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인문학 영화관 - 화려한 볼거리, 깊어진 질문들 영화로 생각하고 토론하기
강유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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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씨는 문학평론가이자 영화평론가이다. 흡입력있는 글솜씨에 인문학적 깊이가 더해져 영화를 새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타이타닉'이 수퍼컴퓨터를 사용한 렌더링 CG 기술로 영상미의 혁명을 가져왔다는 찬사를 받은지 20 년이 흘렀다. 이제 CG 기술은 인간의 상상력을 시각화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진화를 거듭했고 거의 모든 영화에 크든 작든 참여하고 있다. 작가는 그런 기술이 인간의 본질적인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사용되어야 유의미해지고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처음에 왜 3D가 제목에 들어갔을까 했는데, 이런 영화 기술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 반영된 제목이었다. 언급된 영화를 봤든 보지 않았든 누구나 어렵지 않게 작가의 고급진 인문학적 사유를 즐길 수 있다. 3D, 2D, 제로 인문학으로 크게 삼등분되어 있고 글의 양이 3D에서 갈수록 줄어 드는데, 의도적으로 그렇게 배치했는지 모르겠다. 3D에 있는 글들이 개인적으로 더 와닿았다.

 

인문학과 영화를 연관지으려는 시도가 충분히 설득적임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이라는 단어를 왜 이렇게 남발할까 하는 거부담이 살짝 들었지만 영화도 문학 못지 않는 훌륭한 인문학적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글들이었다.

 

 

[그래비티]의 감동은 기술적 완벽성 그 자체에서 기인하는 게 아니다. 결국 기술이란 우리 삶이 가진 여러 가지 의문을 풀어가고 그 질문의 깊이를 더해가는 구체적 방법이다. 인간의 삶이 지닌 모순을 직시하고 그것에 인문학적 질문을 던지는 것, 모든 기술의 끝에는 인간이 있다.

사실 성장의 고통은 10대 때만 겪는 것은 아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마음속 어린이는 여러 번 고개를 내민다. 다만, 어른이 되고 나면 고통을 호소하는 게 쉽지 않아질 뿐이다. 어른이란 곧 고통이나 혼란을 티 내지 않고 잘 견뎌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10대의 성장통은 드러낼 때 아름답고 찬란하다는 점에서 축복의 감정이기도 하다. 10대의 고통은 드러내도 아름답다. 하지만 스무살이 넘고, 마흔이 넘어서늬 고통은 드러내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아름답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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