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집에다 두고 왔다.

 

이런 날, 비는 내리고 이상한 바람이 분다.

오래 나를 찾지 않았던 그 녀석들도 이런 날을 노려 나에게 문자를 넣을 것이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런 징크스를 우리는 빈집털이.라고 이름 붙여주었다.

빈집에서 울리는 핸드폰 진동 소리에 고양이 녀석들만 신이 나겠군.

고양이들 곁에다 내 영혼없는 몸뚱아리를 옮겨다 놓고 싶다.고 적어본다.

 

 

어제 욕조에 잠겨 비몽사몽간에 읽은 책은 트루먼 카포티의 티파니에서 아침을.인데

영화와 조금 다른 느낌의 홀리도 괜찮더군.

여행중.이라는 문구를 나도 명함에 새길 테다.하고 불끈.했는데

고양이씨를 이름 없이 기르는 것도 맘에 든다. 나와 같은 시간대를 살고 있었다면 대뜸 친구 먹고 싶었을

사람이긴 한데, 그랬다면 누가 더 속을 썩였을까.

 

 

자꾸 네 생각이 나다 말다 그래. 어딘가 교차하는 지점이 이 근처였으려니 하는데, 그래도

나이나 계절 탓을 하기엔 좀 그렇지. 새삼.

 

잉그리드 마이클슨을 듣고 있어. 비오는 날에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비만 오는 날 말고, 오늘처럼 바람이 미친여자 머리칼같이 휘감는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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