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옥 -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전군표 지음 / 난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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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옥

전군표 (지음) | 난다 (펴냄)

'그 삶은 단지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보통 사람들의 소망과는 다르다.' - 생육신 김시습 -

'목숨이 새털처럼 가볍게 여겨질 때는 죽음이 오히려 영광이다.' - 사육신 이개 -

조선의 7대 왕 세조. 왕이 되고 나서도 끊임없이 괴로웠던 왕. 세종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군으로 봉해졌으나, 그는 왕으로 추대 받고 존경받고 싶은 야심이 있었다. 그 야심은 어린 조카가 왕이 되고 주변의 간악한 자들과 만나 발하였으니, 역모로써 어린 왕을 몰아내고 스스로 왕위를 찬탈한 자였다.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오, 영원한 삶을 사는 위인들은 시대가 흐르고 바뀌어도 여전히 위인으로 남아있다.

선왕에 대한 충정으로 자신의 목숨은 물론 멸문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사육신 중 으뜸 성삼문에게는 딸 '효옥'이 있었다. 어여쁘고 지혜로우며 손재주가 좋았다는 '효옥'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도서가 출판사 <난다>에서 출간되었다. 역사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역사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환영받을 소설 '효옥'은 수양대군이 세조가 되기까지의 간략한 이야기와 세조가 그토록 탐했던 충신들의 절개, 그리고 성삼문 딸 '효옥'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각색해 놓았다.

성삼문의 딸 효옥은 수양마저 며느릿감으로 탐했던 아이였다. 어린아이였으나 어른 같은 아이의 총명함은 누구나 혀를 찼을 정도고, 어여쁜 자태는 국모가 되기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충신의 아비를 두었기에 '효옥'의 운명은 세자빈에서 노비로 바뀌고 말았다. 가문이 멸하고 모든 사내가 죽음을 당하자 집안의 여자는 자결하기에 이르른다. 살아남은 효옥은 박종우(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간략하게 소개되어 있다.)의 노비가 됐다.

생육신 김시습에 의해 효옥의 삶이 방향을 달리하게 되는데 어린 노비에서 성삼문의 딸 다운 어엿한 여인으로 성장해 가는 이야기와 사건들로 흥미롭고 애잔했다.

'효옥'이라는 제목의 소설이지만 수양대군이 세조가 되는 순간부터, 세조 타계 후 예종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간략한 역사를 담고 있다. 그 안의 백성들의 삶이 어때했는지, 조선시대의 간신의 삶, 충신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이야기 속 '효옥'이라는 인물을 통해 들여다본 사육신에 대해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과 교과서가 추억되었으므로 그 소중한 기억을 선물하기 위해 사랑하는 조카에게 '효옥'을 읽게 했다. 세조와 사육신에 대해서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 누구나 읽기에 좋은 소설 '효옥'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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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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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곡은 들리지 않는다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원활하지 않은 의사소통의 원인을 '듣는 사람'에게 자주 전가한다. 그러나 이는 양측의 문제이다.

수화 통역은 '들리지 않는 사람'만을 위함이 아닌 '들리는 사람'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즉, 커뮤니케이션이다.

전혀 몰랐던.. 하지만 존재하는 이야기.

공감이라는 단어로 녹여지면 그 절실함과 감동은 배가된다.


세상과 소통함에 미숙한 어린아이는 옹알이로써 자신을 표현한다. 아이들의 옹알이를 보며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여기며 오히려 귀여워 양볼을 비비기까지 하니... 그런 예쁜 아량이 아이에게 한정되는 것을 우리는 알아채지도 못한 채 살고 있다. 농인들이 수화로 말하면서 눈썹과 턱을 움직이는 것.. 그것 역시 그들의 옹알이였다는 것을 우리는 알았던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반드시 필요한 소통에 노력하지 않았고, 그 필요성마저 깨닫지 못하고 살고 있다. 그들의 통곡을 듣지도 들으려 하지도 않았다.

