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삶, 사랑, 관계에 닿기 위한 자폐인 과학자의 인간 탐구기
카밀라 팡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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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리는 가끔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최근에는 여러 매체를 통해 자폐나 아스라거증후군을 접하고 ADHD같은 용어들도 익숙하지만 아직 내겐 낯선 분야이다.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이라는 책을 만났다.

 

저자는 8살에 자펙스펙트럼을, 26세에 ADHD를 진단받은 자폐인 과학자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던 것 같다. 5살에 자신이 엉뚱한 행성에 착륙했다고 생각하며 엄마에게 인간사용설명서는 없냐고 묻는다. 7살에는 삼촌의 과학책과 사랑에 빠지면서 저자만의 방식으로 바꾸고 만들며 삶을 살아간다.

 

자페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바라볼 때, 내 시선에 들어온 우왕좌왕하고 몸을 흔들며 두리번 거리는 몸짓들은 빠른 결정을 내리지 못하거나 상황 인식이 부족한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몰라서가 아니라 생각이 많아서라니!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이다. 역시 편견이 무서운 것이었다.

 

저자는 끊임없는 실험과 실행으로 피드백 고리를 작동시키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을 구축해나가고 이를 수정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진정한 모습이다. 중간중간 박수를 몇 번이나 쳤는지 모른다. 사람의 생각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니, 놀라웠다. 여러 과정과 이야기들을 통해 보면서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처럼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있는가? 미친 듯이 열정적으로 연구해 본 적이 있는가?

 

 

* 책 속에서

 

확신을 가지고 삶을 계획하려면 삶의 맥락과 사람들의 행동, 그리고 주변 환경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행동은 정상인가, 혹은 정상이어야 하는가? 공동체에서 배척당하지 않고도 아웃라이어가 될 수 있는가?... -p.161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하는 일은 넓게는 자신에게 무언가를 상기시키는 올바를 방법을 찾는 문제다. 두려움을 잊는 방법은 이보다 더 복잡하다. -p.279

 

설사 당신이 틀렸더라도, 노력했다는 자체로 가치 있다. -p.312

 

 

내가 남들과 다르고 특이한 점들을 가지고 있지 않고 일반적인 성향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혹은 정상이다라는 말이 오히려 비정상적인 것은 아닐까? 세상 모든 것들이 장애적 요소의 결합이며 이 안에서 질서를 찾고 정상이라고 부르는 영역으로 가기 위한 여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삶에 대한 적극적이고 멋진 태도를 보고 뒤집어 보고 거꾸로 생각해보는 강한 계기가 되었다.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시간에 감사했다. 그렇다. 우리는 존재만으로 의미 있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제목이 더 와 닿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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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에 관한 짧은 문답 - 박웅현과 함께한 7번의 북토크 인티N 북톡 1
박웅현.인티N 지음 / 인티N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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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를 읽고 신선한 충격에 빠졌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저런 깊고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고 감탄했었다. 최근 문장과 순간을 읽고 나서도 역시 좋았다. 현장의 기운을 느끼지 못함이 아쉬웠는데 그것에 대한 핵심을 책과 삶에 관한 짧은 문답으로 엮어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이 책은 꿈퍼즐쇼에서 진행된 7번의 북토크 내용을 간추려 정리한 책이다. 저자의 기록에 따라 같은 맥락의 질문을 하나로 모아놓은 것이다. 책과 삶에 관한 이야기 속에서 우리 모두의 고민이 닿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저자의 삶에 대한 통찰이 뼈 때리는 충고처럼 와 닿기도 하고 따뜻한 조언이 되기도 해서 뭉클했다.

 

모든 부분이 좋았다. 한 장 한 장 넘어가는 게 아쉬워서 천천히 음미하며 읽었다. ‘의식을 누르고 느낌을 올린다라는 문장이 참 좋았다.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면 인생이 행복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깨달은 바를 몸으로, 머리가 아닌 몸으로 실천하며 살고 싶다는 바람이자, 그렇게 살겠다는 의지를 담은 말이라고 한다. 저자의 삶에 대한 진중한 태도가 멋있다.

 

 

* 책 속에서

 

내가 이미 가지고 있어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잘 들여다보고 좋아해보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겁니다. -p.38

 

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습니다. -p.66

 

정면교사할 것 반면교사 해야 하는 것을 다 흡수해서 자신만의 것을 만드세요. -p.93

 

지금 내가 보내는 이 시간이 킬링 타임인가, 아닌가. -p.116

 

평범한 날은 축복이다. 평범한 날이 축복이다, 오늘을 반갑게 즐겁게. -p.143

 

 

저자의 통찰을 새기며 나도 그처럼 아하 점, 아하 선이 0에 맞춰져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기준이 높으면 스트레스가 크고 기대와도 연결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지 않다. ‘아하!’하고 감탄하는 순간을 늘리는 삶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도 진정성을 가지고 단정한 태도로 임해야겠다.

 

 

#책과삶에관한짧은문답 #책삶문답 #서평단 #박웅현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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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말하는 Z세대의 모든 것
박다영.고광열 지음 / 샘터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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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시대를 알고 z세대를 잘 이해하고 싶었다. 소통이 중요한 요즘, ‘z세대가 말하는 z세대의 모든 것을 읽었다.

