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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인생을 말한다 - 삶의 결정적 순간마다 길을 알려주는 그리스 신화 30
양승욱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6년 11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길을 잃었을 때, 오래된 신화에서 나를 돌아보다
양승욱 『신화는 인생을 말한다』/신화는 이정표이자 망치다
‘삶의 결정적 순간마다 길을 알려주는 그리스 신화 30.’
양승욱 작가의 『신화는 인생을 말한다』에서 먼저 눈에 들어온 문구다. ‘길을 잃은 인간을 위한 신들의 안내서’라는 소개도 궁금했지만, 가장 오래 생각하게 한 말은 “신화는 이정표이자 망치다”였다.
신화가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라는 말은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왜 망치일까.
책을 읽다 보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신화 속 인물들의 선택을 따라가다 보면 내가 당연하게 여겼던 생각이 흔들린다. 용기가 있다면 혼자서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미궁에 들어간 영웅을 밖으로 이끈 것은 누군가 건네준 실 한 가닥이었다. 남을 돕는 일이라면 조금 더 무리해도 괜찮다고 여겼는데, 인간에게 불을 건넨 신의 이야기를 읽고는 나에게도 쉴 시간을 남겨두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살다 보면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정작 내가 무엇을 위해 그 일을 시작했는지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럴 때 지금까지 옳다고 믿었던 생각을 한 번쯤 다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전에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신화를 오늘의 이야기로 들려주는 양승욱 작가
양승욱 작가는 신화학자이자 교육자다. 책의 저자 소개에 따르면 동서신화연구소를 운영하며 동서양의 신화와 고전을 연구하고, 글을 쓰고 가르치는 일을 이어왔다. 지은 책으로는 『처음 읽는 오디세이아』, 『처음 읽는 일리아스』, 『처음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잠들기 전에 읽는 인문학 365』 등이 있다.
나도 앞서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읽고 서평을 쓴 적이 있어 아킬레우스와 페넬로페의 이름이 반가웠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인물을 만나도 마음에 들어오는 장면이 달랐다. 전쟁의 흐름을 따라갈 때는 아킬레우스의 용맹이 눈에 들어왔다면, 이번에는 그가 단단한 갑옷 아래 감추고 싶었던 약점에 더 마음이 갔다.
각 장의 신화 이야기는 주로 ‘나’라는 1인칭 목소리로 펼쳐진다. 이어지는 **‘인문학적 해설’**에서는 그 인물이 내린 선택을 오늘날의 관계와 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비춰본다. 줄거리와 결말을 아는 이야기라도 당사자가 무엇을 두려워했고 무엇을 지키고 싶었는지 따라가며 읽으니 새롭게 다가왔다.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된 목차
책은 여섯 부로 나뉜다. 각 부에 다섯 편씩, 모두 서른 편의 그리스 신화가 담겨 있다.
제1부 정체성과 욕망 — 나라는 심연을 들여다보기
제2부 용기와 도전 — 두려움의 파도를 넘어 길 찾기
제3부 고난과 역경 — 고통 속에서 나만의 의미를 찾기
제4부 성공과 실패 — 권력과 선택의 무게
제5부 지혜와 깨달음 — 시대의 진실을 투과하는 상처
제6부 삶과 죽음 — 유한함이라는 이름의 거룩한 축복
차례대로 읽다 보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돌아보는 데서 시작해, 힘든 시기를 어떻게 지나고 무엇을 지키며 살아갈 것인지까지 생각이 이어진다. 한 권을 쭉 읽으면 이렇게 여섯 주제가 연결되는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서른 편의 신화 가운데 내가 고른 열두 인물
널리 알려진 신과 영웅의 이야기는 반가웠고, 이름은 들어봤지만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잘 몰랐던 인물에게는 새롭게 마음이 갔다. 그 가운데 각 부에서 두 인물씩 골라, 그들의 이야기가 내게 어떤 생각을 남겼는지 따로 적어보았다.
1. 프시케와 페르세포네 — 확인하고 싶은 마음, 낯선 곳에서 찾은 나
프시케는 남편의 얼굴을 보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언니들의 말에 마음이 흔들려 잠든 에로스에게 등불을 가져간다. 얼굴을 확인하면 불안이 사라질 것 같았지만, 뜨거운 기름 한 방울이 에로스의 어깨에 떨어지면서 둘 사이의 신뢰도 흔들린다.
