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원활하지 않은 의사소통의 원인을 '듣는 사람'에게 자주 전가한다. 그러나 이는 양측의 문제이다.

수화 통역은 '들리지 않는 사람'만을 위함이 아닌 '들리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즉, 커뮤니케이션이다.

전혀 몰랐던.. 하지만 존재하는 이야기.

공감이라는 단어로 녹여지면 그 절실함과 감동은 배가된다.


세상과 소통함에 미숙한 어린아이는 옹알이로써 자신을 표현한다. 아이들의 옹알이를 보며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여기며 오히려 귀여워 양볼을 비비기까지 하니... 그런 예쁜 아량이 아이에게 한정되는 것을 우리는 알아채지도 못한 채 살고 있다. 농인들이 수화로 말하면서 눈썹과 턱을 움직이는 것.. 그것 역시 그들의 옹알이였다는 것을 우리는 알았던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반드시 필요한 소통에 노력하지 않았고, 그 필요성마저 깨닫지 못하고 살고 있다. 그들의 통곡을 듣지도 들으려 하지도 않았다.

『데프 보이스』와 『용의 귀를 너에게』통해 이제는 친근해진 아라이의 삶 속으로 다시금 들어가 본다. 아라이에게 많은 일이 있었다. 삶은 좀 안정적으로 보였으나, 그의 우려대로 그의 아이가 태어났지만 농인인 채였다. 수화통역 일을 이어가면서 또 다른 어려움의 농인들을 만나게 된다.

농인 임산부와 청인 의사에서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을 쥐게 했다. 사춘기를 경험하는 아이들, 온갖 풍파의 세상살이 등은 청인들과 다를 게 없다.

네 개의 단편 속에 드리워진 높은 장벽들로 세상과의 소통이 단절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프기만 하다. 아라이를 통해 저자 '마루야마 마사키'의 노력이 너무나도 감동스럽다. 짧은 이야기들이 이토록 큰 울림을 가지고 세상에 나왔으니 이제는 그들과 함께하기 위한 소통에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수화는'들리지 않는 사람'들만을 위한 소통법이 아니므로 '들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소통법이므로.

세상 곳곳에는 그들과의 약속이 방치된 채 존재하고 있는 시스템들이 많다. 장애인 특별채용은 말로만 존재하는 배려였고, 다급한 상황에서의 병원 외 많은 기관에서의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장치란 존재하지 않았다. '집으로'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청인이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 앞에서 그녀의 절규는 '옹알이'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녀의 절규와 통곡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청인이라고 다를 게 무엇일까... .

세 작품 모두 지은이의 노력과 재주가 듬뿍 담기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보도블록을 걸으면서도 생각하게 될 그들의 불편함을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지은이가 바랐을 그 통곡은 제대로 독자들에게 들렸으니, 많은 사람들이 이 시리즈를 보아 사회 장치가 바뀔 수 있다면 바랄게 없뎄다. 모든 사람이 소외되지 않고 섞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