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 인간의 비합리성을 밝혀낸 행동경제학, 그 시작과 완성
리처드 탈러.알렉스 이마스 지음, 임경은 옮김, 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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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고 믿지만 과연 그럴까?


리처드 탈러의 『승자의 저주』는 그 믿음에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물음표를 던진다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탈러는 이 책에서 전통 경제학이 오랫동안 외면해온 진실 하나를 꺼내 든다.


인간은 교과서 속 '합리적 경제인'이 아니라는 것.


책의 제목이기도 한 '승자의 저주'는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값을 써낸 사람이 결국 손해를 본다는 현상을 말한다.


이기기 위해 너무 많이 썼기 때문이다. 탈러는 이 아이러니한 현상을 출발점 삼아, 인간이 실제로 어떻게 판단하고 결정하는지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돼있다


1장. 승자의 저주 - 이기고도 눈물 흘리는 경매의 함정

2장. 협조 - 이기적 인간이라는 가설에 대한 반론

3장. 최후통첩 - 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상도덕

4장. 초기 부존 효과, 손실 회피, 현상 유지 편향 - 관성이 만든 비합리적 이상 현상들

5장. 불확실한 선택의 심리학 - 기대 효용 이론을 넘어 전망 이론으로

6장. 위험 회피를 제대로 설명하기 - '진짜 위험'에 대처하는 법

7장. 현재와 미래 사이의 선택 - 결함 있는 망원경으로 내일을 보지 마라

8장. 저축, 대체 가능성, 심리적 회계 - 돈에는 이름표가 붙어있다

9장. 선호 역전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10장. 효용 극대화 -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좋아할지 모른다

11장. 효율적 시장 가설의 두 얼굴 - 월가의 이상 현상

12장. 무너진 일물일가의 법칙 - 어리석은 사람들의 불완전한 투기장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사례들은 낯설지 않다.


공짜라는 말에 필요 없는 물건을 집어 드는 것, 손해를 볼 것이 뻔한데도 이미 투자한 것이 아까워 멈추지 못하는 것, 같은 금액인데 '보너스'와 '손실 회피' 앞에서 전혀 다르게 반응하는 것.


탈러는 이런 일상적 행동들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인간 심리에 뿌리 깊이 박힌 패턴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탈러의 태도다.


그는 인간의 비합리성을 비웃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경제학이 현실에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도, 기업도, 정책도 실제 인간을 기준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학문적이면서도 매우 실용적이다.


이 책은 경제학 전공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크고 작은 결정을 내리는 모든 사람에게 유용하다.


나는 왜 세일 코너에서 멈추는지, 왜 손해 보는 거래를 쉽게 끊지 못하는지, 그 이유를 이 책은 꽤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다만, 행동경제학에 처음 입문하는 독자라면 초반부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탈러의 문장은 명료하지만, 각 챕터가 독립적인 논문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관심 있는 챕터부터 읽는 방식도 좋다.


『승자의 저주』를 덮고 나면 한 가지가 머릿속에 남는다. 나의 선택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 안의 편향이 만들어낸 것일까


그 질문을 품고 내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본 서평은 리더스북에서 서적만 제공받은 자유로운 형식의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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