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알고 있다 다카노 시리즈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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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알고 있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출판사 (펴냄)




흥미로 자극하고, 재미로 관심이 절로 가는 신박한 시리즈 도서가 눈에 띈다. 아쿠타가와상, 야마모토슈로고상 수상 등 일본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 요시가 슈이치의 장편소설 다카노 시리즈가 그것이다. 작품으로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숲은 알고 있다>, <워터게임>이 있다. 시리즈 순서로는 2번째지만, 이야기의 순서로는 1번째인 <숲은 알고 있다>를 먼저 본다.





우리는 고아들을 모아서 AN 통신이라는 산업스파이 조직에서 일하게 한다


가정폭력이라는 아픈 시절을 간직한 상처 입은 다카노 가즈히코. 후미코와 가자마는 그런 다카노에가 손을 내민다.

사는 게 괴로우면 언제든 죽어도 좋아! 하지만 생각해봐! 오늘 죽든 내일 죽든 별로 다를 게 없어! 그렇다면 오늘 하루만이라도 좋아. 단 하루 만이라도 살아봐! 그리고 그날을 살아내면, 또 하루만 시도해 보는 거야. 네가 두려워서 견딜 수 없는 것에서는 평생 도망칠 수 없어. 그렇지만 하루뿐이면, 단 하루뿐이면, 너도 견딜 수 있어.p326

다카노와 친구 야나기는 과거를 말소시키고 외딴섬으로 들어가 이른바 예비 스파이 요원으로써 훈련을 받는다. 18세가 되면 정식 임무를 맡게 될.. 이들의 가슴에는 충성을 의미하는 소형 폭파칩이 심어져 있다. 이들의 임무는 서른다섯 살까지. 기간을 잘 마치면? 원하는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계약기간을 마치고 평범한 사회인이 될 수 있다.



야나기에게는 장애를 가진 동생 '칸다'가 있다. 어느 날 야나기는 다카노에게 자신은 탈출할 거라며 동생 칸다를 부탁한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야나기는 돈이 될만한 정보를 훔쳐 종적을 감췄다. '자기 자신 외에는 어느 누구도 믿지 말라'라는 말을 들으며 키워졌기에 종적을 감춘 야나기의 행방이 의심스럽다. AN 통신의 의도적 테스트일까? 정말 야나기가 도주에 성공한 걸까? 배신은 곧 죽음일진데, ... 우정과 AN 통신 사이에게 고뇌하는 다카노라는 캐릭터가 매우 매력적이 있다.



요시다 유이치는 오사카에서 발생했던 아동학대 사건을 통해 감금된 채 죽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배추 농사 노예, 염전 노예 등 이른바 노예로 살아가는 소외 받는 아이들을 구해주고 싶음 마음에 이런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하니, 조금 더 이 작품이 가슴을 저릿하게 한다.

난 왜 이 이야기를 보며 원빈 주연의 영화 '아저씨'가 떠올랐던 걸까? 마약을 만들어내는 버려진 아이들. 아니 훔친 아이들. 노예처럼 살다 희생되던 그 아이들. 인간의 존엄의 누군가의 사욕을 위해 사용되는 실화를 경험할 때마다 분노하게 되는 건 나만의 감정은 아닐 것이다.

이 책 <숲은 알고 있다>의 흐름은 특별히 야나기가 종적을 감추고 다카노의 내적 갈 등질 나타나면서부터 매우 흥미롭다.

이 이야기의 제목에 적힌 '숲' 요시다 슈이치가 말하는 그 '숲'의 의미랄까? 존재랄까? 그것을 깨닫게 되고 비로소 마지막 책장을 덮는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머지 두 도서가 너무 궁금하다. 흥미와 재미, 스릴, 그리고 깊은 고뇌.. 모두를 경험하게 될 도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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