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엄마가 안 계시고 아빠는 날마다 일을 나가지만 아기너구리에게는 친한 동무가 둘이나 있고, 아버지는 상당히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아기너구리의 마음을 잘 헤아려준다. 그래서 아기너구리는 저렇듯 씩씩하고 밝은 것이구나 싶었다. 동무에 대한 언급이 없어도 그림에서 찾아내주길 작가는 바라고 있었던 게 아닐까.

 

이 그림책을 보고 있노라니 <뒷집준범이> 생각이 난다.

우리 주위에는 외로운 친구들이 참 많이 있다.

그들이 슬프지 않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동무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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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난 수염 - 스리랑카 땅별그림책 4
시빌 웨타신하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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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별.그림.책.스리랑카/시빌 웨타신하 지음/엄혜숙 옮김/보림2011

 

옛날 스리랑카에서는 수염을 자를 가위가 없어서 길게 길렀다고 한다.

하지만 슬기로운 바분 할아버지는 수염을 자를 새로운 방법을 찾아 생쥐를 길렀고

생쥐와 공생의 관계를 맺게 된다.

어느날 수염이 잘리지 않아, 생쥐의 이빨이 뭉툭해진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실은 수염이 살아나는 과정이었다.

수염이 살아난다고? 재미난 상상력이 돋보인다.

수염은 아마도 생쥐의 이빨에 사라지긴 싫었나 보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분 할아버지의 수염만이 살아나서

마을 이곳 저곳을 휘젓고 다녔으니 말이다.

수염은 장난꾸러기여서 짐승들과 새, 그리고 사람들을 친친 묶어서

이리저리 흔들었다.

난데없는 봉변에 놀란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지만

그리 싫지 않은 표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소리치며 울던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그림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수염에서 빠져나와 춤추는 사람들, 이젠 수염이 짧아져서 더이상 자르지 않아도 되는 바분 아저씨도 흥겹게 춤을 춘다. 소박한 삶, 긍정적인 삶의 모습이 보인다.

 

그림책을 본 다음 딸아이와 함께 세계지도에서 스리랑카를 찾아봤다.

남쪽의 작은 섬나라였다.

그림에서 사물의 테두리를 검정색으로 굵게 칠했는데, 그런 방식이 어떻게 보면 유아적인 그림처럼 보이기도 하는지, 딸아이에게 책을 본 소감을 물었더니, 그림을 좀 못 그린 것 같단다.

색다른 그림 방식일 것이라고 설명해 주고, 덕분에 한참 세계지도를 들여다보며 여행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림책을 볼 때는 글을 먼저 읽게 되지만, 그후에 몇 번씩 그림만을 보면서 훑어보곤 한다.

그림을 그린 사람의 의도를 알려고 애쓰고, 등장인물과 배경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면 꽤 흥미롭다.

바분 할아버지가 생쥐와 잘 살고 있던 장면에 나오는 땔감 줍는 소녀가 뒤에 나오는 라투 메니카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선 재미있어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수염이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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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와 사냥꾼 - 태국 땅별그림책 5
쑤타씨니 쑤파씨리씬 글, 찐따나 삐암씨리 그림, 김영애 옮김 / 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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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별.그림.책.태국/쑤타씨니 쑤파씨리씬 글/찐따나 삐암시리 그림/김영애 옮김

 

거북이와 사슴과 새가 친구 사이이다. 같이 다니려면 서로 답답할 정도로 보폭이 맞지 않는 사이지만

서로 아껴주는 마음만큼은 박수를 쳐 줄 정도로 애틋하다.

무엇보다 눈길이 갔던 건 속면지 그림이었다.

꿈속인듯 아련하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물론 속면지뿐만 아니라 전체 그림의 분위기가 독특해서 눈길을 끈다.

마치 나무를 깎아 조각한 듯이 입체감 있는 사슴과 거북이, 그리고 있는 듯 없는 듯, 신비롭기만 한 새의 모습까지, 공들여 그린 그림이라는 생각에 작가의 이름을 한번 더 쳐다보게 된다.

세 친구는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모험을 좋아했는데, 연못에 갔다가 사슴이 올가미에 걸리고 만다.

사슴을 구하기 위해서, 새는 사냥꾼이 오는 것을 막고 거북이는 느리지만 열심히 밧줄을 물어 뜯는다.

사냥꾼이 나타날 때까지도 사슴의 밧줄을 끊어보려다 붙잡힌 거북이가 어쩜 그리 안타까운지 모르겠다.

영리한 것도 좋지만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

이 책에서 유일한 인간인 사냥꾼은 한심하기 그지 없다.

세 동물 친구의 꾀에 넘어가 자신이 파놓은 구덩이 속에 빠지고 마니 말이다.

 

옛이야기에는 대부분 교훈이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느껴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친구 사이의 우정, 어려울 때 발휘하는 지혜, 제 꾀에 제가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경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와 다르지만 상대의 진심을 보고 친해질 수 있다는 태도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사람을 만날 때 나이며 직업이며 기타 등등의 조건을 떼어놓고 자유롭게 만날 수 있기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마음을 열고 세계를 포용할 수 있는 지혜를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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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보림문학선 8
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김일형 옮김, 울리치 뢰싱 그림 / 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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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 글/울리치 뢰싱 그림/김일형 옮김/보림 2011

 

 

옛날 바이킹 시대에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을까.

침략, 약탈, 그리고 노예를 생산하는 시대였다. 하룻밤 새 족장의 아들이 노예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고,

아스케가 열살 즈음에 족장의 아들이었던 그는 노예가 되고 만다.

그리고 5년이 흐를 동안, 노예 아스케는 원래 자신의 이름도 잊고, 불에 탄 나무토막 같이 깡마르고 새까맣다고 '숯'이라는 뜻의 아스케로 불린다.

 

노예는 무기를 가질 수 없고, 복종해야 하며, 자유가 없다.

여름밤, 바이킹의 습격을 받고 불에 탄 마을에, 노예 아스케와 족장의 아들 안만 남게 된다.

비슷한 또래지만 주인과 노예라는 신분 때문에 쉽사리 친해질 수가 없다.

명령하고 명령에 복종하는 관계.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하지만 아스케는 그 관계를 뛰어넘어 자신이 처한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살 집을 마련하고, 먹을 음식을 찾으며 끊임없이 생각한다.

현명하고 용감하며 따뜻하기까지 한 아스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저릿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던 안은 아스케와 지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스스로 살아가기, 사냥하기, 식용식물과 뿌리 가려내기, 음식 만들기 등등.

아스케에게 자존심 상하는 일도 많았지만 그걸 이겨내고 성장해가는 안의 모습도 박수 쳐 줄 만하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들을 힘을 합쳐 견디고, 마을 남자들을 실은 배가 들어오기까지

둘은 노예와 주인 관계를 떠나 진정한 우정을 쌓게 된다. 안은 족장의 아들로서 아스케에게 자유를 주겠다고 말했고,

아스케는 더이상 족장에 연연해하지 않고 대장장이가 되겠다는 자신의 꿈을 발견했다.

 

이 책은 덴마크 학생들이 모국어를 배울 때 학교에서 읽는 책이라고 한다. 갈등을 통해 성장해가는 청소년에게 바람직찬 가치관을 심어주기에 참 좋은 책이라고 여겨진다. 강한 자에게 칼을 선물할 수 있는 용기, 위험에 닥쳤을 때 희망을 잃지 않고 헤쳐나가는 힘,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책임감...

고작 열네 살인 아스케에게 자유와 용기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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