작가는 이 등불을 오늘날 메신저의 읽음 표시나 접속 시간을 자꾸 확인하는 행동에 빗댄다. 화면의 작은 표시로는 상대의 마음까지 알 수 없는데도, 답이 늦으면 우리는 그 빈자리를 짐작으로 채우곤 한다. 내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이 있어서 확인하는지, 내 불안을 잠시 덜고 싶어서 들여다보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페르세포네는 석류알을 먹은 뒤 지상과 지하 세계를 오가게 된다. 계절의 순환을 설명하는 신화로 익숙하지만, 이 책은 석류알을 삼키는 순간을 페르세포네 자신의 목소리로 그린다. 작가의 해석에서 그 장면은 예전과 똑같은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면서도 두 세계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선택이다.
나도 직장을 떠나 내 일을 시작하고 나니 익숙했던 자리에서는 미처 몰랐던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낯선 시간을 지나고 나서 꼭 예전의 나로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곳에 내 자리를 하나 더 만들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 테세우스와 이아손 — 돌아올 길을 알려준 실, 항해가 끝난 뒤 남는 것
테세우스는 미궁에 들어가 미노타우로스를 쓰러뜨린다. 하지만 그가 미궁 밖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아리아드네가 건넨 실 덕분이었다. 괴물을 쓰러뜨린 장면은 쉽게 기억하면서도, 돌아오는 길을 알려준 가느다란 실은 잊기 쉽다.
일을 할 때도 비슷하다. 마지막에 결과를 낸 사람은 눈에 잘 띄지만, 처음에 막힌 곳을 짚어주거나 방향을 잃었을 때 조언해준 사람의 도움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진다. 내가 해냈다고 생각했던 일 가운데에도 누군가 건네준 실을 붙들고 끝낸 일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아손은 황금 양털을 얻기 위해 서로 다른 재능을 지닌 영웅들을 모아 아르고호를 이끈다.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목적을 이루지만, 돌아온 뒤에는 권력을 위해 그녀를 저버린다. 책은 이아손의 항해에 남극 횡단이라는 목표를 내려놓고 대원들의 무사 귀환을 선택한 섀클턴의 이야기를 나란히 놓는다.
한 사람은 원하던 것을 손에 넣었고, 한 사람은 처음 세운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쪽이 더 좋은 항해였는지 묻는다면 결과만 보고 답하기 어렵다. 일이 끝난 뒤 서로 어떤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는지가 성과만큼 중요한 기준으로 다가왔다.
3. 프로메테우스와 레토 — 내 힘을 남겨두는 일, 흔들리는 곳에 발을 딛는 일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건넨 대가로 바위에 묶인다. 독수리가 간을 쪼아 먹고, 밤사이 간이 다시 자라면 다음 날 같은 고통이 시작된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신의 용기는 익숙했지만, 이 책이 그의 이야기에서 회복할 시간을 지키는 일을 끌어낸 것은 뜻밖이었다.
누군가를 위해 한 일이 소중하다는 사실과 내가 쉬어야 한다는 사실은 함께 인정할 수 있다. 할 일이 남아 있으면 휴식부터 미루기 쉽다. 하지만 오래 마음을 쓰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내 힘을 남겨두는 것도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토는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를 품고도 출산할 곳을 찾지 못해 떠돈다. 헤라를 두려워한 이들이 그녀를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침내 레토가 두 아이를 낳은 곳은 바다 위를 떠다니던 섬 델로스였다.
두 자녀의 이름에 가려져 있던 레토가 자기 목소리로 그 시간을 들려주는 점이 좋았다. 가장 안정적으로 보이는 곳에서는 자리를 얻지 못했는데, 정작 발을 디딜 수 있었던 곳은 흔들리는 섬이었다. 계획했던 길이 막혔을 때 모든 조건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기보다, 지금 내 발을 딛고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자리를 찾아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아킬레우스와 다이달로스 — 갑옷 아래의 약점, 날개를 만든 사람의 책임
아킬레우스 하면 발뒤꿈치가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이번에 더 오래 마음에 남은 장면은 자기 갑옷을 입고 싸우다 죽은 파트로클로스를 아킬레우스가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전장에서 그토록 강했던 영웅도 가까운 사람을 잃는 슬픔 앞에서는 무력했다.