『데프 보이스』와 『용의 귀를 너에게』통해 이제는 친근해진 아라이의 삶 속으로 다시금 들어가 본다. 아라이에게 많은 일이 있었다. 삶은 좀 안정적으로 보였으나, 그의 우려대로 그의 아이가 태어났지만 농인인 채였다. 수화통역 일을 이어가면서 또 다른 어려움의 농인들을 만나게 된다.

농인 임산부와 청인 의사에서의 이야기는 정말 가슴을 쥐게 했다. 사춘기를 경험하는 아이들, 온갖 풍파의 세상살이 등은 청인들과 다를 게 없다.

네 개의 단편 속에 드리워진 높은 장벽들로 세상과의 소통이 단절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프기만 하다. 아라이를 통해 저자 '마루야마 마사키'의 노력이 너무나도 감동스럽다. 짧은 이야기들이 이토록 큰 울림을 가지고 세상에 나왔으니 이제는 그들과 함께하기 위한 소통에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수화는'들리지 않는 사람'들만을 위한 소통법이 아니므로 '들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소통법이므로.

세상 곳곳에는 그들과의 약속이 방치된 채 존재하고 있는 시스템들이 많다. 장애인 특별채용은 말로만 존재하는 배려였고, 다급한 상황에서의 병원 외 많은 기관에서의 그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장치란 존재하지 않았다. '집으로'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청인이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 앞에서 그녀의 절규는 '옹알이'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녀의 절규와 통곡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청인이라고 다를 게 무엇일까... .

세 작품 모두 지은이의 노력과 재주가 듬뿍 담기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보도블록을 걸으면서도 생각하게 될 그들의 불편함을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지은이가 바랐을 그 통곡은 제대로 독자들에게 들렸으니, 많은 사람들이 이 시리즈를 보아 사회 장치가 바뀔 수 있다면 바랄게 없뎄다. 모든 사람이 소외되지 않고 섞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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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귀를 너에게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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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귀를 너에게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쓰지 않는 귀는 결국 바다에 떨어져 해마가 되었단다.

그래서 용에게는 귀가 없어. 농이라는 글자는 그래서 '용의 귀'라고 쓰지.

-함동? 함묵?

'말하는 것이 무서운'게 아니라 '자신이 말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듣거나 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편함에 대해 매일같이 생각하며 살지 않는 관계로 잊게 되는 사회문제. 세상을 향한 소리를 내기에 소설가만큼 좋은 직업이 또 있을까 생각해 본다. 미스터리 소설 한 편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솔선수범의 자세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아름답지 않은가. 흥미를 위해 읽었던 소설 몇 편이 나를 자극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니 말이다. 인생의 첫 작품이라는 『데프 보이스』가 너무도 좋았기에 망설임 없이 펼쳐든 『용의 귀를 너에게』였다. 쓰라림과 따스함이 섞인 묘한 냄새 물씬 풍기는 작품이다.



농인의 부모 밑에서 농인으로 태어난 형. 그 형이 낳은 아이도 농인이었다. 유전적 장애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부모의 장애를 물려받는다면..?

온 가족이 농인이지만 청인으로 태어난 아라이. 첫 번째 결혼에 실패했다. 지금의 가정은 어쩌면 형식적인 것! 농인이 태어날까 두려운 아라이는 동거형태의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의 아이와 함께. 수화를 할 줄 안다는 재주 아닌 능력으로 업을 바꾼 지 2년이 흘렀다.

미유키의 딸 미와의 친구 에이치에게 수화를 가르치게 된 아라이는 에이치에게서 아이가 목격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에이치만의 '말'을 통해서... .



청인들과 동일한 말을 할 수는 없으나 자신만의 '말'을 하는 아이 에이치.

그 아이의 말은 법정에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에이치는 들을 수 있으나 말을 할 수 없는 함묵증이었다. 지은이 마루야마 마사키는 전 작 『데프 보이스』에서 멈추지 않고 이들을 대신하여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책 『용의 귀를 너에게』라는 작품 역시 감동적이다.

