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만 시전집
박정만 지음 / 해토 / 200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혹시나 하여 '박 정만'이라는 이름을 워드 쳐보니

시선집으로 나와 있어 너무 반갑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하다.

내 스무살의 기억으로 그의 시는 너무 아프고 슬프고 아련했다.

'시인은 타고 난 자'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 주었던  박 정만 시인은

시인으로서의  나의 능력부족을 일찌감치  실감케 해 주셨던 분이다.

하여 그의 시집은 출간 되는 즉시 다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그 시인의  매니아중의 한사람이다.

닭이 알을 낳듯시 시는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쏟아져 나와야만 했던 걸 기억한다.

슬픈 시인의 운명같은 것이었다.

너무 아프기 때문에 들추고 싶지 않았던 그의 시집을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펼쳐 보고 싶다.

나는 감히 그를 기억한다.  우리문학사의   보석처럼  찬란하고위대한 시인으로.....

가끔 인용하는 "등나무 밑에 앉으면 보랏빛 눈물이 날 것 같다"던 계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종환 역주 / 태일사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시적인 언어구사가 가장 돋보인는 작품은 단연코 <맥베스>이라고 한다.

   꺼져라, 꺼져라, 단명한 촛불이여!

   인생이란 걸어다니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을 뿐.

   무대 위에선 뽐내고 시끄럽게 떠들어대지만

   시간이 지나면 말없이 사라지는 가련한 배우에 불과할 뿐.

   인생이란 아무런 의미도 없는 헛소리와 분노로 가득찬

   바보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뿐.

5막 5장에 나오는 맥베스의 독백 장면이다. 패배의 순간이 다가오고 분인이 자살했다는 것을 알게 된 맥베스가 허무에 찬 독백으로 읊조린다. 화려한 영화를 위해 악을 서슴치 않고 자행했던 맥베스에게"인생이란 단지 걸어다니는 그림자"에 불과하며 바보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벤 존슨은 세익스피어를 두고 어느 한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 극찬을 했다. 그의 언급처럼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현세인에 가슴에 감동을 줄수 있는 그의 천재성을 다시금 확인한다.

다른 번역본들 중에서 역자의 작품을 택한 것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우리말의 운율과 음악성이 그대로 전해져 오기도 하지만 <맥베스>에 관한 모든 자료를 친절히 실어 놓았다는 점이다. 원문, 비평, 세익스피어 시대의 영어, 런던의 극장과 배우까지 그리고 영문학도의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충분한 자료까지도.

역자는 "이 번역서가 원문의 깊이와 시적인 아름다움과 이미지를 담아낸 '번역'이 되지 '반역'이 될지 두려운 마음이다"라고 했는데 '반역'이 아닌 '번역'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하다.

고전을 읽는 즐거움에 빠진 독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미오와 줄리엣 (양장) 세계의 클래식 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삐쁘첸코 류다 그림, 김종환 옮김 / 가지않은길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세상은 사랑이야기로 넘쳐나고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 사랑이야기는 독자의 흥미를 한층 유발시킨다. 그 중에서  로미오와 쥴리엣의 이야기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지만 직접 책으로 그들을 만나 한층 더 많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고전을 읽는 즐거움은 몇백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현세인의 가슴에 시적인 묘미와 아름다움을 주는 셰익스피어의 천재적 언어 감각에서 빛을 발한다.

밤의 뺨에 매달린 그녀의 모습은 에티오피아 흑인 여자의 귀에 달린 값진 보석같구나. 써 버리자니 아깝고, 속세에 두기엔 너무 귀한 아름다움이구나!(...) 내가 지금까지 사랑을 했다구? 눈이여, 아니라고 답하라! 오늘 밤 전까지는 난 진정 아름다운 여인을 본 적이 없으니

로미오가 쥴리엣을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는 대목이다. 중학생을 가진 엄마로서 쉽게 사랑하고 쉽게 헤어지는 사랑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곤한다. 딸아이 머릿맡에살짝 두고온 책을 딸아이가 밤새 읽는 모습을 보고 로미오도 죽고 쥴리엣도 죽었지만 그들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아이의 가슴에 보석처럼 영원히 살아남아 진실한 사랑의 소중함과 가치를 알고서 사랑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많은 번역본 중에서 이 번역본을 택한 이유는 우선 표지와 삽화의 아름다움이 눈길을 끌었고 역자가 '아마도 이 책을 번역할 때 즐거운 마음으로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감동과 즐거움이 전해온다. 그리고 물흐르듯 쉽게 읽혀질 뿐만 아니라 대문호의 생생한 언어의 묘미를 그대로 느낄수도 있다는 점이다.

셸리는 '비극은 아픔 속에 내재하는 즐거움의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즐거움을 준다. 슬픔속에 있는 즐거움은 즐거움의 즐거움 자체보다도 달갑다'라고 했는데, 비극적 이야기에 대한 공감은 바로 이때문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