 

요즘 애들은 우리 때랑 달라.” “이기적이고 당돌해.” 이런 말을 어른들은 종종 하신다. 사실 나 역시 우리 세대와는 z세대가 다르다고 느낀 적이 많다. 다양한 키워드로 알려주는 z세대의 실제 모습과 상황을 알게 되니 그들을 보다 근본적으로 알게 된 점이 가장 좋았다.

 

내용이 재미있어서 술술 읽었다. 신조어테스트에서는 내가 아는 단어가 거의 없어 조금 충격적이었다. 일주일만 지난 단어를 써도 유행이 지났다는 말을 듣는다고 하니 그들의 언어 변화 속도가 놀랍다.

 

한 때 유행했던 민초파 논쟁에 대한 상황을 보다 잘 이해함으로써 z세대의 연대감이나 취향의 다름이 우리 실생활에도 여실히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업 입장에서도 z세대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의 한 예이기도 하다.

 

우리와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느슨하고 가벼운 인간관계를 선호하지만 고립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활에 간섭받지 않는 선을 가진 그들, 어쩌면 합리적인 인생을 사는 것은 아닐까? 비효율적인 소비를 하지 않고 시간을 아껴 가치있는 행동으로 전환하는 것도 배울만하다.

 

노력을 안하는 게 아니라 기성세대와의 노력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말이 와 닿는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와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었다. 세대를 단정 짓고 구분하기 보다는 서로를 이해하는 배려와 노력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z세대를 깊게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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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영작문 수업 : 어휘 - 미국 대학생의 글쓰기를 지도한 영작문 전문가가 알려주는 빠르고 멀리 가는 어휘 학습법 미국식 영작문 수업
최정숙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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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듯이, 영어는 외국어다. 어릴 때부터 받아온 주입식 교육으로 단어를 많이 외웠고, 어휘가 풍부하면 영어를 잘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를 수도 있다. 나 역시 품사를 구분해서 단어를 많이 외웠지만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가 주를 이뤘던 것 같다. 특히, 영작을 해야할 때, 어떻게 하면 보다 자연스럽고 고급스러운 어휘를 쓸까 고민한 적이 많았다. 그만큼 상황에 잘 맞는 어휘 선택의 어려움을 느꼈던 것이다.

 

미국 대학생의 글쓰기를 지도한 영작문 전문가인 저자의 미국식 영작문 수업 어휘를 만나보니 신세계였다. 책은 advance부터 alienate까지 세련된 영문의 빠른 구사를 위한 핵심어휘 30과 고급 영문의 자연스러운 구사를 위한 유사어휘 50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1의 마지막 쪽에서의 핵심 요약은 직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동사별로 쓰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어 사전처럼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예시를 통해 미국 문화도 자연스럽게 같이 배울 수 있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예문과 해석도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상황별 어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던 부분이 가장 좋았다. 뉘앙스까지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세한 해설에서 세심함이 느껴졌다. 아는 단어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며 읽어보면 무언가 이상한 점을 종종 발견할 때가 있었는데 유사어휘를 나열하고 그것들에 대한 구분을 해주니 참 좋았다. 그리고 동사 하나가 긍정과 부정의 중의적 의미를 가진 경우가 있으니 유의해야한다는 점, 유사어휘를 혼동하지 말고 구분해서 사용해야한다는 점에서도 이해도가 높아졌다.

 

여러 단어들이 섞여있어 지루하고 공부처럼 느껴질 즈음, 퀴즈타임을 넣어준 저자의 센스에도 반했다. 한국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전치사를 마지막에 정리해주고 어휘 찾아보기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책 한 권으로 어휘의 깊이를 체감하고 체험한 값진 시간이었다. 영어에 관심 있고 제대로 쓰고 말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도서협찬 #미국식영작문수업 #미국식영작문수업어휘 #최정숙 #동양북스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영작문어휘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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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 하자
나태주 지음 / 샘터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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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힘들었던 날이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그러기는 또 싫었던 어느 날 밤, 산뜻한 표지와 제목부터 설레이는 좋은 날 하자를 읽었다.

 

풀꽃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50번째 시집이다. 대표작인 좋은 날 하자와 총 204편의 시와 중간 중간 예쁘고 귀여운 일러스트들이 포함되어 있다.

 

52년간의 내공을 그대로 느끼며 담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때로는 어린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때로는 자연과 하나인 듯한 느낌으로, 때로는 살면서 만날 수 있는 성숙한 어른으로 다가오신다.

 

평범한 우리 일상과 감정이 저자를 통하면 작품이 된다. 시가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맑아서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안에서 깨달음과 잔잔한 여운까지 안겨준다.

 

다 좋았지만 인상깊었던 시를 소개한다. ‘힘든 너에게에서는 옆에서 토닥여주고 인정해주시는 것만 같아 눈물이 핑 돌았다. ‘성형미인을 읽으며 몇 글자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재치있는 윳음까지 주시는 센스를 느끼고 다시 묘비명을 보는 순간, 내 삶의 마지막을 잠깐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래, 더 의미있게 잘 살아보자! 라고 다짐했다.

 

여러 번 읽고 또 읽어도 좋은 시를 따라 써본다.

 

좋은 날 하자

 

오늘도 해가 떴으니

좋은 날 하자

 

오늘도 꽃이 피고

꽃 위로 바람이 지나고

 

그렇지, 새들도 울어주니

좋은 날 하자

 

더구나 멀리 네가 있으니

더욱 좋은 날 하자.

 

 

세상 모든 이들에게 지금 이 순간이 좋은 시간, 좋은 날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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