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펜터의 위대한 여행
김호경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여행이라 하면 인생의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란 생각부터 든다, 즐겁고 재미있는 것. 그런데 여기 좀 더 색다른 의미의 여행이 있다. '위대한 여행'이라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이 책에서 다룬 여행은 좀 남다르다. 10번의 감사와 10번의 사과?! 어떤 여행일까 궁금했다. 책 내용을 대략 요약하자면 일밖에 모르며 살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여행을 하며 자신의 인생에 있어 감사했던 사람들과 미안했던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내용이다.

 

사람은 살아가며 누구나 고마운 사람과 미안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고마움도, 미안함도 제대로 전하지 못한 채 그 관계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어가는 내내 나 역시 나의 사람들을 생각해 보았다. 나의 지난 잘못들, 혹은 내가 감사해야 할 사람들.

그리고 나의 실수로 놓친 소중한 사람들.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어렸을 땐 미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가 깊어진다. 왜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한동안 내가 가졌던 생각들을 조금은 반성하게 된다. 고마웠던 사람들은 기억하고 언젠가 만나서 꼭 은혜를 갚겠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미안한 사람들은 자연스레 잊고 지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나도 카펜터처럼 이렇게 리스트를 작성한다면 누구를 먼저 찾아가야 할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아주 어렸을 적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지금의 초등학교라는 이름보다는 국민학교라는 이름을 쓸 때의 일이다. 이유도 생각나지 않지만 한 친구를 많이 미워했었다. 결국, 화해하고 친하고 지내게 됐지만, 그 이후 그 친구와 어떻게 헤어졌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참 착했던 친구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안한 마음이 든다. 어디에서 잘살고 있으려는지 궁금해진다. 만약 그 친구도 날 기억하고 있다면 카펜터처럼 찾아가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아마도 제대로 리스트를 작성해보자면 나는 카펜터보다 훨씬 많은 사람의 이름을 적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의 반이라도 만나 그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또 하나, 바로 가족의 소중함이다. 카펜터의 아들은 일밖에 모르는 아버지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지만, 함께 여행을 다니며 점점 아버지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 소중함을 때때로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나도 어렸을 땐 아버지가 멀게만 느껴졌지만, 이제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은 그게 아니라는 걸.

이 책은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인생을 살아가며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마음만 바쁜 나머지 우리가 놓치는 걸 알게 해준다.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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