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의 시간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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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 시간

오승호(지은이) / 이연승(옮긴이) /블루홀6




고미네마치를 가로지르는 현 도로의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급커브 출구 쪽 지점에 웬 골판지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를 발견한 운전자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버렸다. 좋지 않은 느낌이 타이어를 통해 전해졌다. 운전자는 부랴부랴 차에서 내려 엉망진창이 된 상자를 확인했다. 상자 안에는 끔찍하게 변해 버린 토끼의 사체가 있었다. '생물 시간을 시작합니다.'빨간색 크레파스로 적힌 선정적인 문구.

유치원에 다니는 여자아이가 마을 공원에 있는 철봉에 매달린 채 엉엉 우는 모습으로 발견 되었다. 철봉에는 공업용 접착제가 발려있어 여자아이는 철봉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었고, 구출됐을 때 그 아이의 손바닥은 이미 너덜너덜해진 것으로 모자라 양어깨가 탈구되기 일보 직전의 상태였다. 아이의 등 뒤에 '체육 시간을 시작합니다.'라는 문구가 역시 빨간색 크레파스로 씌여 있었다.

기금까지는 그랬다. 단순 경범죄인가?


이야오기가는 긴키 지역에서 이름난 동시에 이곳 나루카와시를 대표하는 명망가 집안이다. 장남인 아오야기 난보가 히메산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되었다. 독극물(농약)에 의한 자살이었다. 난보의 시체 옆 벽에 '도덕 시간을 시작합니다. 죽인 사람은 누구?'라는 문구가 빨간 스프레이로 씌여 있다.

자살일까?타살일까? 이쯤되니 모방 범죄인가?


나루카와 제2초등학교 미술부에서 아이가(도모키) 그린 그림이 갈가리 찢긴 채 보란 듯이 미술실 한가운데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림의 찢어진 부분에 '미술 시간을 시작합니다.'라는 문구가 씌여 있었다.

어쩌면 중범죄인가?


13년전 나루카와 제2초등학교에서 있었던 강연의 초대 강사 마사키 쇼타로. 강연이 한참이던 중 한 남자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걸어간다. 3초의 짧은 순간. 그리고 마사키는 그자의 칼에 맞아 즉사했다. 살인자의 이름은 무카이 하루토.

300명의 청중이 한입으로 증언한 바, 무카이 하루토는 동기불명, 자백없음. 정신감정 거부, 책임 능력 있음 그리고 묵비권을 일관하는 살인자로 15년 형을 구형받아 복역중이다. 어떠한 경우에도 누구에게도 살인이유와 동기 무엇도 말하지 않던 무카이는 '이것은 도덕 문제입니다.' 라는 한 마디만을 남겼다.



도덕.흔하디흔한 그 단어가 두 가지 사건을 기묘하게 연결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고자 하는 오치. 그 작업에 끼게된 후시미. 둘 사이 좁혀지지 않는 싸늘한 기운. 영상 저널리스트 후시미는 오치의 설득에 '퀘스천 오브 모럴리티' 약칭 'QM' 제작에 합류하게된다. 증언자들과의 인터뷰 도중 오치의 도를 넘는 질문에 사사건건 부딪히던 두 사람. 보는 독자의 눈에도 오치의 정체가 궁금하다. 무카이의 살해 동기가 궁금하다.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흐름의 연관성을 두고 쉽게 미끼를 주지 않는 오승호 작가. 복수를 위한 동기로 여겨질듯 하지만 복수가 아닌듯 복수. 누구를 향한 복수? 세상을? 부모를? 어쩌면 자기 자신을?



미스터리 추리 소설일 뿐이니 재미와 극적인 반전만이 존재했을까?

이야기속에는 철학적 메세지가 숨겨진 묵직한 장르를 담고 있었다.

제목이 지닌 궁금증은 그저 억지로 꿰어진 것이 아닌,

나를 향한 지은이가 던지는 질문처럼 느껴진다. '도덕'

이 세상에는 절망만이 평등하다며 큰소리를 칠지 몰라.

정말만큼 사랑이라는 것도 평등하다고. 책을 덮을 무렵__.




...........


추리소설 한 편 보면서 이렇게 스티커를 많이 붙혀본 적이 있었던가? 추리소설을 보면서 기대하는것이 재미와 스릴만큼이나 '반전'이란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더한 반전 지독하게 상상을 초월하는 반전을 꿈꾸게 되는가 보다. 하지만 모든 추리소설이 비슷비슷한건 나만의 기분일까? 재미를 향해 나아갈 수 없었던 장르소설의 단점. 이젠 너무 많은 추리소설을 접하다보니, 이정도쯤이야.. 싶은 반전들을 꽤 많이 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 <도덕의 시간>의 반전이란 작가에게 실컷 놀아난 기분이랄까? 도덕이란 중엄한 단어앞에서 뭔가 있으려니 싶은 정도의 반전을 기대했다면 긴장하시라!!!! 살인자의 역경의 과거를 들춰내어 독자를 혼동시키고 결말을 예상케한 오승호 작가.


뻔하디 뻔한 반전을 예상했다면 그 역시도 오산이었다. '선'과 '악'을 두고, 살인자라서 악한것은 물론이고 살인의 이유 자체가 '악'한, 그래서 도저히 정상참작이 되지 않는 반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감히, 어설픈 글쓰기로 평가하기 곤난한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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