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던 이야기 『돈키호테』
돈키호테를 보면서 웃기도 많이 웃었지만 눈물을 흘린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광기의 돈키호테를 골려먹는 사람들이 너무나 미워서 돈키호테가 당하는 장면들이 가슴 아팠던 기억들. 우리의 편력 기사 돈키호테를 왜 그렇게도 사랑했는지.... 뿐인가? 산초 판사의 치명적 매력에 오랫동안 빠져 그의 말투를 따라 하고 그가 뱉어낸 속담들을 읊었던 기억들. 다시 돈키호테가 그리워지려 하는 시기에 흥미로운 제목의 도서를 발견했다.『돈키호테의 식탁』이라니.. 펼치기도 전에 미소가 지어진다.
『돈키호테』에 미친 소설가 천운영. 타이틀이 꽤 마음에 든다. 『돈키호테』에 미쳐 이 사람 저 사람을 붙잡고 읽어볼 것을 권했던 나처럼 아니, 나보다 훨씬 많이 돈키호테를 공부했을 작가님의 입담에 빠져 돈키호테가 즐겼던 음식을 하나하나 추억한다. 당시에는 몰랐던 돈키호테가 먹었던 음식들의 재료와 요리법에 대해 읽으며 우리나라 음식으로 치면? 아~... 할 수 있도록 맛깔스럽게 돈키호테의 음식을 소개한다. 신랄한 표현에 그 향까지 느껴질 정도로 빠져들었다. 일요일 한낮에 부엌에서 요리 중인 마누라의 도마 소리와 어우러져 이 책 『돈키호테의 식탁』이, 소설가 천운영의 입담이 더욱 정겹다.
돈키호테의
돈(don)은 경칭. 키호테라 함은 갑옷에서 허벅지 안쪽에 대는 부분이라 한다. 즉, 돈키호테는 허벅지 가리개 경이라 풀이된다고.
오~ 이 얼마나 돈키호테 다운 이름인가. 기사는 기사인데 이 기사 왠지 이상하다. 그의 결투 대상자가 다름 아닌 풍차, 양 떼, 돼지 떼, 물레 방아, 사자 등이니 누가 봐도 미치광이 기사. 그가 입고 있는 갑옷과 투구는 찌그러진 세수대야이고, 깁고 덧댄 갑옷일 뿐이다. 낡은 차과 부실한 말을 타고 모자라 보이는 몸종을 거느린 돈키호테. 그의 모험에는 갖가지 음식이 등장한다.
돈키호테가 개종한 유대인이었다는 것을 알려주신 작가님. 육식을 금하는 금요일 음식은 물론 말리고, 절이고, 염장한 갖가지 음식들.
지금의 냉장고가 없었던 그 시절의 사람들의 지혜에서 나온 음식 요리법과 식재료 관리 등이 인상적이다. 특히 돈키호테의 영원한 귀부인 둘시네아 역시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이는 솜씨가 라만차 통틀어 어느 누구보다 뛰어났다고.
화폐 대신 사용했다는 염장 대구, 특식 중의 특식 새끼 비둘기 외 돈키호테를 보았던 당시에는 읽고 지나쳤던 갖가지 음식에 대해 알게 되었다. 돈키호테를 재밌게 읽은 사람들에게는 특별하게 읽어볼 만한 도서였다.
돈키호테에 미쳐 그의 식탁을 모험한 소설가 천운영의 책 『돈키호테의 식탁』을 통해 다시금 우리의 편력 기사 돈키호테를 추억해본다. 너무 재미있었고, 많이 감격스러운 여행이었다. 역시 돈키호테다.
돈키호테를 재미있게 읽고, 이 책『돈키호테의 식탁』로 마침표를 찍어보면 어떨까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