듣고 말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는 사람들의 세상에 그들의 발을 내딛게 해주려는 듯 장애의 범위를 넓혀 그들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펼쳐 보여준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 '어린 의뢰인'이 자연스럽게 소환된다.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을 도우려 해도 장애인의 목소리는 들으려 하지 않는 세상이었다. 아라이는 그런 세상에 조금씩 조금씩 지은이의 바람을 담아내고 있었다.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라는 생소한 단어를 알게 되면서 '마루야마 마사키'의 작품들이 너무나 의미 있게 느껴진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 미스터리 작가가 몇 있는데 공통점이 있다면 흥미만을 소재로 삼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스터리의 격을 높여주는 『용의 귀를 너에게』 덕분에 읽는 즐거움이 커진다. 다음 작품 역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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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데프 보이스 - 법정의 수화 통역사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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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 보이스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애당초 자네는 누구지?

그 사람은 모토코 씨의 오랜 지인이랬어. 코다야.

자네는 어느 입장에서 그걸 알려고 하는 거지? 청인으로서? 아니면 농인?

-아저씨는 우리 편? 아니면 적?




언제나 다수 앞에서의 소수는 소외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다수의 구화인 앞에 수화인은 외롭고, 다수의 수화인 앞에 구화인은 외로울 것이다. 말하는 것뿐 아니라 듣는 것도 마찬가지다. 청인 속 농인 그리고 농인 속 청인, 어느 세상에 있던 다름과 같음 사이의 상반된 감정은 모두가 지니는 것이다. 양쪽의 세상을 오가며 모든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어떠할까?

그동안 보아 온 미스터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작품을 접하며, 출간된 지 오래된 작품임에도 이제 와서 이토록 빠져들게 하는 것이 이 작품『데프 보이스』가 단순한 재미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움츠려있던 결코 작지 않은 소리가 담겨있는 작품이었다.



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s)라는 생소한 단어를 알게 되었다. 농인 부모 밑에서 태어난 청인.

사회복지사는 과연 희생과 봉사라는 거룩한 다짐만으로 갖게 되는 직업일까? 작품 속 아라이는 코다였다. 모두가 농인인 가족들 틈에 코다인 아라이는 늘 외로웠다. 가정 환경으로 인해 수화가 가능했던 아라이에게 순결한 희생과 봉사로써의 접근이 아닌 현실적 이유에 의해 선택된 수화 통역.

경찰서 근무 당시 접했던 '해마의 집' 이사장 살해 사건. 17년이 지난 지금 법정 통역을 통해 또다시 '해마의 집' 살해 사건을 통역하게 되었다. 이번 죽음은 전 이사장의 아들이자 '해마의 집' 현 이사장이다. 두 살인 사건에 어떤 연관성이라도 있는 것일까. 본의 아니게 두 사건의 소용돌이에 들어가게 된 아라이. 그들의 침묵은 묵비권이 아니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그들의 소리. 넘어져 엄마를 불러도 듣지 못하는 엄마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아라이는 넘어져도 울지 않는 아이로 성장해야만 했다. '해마의 집' 살인사건 법정 통역을 하면서 농인이면서 수화가 불가능한 이들을 보게 된다.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으며, 그들과 살인사건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아라이는 이 이야기 속 어떤 역할을 위해 배치되었을까.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나오는 미스터리는 간혹 나를 감동시킨다.

최근에 본 이 작품『데프 보이스』역시 그랬다. 단순한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흥미를 넘어선 감동이 깃들여져 있다. 피해자이면서도 억울함을 호소하지 못하는 소외된 사람들. 이 작품을 쓴 지은이 '마루야마 마사키'는 놀랍게도 농인과는 거리가 먼 환경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런 작품이 만들어졌다는 대서 놀랍기만 하다. 그가 말하고자 함이 지능적으로 풀어 묘사되어 전혀 미지의 세계였던 이야기의 설정과 흐름이 빠른 이해와 몰입을 유도해냈다. 주제도 독특했지만, 첫 작품이라고 하기엔 놀라운 플롯은 나를 감동 속에 앉혀놓았다.



이 작품『데프 보이스』가 아니었더라면 전혀 알 수 없었던 그들만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다. 그들을 위한 사회적 배려가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그들을 향한 사회적 시선이 얼마나 가혹한 것인지. 기특한 작품 한 편 덕에 조금은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면 이 책 『데프 보이스』는 그야말로 작품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추천하고 싶은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이었다.