발뒤꿈치는 그를 쓰러뜨린 약점으로만 기억되었는데, 이번에는 그에게도 숨기고 싶은 두려움이 있었다는 사실이 먼저 보였다. 내가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인정하면 도움을 청할 수 있고, 누군가 자기 어려움을 털어놓을 때 그 마음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도 있다. 완벽해 보이려고 애쓰는 동안 정작 돌봐야 할 것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았다.
다이달로스는 미노타우로스를 가둘 미궁을 설계하고, 갇힌 곳을 벗어나려고 아들 이카로스와 함께 쓸 날개를 만든 장인이다. 그의 재능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자신이 만든 것이 어디에 쓰이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살피는 데에는 기술과는 다른 판단이 필요했다.
일을 하다 보면 더 빠르고 편한 방법부터 찾게 된다. 다이달로스의 이야기 앞에서는 질문을 하나 더하고 싶어졌다. 이 방법은 실제로 누구에게 편한가. 내 일이 줄어드는 만큼 누군가의 일이 더 복잡해지지는 않는가. 미궁과 밀랍 날개 이야기가 내가 일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5. 아테나와 케이론 — 갈등에서 배우는 지혜, 아픔 앞에서 귀 기울이는 마음
아테나는 제우스가 극심한 두통을 겪은 끝에 그의 갈라진 머리에서 무장한 모습으로 태어난다. 작가는 이 탄생을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가 부딪친 뒤 새로운 지혜가 생겨나는 장면으로 읽는다.
아테나 하면 냉철한 판단력이 먼저 떠올랐는데, 이번에는 그 판단에 이르기까지의 소란이 눈에 들어왔다. 의견이 다를 때는 내 말을 더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나 상대가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 들어보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해결책이 나올 수도 있다.
케이론은 아킬레우스를 비롯한 여러 영웅을 가르치고 의술에도 능했지만, 독이 묻은 화살에 맞은 자신의 상처는 치료하지 못했다.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에게도 자기 힘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아픔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상처가 있다고 저절로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나 역시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을 겪어봤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누군가 힘들다고 말할 때 해결책부터 내놓기보다 그 이야기를 조금 더 오래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케이론을 읽으며 내가 모르는 아픔이 있음을 인정하는 데서 지혜가 시작될 수도 있다고 느꼈다.
6. 페넬로페와 알케스티스 — 내가 지키고 싶은 시간, 기꺼이 내어주고 싶은 시간
페넬로페는 오디세우스가 돌아오지 않는 동안 구혼자들의 압박을 받는다. 낮에는 시아버지의 수의를 짜고, 밤이면 그날 짠 부분을 풀어내며 시간을 번다. 『오뒷세이아』를 읽을 때는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오는 여정을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그가 돌아올 자리를 지킨 페넬로페의 시간이 눈에 들어왔다.
낮에 짠 것을 밤마다 푸는 일은 겉으로 보면 아무것도 진전되지 않는 반복이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남이 정한 때에 남이 원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기 위한 방법이었다. 페넬로페의 베틀을 보며 서둘러 답을 내놓으라는 요구 앞에서 내게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는 일도 인내의 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케스티스는 남편 아드메토스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대신 죽겠다고 나선다. 그 선택을 읽으며 나에게 주어진 시간 가운데 얼마를 소중한 사람에게 내어주고 있는지 생각해보았다.
일이 조금 한가해지면 안부를 묻겠다고 생각한 사람, 다음에 만나면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 삶에 끝이 있다는 사실은 무겁지만, 그 사실을 기억하며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작다. 미뤄둔 안부 한 줄을 먼저 건네는 것으로도 충분할 때가 있다.

신화를 읽으며 내가 걸어온 길과 지금 하는 일을 돌아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신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 사이로 내가 지나온 시간들이 자꾸 떠올랐다. 처음에는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그때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생각하며 읽고 있었다.
직장을 떠나 내 일을 시작했던 때도 그랬다. 지나고 나서 보면 내가 결정하고 해낸 일처럼 보이지만, 하나씩 되짚어보니 막막할 때 방향을 짚어준 사람도 있었고 혼자서는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알려준 사람도 있었다. 아리아드네의 실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던 것도 그래서였는지 모르겠다.
행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데에도 이 책에서 얻은 생각들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여러 사람과 일을 진행하다 보면 기한을 맞추고 결과를 내는 데 마음이 쏠린다. 그럴수록 이아손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일을 어떻게 끝냈는지와 함께 그 과정에서 서로의 신뢰를 어떻게 지켰는지도 돌아보고 싶다.
