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쁜 책입니다. 물론 그림과 글도 이쁘지요. 그런데 제가 참 이쁘다고 생각한 것은 이 책의 그림과 글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떳떳하고 아름답게 간직하게 해주려는 기획 의도부터 책 속에 담긴 작가의 배려와 우리 모두의 첫사랑에 대한 추억이지요. 이 책은 여울이와 그 아빠가 주고 받는 짧은 편지 속에 사랑에 관한 대화가 담겨 있습니다. 친구 지민이의 사랑 고백에 당황하며 자신의 감정의 정체를 몰라 하는 딸을 위해 아빠가 해주는 조언은 어쩜 그렇게 멋지고 아이 편에서 잘 말해주고 있는지요. 아빠는 딸의 성장을 대견해 하며 딸이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정말 온전히 인정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빠와 딸의 편지가 끝나면 '서운함' '질투' '첫사랑' 등 대화와 관련된 사랑의 개념을 정리하는 형식이예요. 화자의 입을 통해 쭉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것에 길들여져 있는 독자들에겐 참 신선합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잘 알고 잘 표현하고 또 결과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성숙된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언젠가 우리 아이도 경험할 첫사랑.. 우리 딸아이도 언젠가 여울이처럼 이런 감정을 갖게 되겠죠. 저 또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놓고 아이와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도란도란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부모가 되어야할텐데요..우리가 자랄 적에는 이런 감정들은 마음에 숨겨두거나 친구하고만 풀었지 감히 부모님과 얘기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는데, 우리 딸과 저는 또 어떤 모습일까요..
예꿈 출판사의 책은 두번째인데 기대했던대로 감동이 있네요. 이 책의 작가는 처음 접해보지만 자연의 아늑함과 자연이 주는 신비가 그가 쓰는 글의 주제라고 해요. 이 책 역시 "눈"에 관한 우리 모두의 추억과 그 안에 담긴 소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생일날, 아이는 간절한 소원을 빕니다. 바로 첫눈을 내리게 해달라는 것이죠. 일기예보에서는 맑은 날씨를 알려주지만 이미 하늘 저 위쪽에서는 변화가 일고 있었습니다. 하얗고 이쁜 눈 결정체가 어느덧 하나 둘 내리기 시작하더니 마을은 곧 새하얀 눈세상이 되어 버리네요. 아이는 눈 속에서 눈덩이를 굴려서 눈사람으로 만들어달라는 말을 듣습니다. 많은 눈 속에 어떻게 너를 알아보냐고 묻는 아이에게 눈사람은 비밀을 알려주지요. 그것은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아이는 가족과 신나게 눈사람을 만들고 눈사람의 당부를 잊지 않고 봄이 되자 눈사람이 있던 곳에 푯말도 세워줍니다. 하얗게만 보이는 눈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반짝이는 결정체가 있어요. 당연한 자연의 선물 같지만 눈 결정체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건 우리의 몫입니다. 수많은 사람 중에 나의 친구를 알아보는 일 또한 중요한데요. 눈사람 밥이 가르쳐 준 비밀대로 가슴에서 우러난 사랑과 믿음으로 친구를 찾아야겠지요. 친구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간절하게 찾아나서는 것.. 그러면 수많은 사람 중에 나의 단짝 친구를 꼭 만나게 될 거예요.. 이 책은 당연하게 여겼던 세상 모든 것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삶에 가장 소중한 일부인 친구에 관한 이야기까지 담고 있어요. 수채화 풍 그림 속에 많은 부분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별이 나오고요. 참 아름답네요. 그림책을 보면서 아이들은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꿈꾸는 듯 신비하고 조금은 환상적인 분위기..이 겨울에 잘 어울리는 예쁜 그림책이네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귀여운 동물들만 뽑아 놨어요. 강아지, 오리, 돼지, 고양이, 닭, 소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운드북이랍니다. 울음소리도 운율감있게 되어 있어 귀에 쏙쏙 들어오네요. 신기해요. 생생한 동물 사진으로 되어 있어 선명하구요. 바탕색 빨강, 초록, 노랑, 파랑 등도 색감이 좋게 대비되고 있답니다. 동물 사진 위에 부착된 털과 같은 촉감 소재도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고 감각을 발달시키는 데 아주 좋아요. 동물들의 인사글도 적혀 있어 엄마가 읽어주기에도 좋네요. 아이들 혼자 넘길 수 있기 편하고 튼튼한 보드북이랍니다. 모서리는 당연히 아이들 안전을 위하여 둥글게 처리하였네요. 아이들 첫 사운드북으로 정말 강추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제가 다니던 학교는 교과서 수록된 작품 이외에도 많은 문학 작품을 읽게 하였습니다. 방학이 되면 추천 도서 목록을 나누어 주셨고 어머니와 함께 책을 사다가 방학동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시절의 독서는 어른이 된 후에도 마음의 자산으로 남아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 아이도 그 때의 독서 목록대로 읽혀주려고 하고 있었답니다. 이번에 마음을 키우는 성장소설을 통해 그 때 읽었던 소설들을 또 만나보게 되었습니다.특히 이 책에는 요즘은 잘 쓰이지 않는 말들에 관한 주석이 달려 있어 요즘 청소년들이 읽기 좋게 해 놓았더군요.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주인공들의 사랑, 고민 등 성장통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황순원님의 "소나기", 꼭 한번 다시 읽어 보고 싶었던 "별"도 만났습니다. 주인공들의 심리를 어쩜 그렇게 세세하게 잘 전달되게 쓰셨을까요. 제대로 다시 읽은 김유정님의 "동백꽃", "봄봄".. 우리 정서와 해학이 가득합니다. 읽는 동안 잔잔하게 영화처럼 장면들이 그려지는 이효석님의 "메밀꽃 필 무렵"과 주요섭님의 "사랑 손님과 어머니".. 정말 언제 읽어도 주옥같은 우리나라 대표 소설입니다.
네이버 대표 까페 레몬테라스의 주인공 레테님의 신간이예요. 저 또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인테리어 전문 까페랍니다. 첫번째 책 『5만원 인테리어』도 베스트셀러인데 이 책도 많은 사랑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제목도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인상적인 제목 아닙니까? ㅎㅎ 예쁜 집 소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마추어가 스스로 계획을 짜서 공사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리모델링 일기 형식이예요. 리모델링에 관해 몰랐던 부분부터 세세한 정보까지 정말 알차게 꾸며져 있어요. 이 책은 셀프 리모델링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네요. 어렵게 생각되는 철거공사, 전기공사, 배관공사 등도 사진으로 함께 보니 윤곽이 잡혀요. 아주 아마추어라면 간단한 DIY 용품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면 좋을 것 같네요. 기존의 리모델링 관련 책들이 예쁜 집 소개에 그쳤었는데, 이 책은 정말 실용적이네요. 저자의 부암동 집을 보는 재미도 물론 쏠쏠하지만요. 누구나 꿈꾸는 집, 그러나 누구나 쉽게 하기는 어려운데, 리모델링에 관해 공부하는 데 밑거름이 될 유용한 정보 책이라고 보면 되겠어요. 레테님의 반려자 핑테님의 작품도 간간이 볼 수 있어 좋았어요. 부부는 닮는다는데 집꾸미기의 취미가 이젠 직업이 되신 분들의 모습 알콩달콩 그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