미스터리와 사회 문제를 한 번에~ 멋진 조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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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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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펴냄)

사고와 판단의 기준은 모두가 다르고, 해석과 이해는 각자의 몫이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다르게 읽히는 이유는 읽는 이마다 환경과 사고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마음의 여유가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닐까?

글쓴이의 은유를 제대로 보는 세련된 눈은 나의 시야를 업그레이드해 줄 것임에 틀림없다.

첫아이를 타인의 강요에 의해 낙태하고 아들을 낳기 위해 7명의 딸을 낳은 여인. 낙태해야 했던 첫아이가 분명 아들이었을 거라는 '화'를 간직한 채 젊은 나이에 병을 얻어 그 귀한 아들이 장성하는 것을 끝내 보지 못하고 일찍이 세상을 떠난 여인. 여인은 살아생전 임신과 출산이 반복되는 '배부르고 등 따신 삶'을 살아야 했다. 아들을 낳지 못해 딸을 낳는 내내 시어머니로부터 구박을 받았던 여인의 삶.

옛날이야기 같지만 내 어머니 세대만 해도 분명 존재했던 이야기다. 여인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나만의 삶'.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대를 잇기라도 하듯 여전히 지속되는 풍토 아닌 대물림이 있다.

소설가 조남주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왜 그렇게도 생소하지 않을까. 그의 작품들은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내가 보았던 드라마와 영화, 소설들을 기억해 내도록 한다. 세상은 변했고 사람들의 가치관은 성숙해졌다. 그럼에도 그 속 어딘가에는 아직도 멍울이 존재하다.

조남주의 신작 『우리가 쓴 것』 속에 담긴 8개의 짧은 이야기 역시 그랬다. 누군가에게는 별것 아닌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는 짧은 이야기 속에는 나름의 생각을 자아내게 한다. 노인세대의 이혼을 보면서 이제는 좀 편하게 살면 좋으련만 왜 이혼녀 타이틀을 가지면서까지 황혼 이혼을 할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다 늙어서 뭘 하겠다고???? 나도 나이를 먹을 텐데... 나라면 어땠을까? 이제라도 나의 삶을 찾고자 했을까?

유독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 '오로라의 밤'에서 나는 나의 어머니를, 친구의 어머니를 보았다.

57세의 나이에 외손녀 양육 문제로 딸과 트러블이 생긴다. 보통의 엄마들 같으면 자신의 버킷리스트 실현보다는 손녀딸을 키웠을지 모르겠다. 그 나이에 오로라를 보러 여행을 떠난다니. 하지만 조남주는 57세의 그녀의 꿈을 이루어주고자 했다.

지은이 조남주가 하고자 했던,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모두가 있을법한 이야기들이고 실로 존재하는 이야기들이다. 그렇기에 낯설지 않다.

조남주의 은유는 편가름을 위함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소중히 하는데, 큰 울림으로써 잊지 않도록 해준다.

그가 만들어낸 이야기들은 그를 괴롭게 하기도 했다는 데서 울컥 설움 비슷한 것이 올라왔다. 나는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아내이며 누군가의 어머니인 동시에 나 자신이다. 노릇하며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보다 더 어려운 건 나답게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자기 생각을 또렷하게 밝히고 나의 행동을 누구에게도 허락받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누군가의 나는 현실적으로 장애물이 많은 게 사실이다. 누군가의 내가 아닌 나만의 나로 사는 것은 내가 이루고 싶은 꿈도 희망도 아닌 당연한 권리인데 그걸 잊고 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반대로 누군가는 나의 누군가가 아니므로 비난하거나 탓할 권리도 없는 것이다.

전작을 통해 지은이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었기에 신간 『우리가 쓴 것』 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졌다. 8개의 이야기 모두 쉽게 읽히면서도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누구 나의 이야기이기에 앞으로의 나를 계획하고 나의 삶을 살아가면 그뿐이리라. 조남주의 바람이 곧 나와 같지 않을까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 출판사 지원도서 (소신껏 작성한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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