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책 읽기 수업 - 어디로 튈지 모를 학생들과 함께한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실제
송승훈 지음, 코피루왁 그림 / 나무연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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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훌륭한 분도 그 시작은 실패였다는 것. 처절한 실패를 밑거름으로 하여 다양한 수업방법들이 꽃필 수 있었다는 것을 잘 알게 해주는 책이다. 일단 굉장히 잘 읽힌다. 사실 그 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음성지원 되는 것 같은 책이다. 유머와 위트가 매년 더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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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기는 힘이 세다 2 - 지치지 않는 교사들의 아름답고도 세속적인 독서교육 배우는 사람, 교사
경기도중등독서교육연구회 외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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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읽기는 힘이세다> 두번째 시리즈를 많이 기다렸다. 학교 현장에서 이렇게 고군분투하시는 분들이 있어 희망이 있다. 손에 잡힐듯 생동감 있는 사례가 새학기 수업을 디자인하는데에 큰 도움이 될것같다. 국어교과를 비롯한 범교과의 독서수업을 다뤘다는데에 별점을 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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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개발 레시피 - HTML5 CSS3 jQuery부터 서버설정 테스트까지 프로그래밍 인사이트 Programming Insight
마이크 위버 외 지음, 정용식 옮김 / 인사이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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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따라하기 형식으로 되어있어 쉬워요. 게다가 만들면 그럴듯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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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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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근두근 내인생이 뜨겁다. 비평가들이 뽑은 올해(2011년)의 소설 3위라니, 다들 앞으로 50만부는 팔려나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80년대생 작가들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아리, 김민서, 김사과, 박지리 등. 이문열이나 김승옥과 같은 작가들도 일찍이 20대에 작가생활을 시작했지만 그들에게서는 존재를 앓는 젊은이의 고뇌와 방황. 그리고 치열한 고민이 고통처럼 글 속에 드러났었다. 하지만 2000년대를 살아가고 있는 88만원 세대 그들에게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이 다소 위트 있고 유쾌하게 드러난다. 한 편으로는 70-80년대의 시대적 상황이 지금에 비할바가 아닐만큼 우울하고 어두웠던 때이긴 하지만, 나는 결국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궁극적인 힘은 유머에서 온다고 믿는다. 단순히 현대 젊은이들의 성찰의 깊이가 가볍고 얕다고만 논할 수는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들뢰즈는 인간의 사유가 시작되는 지점은 낯선 사건과의 조우, 즉 '마주침'에 있다고 했다. 인간은 흔히 모든 시간 스스로가 사유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습관과 본능에 의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철학, 삶을 만나다>라는 책을 통해 강신주 교수는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세상을 낯설게 보기를 요구한다. 이 책은 '죽음'이라는 커다란 화두를 통해서 역으로 삶을 낯설게 보게 하고 -"세상은 참... 살아 있는 것투성이구나. 그지?" 298p- 매순간 잊고 있던 '삶'의 존재를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기에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없었는데, 그런 나에게 '너는 지금 살아있어.'라고 끊임없이 속삭이는 듯한 기분.

 

  이 소설은 분명 절망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절망 속에서도 죽음을 안고 함께 쓰러지는 것이 아닌 그 속에서 웃음과 아름다움과 미학을 만들어내는 이야기이다.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한계상황에서 나는 '두근두근'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을까?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늙어간다는 것'은 부정적인 것, 그리고 벗어나고 싶어하는 상황이라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이 작품속에 깔려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군대군대 드러나는 것으로 보아 역으로 작가의 젊음을 알아 챌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늙어간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삶의 일부분인 것이기에 이것이 또한 한계상황이 될 이유는 없기에.  

 

  오랜만에 흡입력있는 소설을 만났다. 기차 안에서 혼자 웃다가 엉엉 울다가, 그러고 나서는 창밖을 한 번 바라보다가. 이 세상 어딘가에 아름이라는 아이가 꼭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그 아이의 마지막이 더 나를 맥없이 울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웃기다가 울리면 왠지 더 속이 상한다.

 

"새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새똥으로 위장하는 곤충이 있대."

