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베스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김종환 역주 / 태일사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시적인 언어구사가 가장 돋보인는 작품은 단연코 <맥베스>이라고 한다.

   꺼져라, 꺼져라, 단명한 촛불이여!

   인생이란 걸어다니는 그림자에 지나지 않을 뿐.

   무대 위에선 뽐내고 시끄럽게 떠들어대지만

   시간이 지나면 말없이 사라지는 가련한 배우에 불과할 뿐.

   인생이란 아무런 의미도 없는 헛소리와 분노로 가득찬

   바보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뿐.

5막 5장에 나오는 맥베스의 독백 장면이다. 패배의 순간이 다가오고 분인이 자살했다는 것을 알게 된 맥베스가 허무에 찬 독백으로 읊조린다. 화려한 영화를 위해 악을 서슴치 않고 자행했던 맥베스에게"인생이란 단지 걸어다니는 그림자"에 불과하며 바보의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벤 존슨은 세익스피어를 두고 어느 한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이라 극찬을 했다. 그의 언급처럼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현세인에 가슴에 감동을 줄수 있는 그의 천재성을 다시금 확인한다.

다른 번역본들 중에서 역자의 작품을 택한 것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우리말의 운율과 음악성이 그대로 전해져 오기도 하지만 <맥베스>에 관한 모든 자료를 친절히 실어 놓았다는 점이다. 원문, 비평, 세익스피어 시대의 영어, 런던의 극장과 배우까지 그리고 영문학도의 공부에 도움이 될만한  충분한 자료까지도.

역자는 "이 번역서가 원문의 깊이와 시적인 아름다움과 이미지를 담아낸 '번역'이 되지 '반역'이 될지 두려운 마음이다"라고 했는데 '반역'이 아닌 '번역'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하다.

고전을 읽는 즐거움에 빠진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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