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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퍼슨
크리스틴 루페니언 지음, 하윤숙 옮김 / 비채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캣퍼슨
크리스틴 루페니언 / 비채
Cat Person
고양이를 기르거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캣+펄슨
12개의 이야기 중 첫 번째 이야기의 제목 <캣퍼슨>. 남여의 만남. 감정. 틀어짐.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니 그 좁은 공감속에서 같은 생각을 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나는 왜 이 이야기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감정이라 느껴지는 걸까. 어린 나이때 라면 몰라도 나이가 들면 이런 감정 소모는 없겠지 싶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마고와 로버트의 엇갈린? 어쩌면 틀어진 감정에서 이 이야기의 제목을 연상할 수 있다. 마고는 고양이 두마리와 산다고 했지만 고양이는 없었다. 감정이 있는 듯 내일도 모레도 오늘의 감정으로 다시 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 사이엔 더이상의 만남이 없었다. 캣퍼슨과 마고의 환경 그리고 마고와 로버트의 만남과 헤어짐은 분명 정의하고 있지만 존재하지 않는 감정. 저자는 그 둘 사이에서 드러나는 색을 캣 퍼슨에 비유하고 있는듯 하다. 언젠가 보았던 영화에서 처럼 두 사람 모두의 감정을 독자에게 보여주는 느낌이다.
감정 표현의 문제로 긴 시간동안 사랑을 달리 정의하는 테드에게서 역시 중간적 색깔을 볼 수 있다. 잘못이라기보다는 표출되지 않는 감정이랄까? 그로인해 곧 나타나게될 결말, 결말들. 옛날엔 얼굴만 보고 결혼해도 한사람만을 바라보며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그러겠거니하고 살았다지만, 현재의 사랑이나 관계는 깊거나 진하지 않은 느낌이다. 당연해야할 감정이 조금은 쉬워진 느낌이든다.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결론지을 수 없는 것들이 무수히 많지만 사람 감정이야말로 결론짓기 힘든것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하물며 사고 자체가 다른 남자, 또는 나 아닌 남과의 관계라면 더더욱. 저자의 전달하고자함을 이해하고 나면 이 12개의 단편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 있게된다.
세상엔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그 관계가 따뜻함을 잃어간다는 것을 느낀다. 저자 크리스틴 루페니언은 아마도 그런 세상속 관계와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려 했던것 같다. 서로를 믿지못하는 현실이 상대의 감정마저 의심하게 되는 각박함이 이야기 속에 숨어있다. 이를 느끼는 순간 이 작은 책 속에 더 작게 들어있는 12개의 이야기들이 작게만 느껴지진 않을 것 같다. 나는 과연 얼마만큼의 신뢰를 가지고 상대를 대하고 감정표현을 하고 살았던가. 혹시 누군가에게 가벼운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된 적은 없었는지 생각해 본다.
현대 작가답게 신선한 소재의 소설집이었다. 가볍게 읽히지만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 최근 본 단편집 중 기억에 오래 남을 이야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