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에 차 오르도록 살고 있다는 느낌이
기분 좋을 때가 있다.
가끔이지만 그 기분에,
나도 그럭저럭 세상과
화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게으르고 방탕한 일요일의 오후를 좋아하는데
어제는 딱 마음에 드는 그런 오후였다.
그런 날이면 왠지 마음이 너그러워져서
혼잣말이 많아진다.
해야 할 일도 미뤄둔 일도 다 제대로 생각나는 날이지.
그러니까 방탕방탕한 것도 때로 도움이 된다.
창문을 비스듬히 통과하는 햇볕이 이뻐서
창문을 활짝활짝 열고
환기를 했다.
코 끝이 매콤하고도 쨍해서
이런 위로라도
아직 채 지나가지 않은 일요일의 모든 꿈들 위에 내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