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네의 밤 - 4미터 그림책 4미터 그림책 (수잔네의 사계절)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지음, 윤혜정 옮김 / 보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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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생각나게 했던 보림출판사의 그림책

 <수잔네의 밤>

4미터 그림책으로 유명한 ‘수잔네 사계절 시리즈’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고,
원하면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글씨가 없다는 것이 내 마음의 장애가 되어 '이야기를 창작해 내야하는 수고로움이 부담스러워 아이에게 보여주지 않아왔다. 

 

그런데 사계절 시리즈 발간 10년 만에 <수잔네의 밤>이 나왔다.
신간서평단이라 받아봤지만, 이번에도 선 듯 손이 가지 않았다.


책장에 꽂아두고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가족들이 모두 잠든 밤,
손에 닿는대로 그림책을 꺼내들고 혼자 부엌에 앉았다.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 본 그림책 <수잔네의 밤>표지.
외국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친숙하고 다정한 우리네 이웃의 모습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3층 공동주택의 모습이 우리네가 사는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다.

 


밤 10시경, 잠든 아기를 확인하는 엄마, 출장갔다온 남자는 짐을 풀고 늦은 샤워를 한다.
윗층에서 들리는 샤워기 물 떨어지는 소리에 귀 밝은 할머니는 잠을 못자 화가 나있고..

그림책 구석구석 하나하나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머물었고,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분주한 일상으로 지친 나에게 <수잔네의 밤> 그림책이 힐링으로 다가왔던 또 다른 이유는,
배경이 시골마을이었기 때문이다.

보기에도 편안한 복장으로 산책나온 수잔네 커플을 따라 시골마을을 천천히 걷다보니,
은은한 달빛, 선선한 여름바람, 그리고 초록풀냄새와 흙냄새가 공기를 타고 날아오는 듯했다.
특별히 수잔네 커플이 보여주는 친밀한 스킨쉽이 달콤한 한여름밤의 옛 데이트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잔디밭에 텐트를 쳐놓고 엎드려 책 읽는 소년,
농장에서 잠든 말들과 길가에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다람쥐와 고양이,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책 읽는 밤’,
심지어 야간열차에서도 도시의 숨 가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수잔네의 그림책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그 안에 독자마다 느끼고 가져갈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수잔네 그림책의 매력에 빠진 나는 <수잔네 사계절 시리즈>를 주문하러 온라인서점으로 간다.
마침 어린이날 기념 선물이 알차게 제공된다.

계절마다 느껴지는 시골마을의 여유로움을 어서 우리 집에 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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