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The Power
나오미 앨더만 지음, 정지현 옮김 / 민음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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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THE POWER

NAOMI ALDERMAN (지음) 정지현 (옮김)민음사 (펴냄)


                                                                                                                   





인간에게는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믿음이 하나 있다. 

사냥꾼이 되거나 사냥감이 되거나 둘 중 하나다. <책 속에서 p334>

누가 뱀이고 누가 성모지?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이지? 누가 선악과를 먹으라고 꼬드겼지? 

누가 힘을 가졌고 누가 힘이 없지? <책 속에서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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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지 않는 사이언스 픽션.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갖춘 허구가 아니라면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내가, 이 책<파워>에 흡수될 수 있었던건 저자 '나오미 앨더만'이 보여준 명확한 두가지 때문 이었다. 첫 장 부터 꾸준하게 펼쳐지는 등장 인물들의'흥미로운 사건들. 그 재미가 첫 번째 이유였고, 앨리라는 소녀가 '이브'라는 이름을 쓰게 되면서 '수준높은 메세지'를 품고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두 번째 이유였다. 최초의 인간 아담과 이브. 앨리가 이브가 되던 순간부터 이미 '나오미 앨더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여성이 원하는 진정한 의미의 Gender Equality가,주체가 달라진 Sexisme을 의미하는 것이었던가? 이 책 THE POWER를 통해 생각해 본다.



기막힌 사연들.

엄마가 내 눈앞에서 강도에게 살해 당했다. 여자라서, 힘이 없어서 강도를 제압할 수 없었던 록시는 무너져야 했다. 분노!!

입양된 아이 앨리는 의붓 아버지에게 상습적 성폭행을 당한다. 엄마도 알고있지만, 아버지의 폭력이 무서워 모른척 한다. 분노!! 록시와 앨리에게 나타나기 시작한 특별한 능력. 소녀들이 마음만 먹으면 그녀들의 몸에서 나오는 전기로 상대를 감전시켜 정신을 잃게 할수도 있고 죽음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크고 작은 파워가 소녀들에게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 저기 소녀들에게서 특별한 능력이 만들어 낸 사건 사고로 시끄럽다. 그런 중에 딸 아이마저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이를 지켜봐야하는 마고. 우연한게 소녀들의 능력이 실현되는 상황을 카메라로 찍게 되면서 영상을 방송사에 팔고 큰 돈을 벌게된 남성 툰데.

소녀에서 여성으로.

'소녀의 날'을 만들고 특별한 능력이 소녀에서 여성으로 번지며 다름아닌 '여성공화국'이 설립된다. 앨리는 어머니 이브가 되어 종교관 마저 바꿔버린다. 여자이신 하나님(p106).이제 모든 것이 여성중심이 되고, 힘을 갖게된 여성들의 반란이 시작된다. 앨리를 중심으로 파워를 갖게된 여성들은 과연 행복했을까....






성평등이 틀렸다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여성이기에 부당한 경우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성차별이 정당하다 말하는 사람 또한 없을 것이다. 역시 부당한 경우를 당해 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성평등이 말그대로 동등함을 의미할진데, 이 책 <파워>에는 성평등/성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그저 주체가 바뀐 결국 달라지지 않은 불편한 세상을 보여준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뀐 소설 속 세상엔 여전히 불평등한 여성의 힘자랑이 이어진다. 여성이 주도하면 유연하고 선할 것이라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성도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인간이기에 힘을 갖게 되면서 남성 못지않은 폭력성을 드러낸다. 그동안 억압받았던 분노가 제대로 해소되고 불평등 했던 세상이 살기좋은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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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일 뿐이지만 생각할 거리는 충분했다. 억울하다!! 부당하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책을 덮을 즈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 살짝 떠올랐다. 죽도록 일만하는 동물들의 반란으로 농장주를 쫒아내고 농장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면서 많은 동물들에게 공평한 세상이 열릴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또다른 동물 군주가 나타난다. '사람이 개인지, 개가 사람인지...' 사람에서 개로 바뀌었을뿐 권력을 쥔 자의 폭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권력 자체만을 목표로 하는 혁명은 주인만 바꾸는 것으로 끝날 뿐 본질적 사회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미투 사건을 비롯해 여성의 권리주장, 평등주의 외침은 사회적으로 많은 파장을 잃으켰다. 남성들이 착각한 성 우월성은 사회에서 비난받고 매장당하는 사회가 되었다. 남녀평등은 그 주체가 '남자에서 여자'가 아닌 '남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를 의미한다는 것을 인식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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