"근데?"

"그게 꼭 너 같다."  -20

 

"네가 뭘 해야 좋을지 나도 모르지만, 네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좀 알지."

"그게 뭔데요?"

"미안해하지 않는 거야."

"왜요?"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다는 건."

"네."

"흔치 않은 일이니까....."  -50

 

'자식은 왜 아무리 늙어도 자식의 얼굴을 가질까?'

그러자 뜻밖에도 방금 전까지 쩔쩔맸던 문제의 실마리가 떠올랐다.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을까?'

나는 그 찰나의 햇살이 내게서 급히 떠나가지 않도록 다급하게 자판을 두드렸다.

'자기가 기억하지 못하는 생을 다시 살고 싶어서.'   -79

 

"그게.... 어떻게 말해야 하나? 음.... 너 어릴 때 옷장 안에 들어가 숨어 있었던 적 있지? 부모님이 나를 찾나 안 찾나 궁금해서."

"어."

"근데 어느 순간 나이가 들고부터는 그 게임을 내가 나랑 하고 있더라고."    -86

 

"그리고 이런 말 하긴 좀 뭣한데, 세상엔 자기 부모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서 효도하는 사람들도 많아. 그러니까 너는 절대,"

"네."

"나한테 잘하려고 하지 마라. 알았지?"

"아빠."

"응?"

"그게 뭔 소리예요."

"응?"

"지혜로운 말씀 좀 해주세요, 제발."

"아름아."

"네?"

"네가 나보다 늙었다고 해서 부모를 무시하면 안된다. 더군다나 체고 나온 부모를. 그런 사람들은 그런 거에 아주 예민하거든."

"네."

"그리고 너, 체고 나온 부모보다 더 민감한 사람들이 누군지 알아?"

"체고 잘린 부모야...."    -91

 

"누군가가 다름 사람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을 알아보는 기준이 있어요."

어머니의 두 눈은 퉁퉁 부어 있었다.

"그건 그 사람이 도망치려 한다는 거예요."

"........."

"엄마, 나는...... 엄마가 나한테서 도망치려 했다는 걸 알아서, 그 사랑이 진짜인 걸 알아요."   -143

 

그 아이의 글에선 어떤 특별하고 친숙한 '시간성'이 느껴졌다. 아울러 그건 열일곱의 시간도, 스무살의 시간도 아니었다. 그건 '혼자 오래 있어본 사람의 시간'이었다.  -187

 

가져본 걸 그리워하는 사람과

갖지 못한 걸 상상하는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불행한지 모르겠어.

하지만 굳이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나는 전자일 거라고 생각해.   -269

 

"그래도 그땐 그냥 짐작이었지. 나이란 건 말이다. 진짜 한번 제대로 먹어봐야 느껴볼 수 있는 뭔가가 있는 거 같아. 내 나이쯤 살다보면..... 음, 세월이 내 몸에서 기름기 쭉 빼가고 겨우 한줌, 진짜 요만큼, 깨달음이라는 걸 주는데 말이다. 그게 또 대단한 게 아니에요. 가만 봄 내가 이미 한번 들어봤거나 익히 알던 말들이고, 죄다."   -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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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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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인데.... 얘기해봐. 어떻게 만났는데? 무척 사랑했던 모양이죠? 그 표정을 보니."

 

  둘 만의 추억은 기억이 되어 남고, 그 기억은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이야기는 때로는 윤색되어 조각난 파편들이 실제와는 다르게 만나 붙어버리기도 하고 그러한 까닭에 불쾌했던 기억은 사라지고 고통과 슬픔마져 아름다운 이야기가 된다. 어느 한 쪽은 그 메타세쿼이아 나무를 바라보고 그 나무 아래 편지를 묻으며 여기가 <세계의 끝>이라 여겼을지도 모르지만, 그 다른 한 쪽은 그 어느날의 무심했던 기억으로 그때를 잊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어느 날 도착한 한 통의 편지를 받고, 의아한 마음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다. 어쨌든 한 사람의 기억 속에서나마 그 사랑의 기억은 남았다. 꼭 두 기억의 조각이 맞아떨어져야 할 필요성도 의무도 없기에, 때로는 지나간 사랑이 더 강렬하고 아름답다.