상담할 때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익숙한 절차가 처음 서류를 준비하는 분에게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는 일일 수 있다. 필요한 서류를 한꺼번에 설명하기보다 지금 먼저 확인할 것과 그다음에 준비할 것을 나눠 짚어주는 편이 더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나에게는 짧은 안내 한마디지만, 누군가에게는 다음 걸음을 내딛게 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에 한 인물씩, 한 달 동안 읽어도 좋은 책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도 좋지만, 목차에서 좋아하는 인물을 골라 먼저 읽어도 좋은 책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좋아했던 인물이 있다면 그 장부터 펼치고, 오늘 고민과 닮은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면 차례를 건너뛰어 읽어도 된다. 나처럼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의 인물들이 반갑다면 아킬레우스와 페넬로페를 먼저 읽고, 그다음에는 레토나 케이론처럼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인물에게로 옮겨가도 좋겠다.
하루에 한 인물의 이야기씩, 서른 편을 한 달 동안 나누어 읽는 방법도 마음에 든다. 하루 한 장이면 이야기와 해설을 읽고, 마음에 남은 질문 하나를 내 일에 비춰볼 여유가 있다. 인물의 이름과 줄거리만 기억하는 것보다, 그날의 내 상황과 연결해 한 줄이라도 적어두면 나중에 책을 다시 펼쳤을 때 그때의 생각도 함께 떠오를 것 같다.
이렇게 천천히 읽기에 좋은 이유는 **‘성찰의 거울’, ‘일상의 의식’, ‘영혼의 방화벽’**이라는 구성에 있다. ‘성찰의 거울’은 신화에서 출발한 질문을 내게 돌려준다. ‘일상의 의식’은 그 질문을 행동으로 옮길 방법을 제안한다. ‘영혼의 방화벽’은 내 시간과 마음이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습관에 경계를 세워보게 한다.
테세우스 편을 읽은 날에는 일이 복잡하게 얽혔을 때 오늘 꼭 해야 할 한 가지를 종이에 적어 책상 앞에 둘 수 있다. 프시케 편을 읽은 날에는 상대의 읽음 표시를 다시 확인하고 싶을 때 잠시 멈춰볼 수 있다. 프로메테우스 편을 읽은 날에는 잠들기 전 휴대전화를 침실 밖에 두고 쉬는 시간을 지켜봐도 좋겠다.
하루에 한 장을 읽고 그날 해볼 만한 행동을 하나만 고르는 것. 그렇게 한 달을 보내면 서른 편의 신화가 책 속에만 머물지 않고, 내 생활을 돌아보는 서른 번의 기회가 될 것 같다.
이 책을 권하고 싶은 사람
살다가 길을 잃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오래 해온 일을 계속할지, 새로운 일을 시작할지 망설이는 때라면 인물들의 선택을 따라가며 내가 원하는 것과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다.
큰 고민이 없는 평상시에도 자기계발을 위해 읽어볼 만하다. 특히 나처럼 사무소를 운영하거나 여러 사람과 함께 일하는 분이라면, 목표를 이루는 데 집중하다 놓치기 쉬운 도움과 신뢰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가 가깝게 다가올 것 같다.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지만 지금까지 인물의 이름과 줄거리 위주로 읽어온 분에게도 권하고 싶다. 예전에는 영웅이 무엇을 해냈는지가 궁금했다면, 이번에는 그가 무엇을 두려워했고 누구의 도움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책을 덮으며 — 나의 서른한 번째 장
책의 끝에서 작가는 독자에게 ‘31번째 장’의 자리를 남겨둔다. 서른 편의 신화를 읽고 난 뒤에는 각자의 삶에서 그다음 장을 써 내려갈 차례라는 뜻이다.
책을 덮으며 처음 눈에 들어왔던 이정표와 망치를 다시 생각했다. 앞으로 갈 길을 생각하며 펼친 책이었는데, 읽는 내내 더 자주 들여다본 것은 내가 걸어온 길이었다. 내 힘으로만 해냈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누군가 건네준 실이 있었고, 돌아보니 나 역시 다른 사람에게 그런 실을 건넬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었다.
나의 서른한 번째 장에는 내일 사무소에서 할 수 있는 일 하나를 적고 싶다. 막막한 마음으로 찾아온 분에게 지금 가장 먼저 할 일을 차분히 알려주는 것. 내가 막막했을 때 누군가 건네준 도움을 기억하며, 나도 그렇게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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