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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사강이 18살에 쓴 첫 소설이다. 18살이 썼다고 믿기지 않게 빠른 전개와 심리묘사, 이야기의 재미로 충분히 '매혹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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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세실'은 대학 입학 시험에 실패한 17살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오래전 어머니와 사별했으며 '엘자'라는 애인과 딸을 데리고 한 달간의 여름휴가를 위해 프랑스 남부 별장으로 떠난다. 그 곳에 어느날 어머니의 옛친구 였던 '안'이 오고 갈등은 벌어진다. 아버지와 '안'이 결혼을 선언하고 화자인 나(세실)는 '시릴'과 '엘자'를 이용해 '안'을 쫓아 보낼 계략을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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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구세대의 갈등
갈등의 두 축은 '나'와 '안'이다. 아버지와 결혼하기로 선언한 이후 안은 대학입시를 위해 '나'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간섭하고, 애정이 싹트고 있는 '시실'과의 관계를 청산 할 것을 충고한다.
두 사람의 대립은 성격, 가치관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지성적이고 완벽주의에 조금 오만한 자존심을 지닌 '안'에 비해 '나'는 깊게 생각하는 걸 싫어하고 즉흥적이며 쾌락지향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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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결혼은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터였다. 우리는 독립성을 잃게 되리라...(중략)...안의 교양과 지성으로 갑자기 확실한 균형이 잡히는 삶, 내가 안에 대해 부러워했던 그런 삶. 지적이고 세련된 친구들, 행복하고 평온한 모임들......(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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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는 같은 종류의 인간이었다. 나는 어떤 때는 우리가 아름답고 순수한 방랑자라고 믿었고, 어떤 때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줄 모르는 딱하고 가망 없는 쾌락주의자라고 생각했다.(p.163)
'안'의 가치관은 상식적, 이성적, 안정적, 전통적인 구세대를 대표하고, 주인공 '세실'은 즉흥적, 감정적, 변화무쌍하고 자유로운 신세대를 대표한다. '안'의 죽음은 구세대가 지고 신세대가 득세함을 보여준다.
2.타인의 인생에 대한 간섭에 경고
성격, 가치관이 정반대였던 '나'가 '안'에 대해 극도로 분노를 일으키는 부분은 '안'의 간섭들이었다. 살을 더 찌워야 한다며 먹기 싫은 음식을 권하고, 남은 휴가기간 시험준비를 하게하고, 급기야 연애까지 참견한다. 나중에는 의견대립으로 방에 가두기까지하는데, 아무리 자식이라도 남의 인생에 과도한 참견은 화를 부른다는것을 보여준다. 어렵겠지만 적정한 선을 유지해야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실패도 타인의 인생에 자양분이 될 터이다.
◈서평이벤트 도서로 주관적으로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