 

  이제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담긴 사랑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잠든 강가의 잔 물결을 일으키던 낯 익은 옛 노래는, 거센 비바람에 휘어져 날아가 버렸던 장마철의 우산은, 가을 대천의 밤바다와 졸린 눈을 비비던 기차역은, 이야기로 되살아나 다시 누군가에게 이해되기를 바라며 긴긴 오랜 세월을 버티고 있었다. 그들은 무척 행복했고, 또 무척 슬펐을 것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이렇듯 <세계의 끝>은 때로는 너무 허무하게도 기껏해야 여기, 라고 탄식할 정도로 가깝고 평범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오히려 나를 더 저릿하게 만든다. 

 

  희선은 왜 그리도 제자의 사랑을 찾는 데에 골몰했을까? 그것은 아마도 '진짜' 사랑을 경험한 누군가가 다른 이의 사랑 이야기를 추억함으로써 자신의 사랑에 대한 기억을 복기하고 싶었던 욕심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누군가의 저릿한 사랑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마다의 가슴 속에 자리하고 있는 자신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되니까. 

 

 

 

 

  그 다음에는 종현이 얘기했다. 택시를 운전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을 얼마나 하찮은 존재로 여겼는지, 그럼에도 이 세상에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어떻게 자신을 위로했는지, 또 옆좌석이나 뒷자석에 앉아 있는 동안 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는지, 어떤 경우에도 앞만 바라보면서 그저 냄새만으로 그 사람들이 먹은 식사와 그 사람들의 경제적인 상황과 그 사람들의 직업을 짐작하는 일이 얼마나 고독한 것인지, 그러다가 어느 날 새벽에 본 그 불길은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 얼마나 참혹했는지, 또 자신의 미래는 얼마나 어두운지에 대해서. 나는 그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었다. 한마디도 빼놓지 않고 들으려고 무척 귀를 기울이며. 또 그의 두려움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한편으로는 집에까지 가는 길을 세세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는 택시가 서울에 한 대 정도는 있어서 다행이라고, -115 <당신들 모두 서른 살이 됐을 때>

 

  그럴 때면 그들의 인생이란 이야기에 있는 게 아니라 그 이야기 사이의 공백에 있는 게 아닐까는 생각마저 들어. 그런데 편집은 목소리 사이의 공백을 없애는 일이잖아. 목소리와 목소리 사이에서 기침이나 한숨 소리, 침 삼키는 소리 같은 걸 찾아내서 없애는 거야. 그러면 이상하게 되게 외로워져. -237

 

  "그럼 할 말은 여기서 할게. 알래스카 코르도바에 마리 스미스라는 에야크 인디언이 살아. 이 지구상에서 에야크어를 사용하는 마지막 인간이야. 사람들이 그 소감을 묻자, 할머니는 이렇게 말했대. '그게 왜 나인지, 그리고 왜 내가 그런 사람이 된 건지 나는 몰라요. 불면한 건 마음이 아프다는 거죠. 정말 마음이 아파요.' 듣는 사람이 없으면 말하는 사람도 없어. 세계는 침묵이야. 암흑이고." -249

 

  "내가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사람들은 내가 마치 거기에 없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마주 앉아 있어도 내 얼굴을 보지 않고 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죠. 한 번은 몹시 추운 겨울날 목도리를 두르고 밖에 나간 적이 있어요. 내가 지팡이를 두들기고 지나가니까 시각장애인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죠. 바람이 어찌나 세차게 불어대던지. 그때 어떤 아줌마가 나한테 '아차피 앞도 안 보이는데 그냥 목도리로 얼굴을 다 감아버리지, 왜 목만 가리느냐'고 묻습디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나는 앞을 볼 수 없으니까. 그 말은 어차피 남들이 나를 볼 수 없으니까, 라는 말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내 존재 자체가 사라져요. 시각장애의 핵심은 내가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보여져야만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75 <달로 간 코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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