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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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없는 세계

미우라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은행나무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겐 큰 관심이 없고, 다른것에 그것도 감정이 없을것 같은 식물에만 관심을 보인다면... 그래서 나의 구애는 아랑곳 하지 않고 식물얘기만 늘어놓는다면 난 어떤 기분일까? 자존심이 상하겠지?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의 마음을 쉽게 거두고 말겠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없을거야. '미우라시온'의 '사랑없는 세계'라는 우연히 접한 도서에서 그런 사랑을 발견한다.

진정한 사랑이 꼭 남녀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본다. 나를 보지 않아도 내가 바라보며 존중하고 이해함으로써 사랑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본다. 진정한 사랑은, 어쩌면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는것 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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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사랑에 빠진 그녀, 모토무라.

식물이 우직하게 빛을 추구하며 살고 있는 것을 쓸데없는 일이라고 할 수 없다면, 태어난 이상은 뭔가의 일을, 연구를, 사랑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인간을 향하여 그건 모두 쓸데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연구를 해야지 왜냐하면 나에게는 그것이 굉장히 즐거운 일이니까. 현미경으로 세포를 보고 있으면 '오오, 식물도 나도 살아있구나.'하는 생생한 느낌이.... .188p


요리가 좋아, 오직 자신의 요리로 손님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꿈인 남자 후지마루. T대학의 자연과학부에 음식 배달을 가게되면서 후지마무의 마음에 녹아든 여인 모토무라. 하필 식물을 사랑하는 모토무라가 식물만을 사랑하는 여인이었을 줄이야.

식물에 대한 연구와 식물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남자 사람을 사랑하기 보다는 사랑 없는 세계의 식물이 더 좋다는 그녀. 이름 모를 식물 떄문에 후지마루가 보이지 않는 그녀. 하지만,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후지마루는 그런 그녀가 더 사랑스럽다.

후지마루도 실상은 요리밖에 몰랐던 남자이긴 하다. 무언가에 집중해본 적이 있어서 일까? 자신이 연구하는 애기장대에 대한 열정을 가진 모토무라를 바라보는 후지마루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인지 후지마루는 자신의 요리로 그녀의 옆에서 잔잔한 지지를 해주는 모습이다.

그 마음 역시 사랑인지라. 주변의 충고에도 모토무라에 대한 후지마루의 사랑은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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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는 뇌도 신경도 없어요. 그러니 사고도 감정도 없어요. 인간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없는 거에요. 그런데도 왕성하게 번식하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환경에 적응해서 지구 여기저기에서 살고 있어요.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감정도 없는 식물을 조건없이 사랑하는 모토무라. 남자에겐 관심도 없는 모토무라를 사랑하는 후지마루.

결국 모토무라의 경쟁자는 식물이었던 것이지만, 후지마루에게선 질투나 시기가 보이지 않는다. 식물이야기를 하면서 열정을 보이는 그녀가 사랑스럽기만 하다.



특별한 소재여서 훅~ 빠져들었던 것 같다. 사람이 가지는 이성에 대한 욕심이나 시기가 아닌 평온한 미소가 드리워진 잔잔한 드라마이다.

모토무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사실상 이를 바라보고 그럼에도 변함이 없는 후지마루의 본심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결말은 둘이 하나되는 것 이련만 이 이야기는 그런 결말이 없음에도 따뜻하다.

나 역시 음악에 빠져 한동안 음악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던 시절이 있었기에 모토무라의 식물에 대한 애정을 공감할 수 있었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남자의 마음 역시 누군가를 한없이 사랑해 본 경험이 있기에 감동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머리아픈 이야기도 아닌, 흥미위주의 이야기도 아닌,

사랑. 그런 순수한 시절을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이야기였기에 누구나 동요될 것 같은 스토리였다.

순수했던 시절 나는 무엇에 빠져있었던가를 회상하고 싶다면 한번쯤 이 책과 함께 쉬어가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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