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미로 여행 - 사라진 고양이를 찾아라 아티비티 (Art + Activity)
폴린 뒤푸르 지음, 로젠 보튀옹 그림, 이나영 옮김 / 보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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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미로 여행
폴린 뒤푸르 글, 로젠 보튀옹 그림, 이나영 옮김


‘미로 찾기’를 즐겨하는 1학년 아들 덕분에 여러 ‘미로 찾기 책’을 접해봤지만,

이번에 만난 보림 출판사의 신간 「뜻밖의 미로 여행」은....   보통의 ‘미로 찾기’가 아니었다.

딱 떠오르는 비유를 들자면, 보통의 미로찾기가 배경만을 바꿔가며 길을 찾는 ‘단순연산’이라면,
「뜻밖의 미로 여행」은 ‘스토리텔링 수학’과 같아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하면

다시 말해 독해하지 못하면 재미를 볼 수 없다.

 

원채 ‘미로 찾기’를 좋아하는 아이여서, 책이 왔을 때 선 듯 아이에게 건넸다.

그러나 쉼 없이 집안일을 하는 내게 아이는 끊임없이 물었다.

 

“엄마, 이거 시작이 어디야?”
“엄마, 이거 끝이 어디야?”

“엄마, 이거 시작이 어디야?”
“엄마, 이거 끝이 어디야?”

“엄마, 이거 시작이 어디야?”
“엄마, 이거 끝이 어디야?”

 

이렇게 계속된 물음에 짜증이 올라온 나는 보란 듯이 풀어주기 위해서 미로책과 씨름중인 아이에게 갔다.

근데...... 아.......이게.......
책을 들려다 보고나니 ‘시작과 끝이 어디냐’는 아이의 질문이,
그 난감함이 이해되었다. 미안해.. 아들.

 

보통의 미로찾기엔 ‘시작’과 ‘끝’이 명시되어있다.
그러나 「뜻밖의 미로 여행」은 각 장의 스토리를 잘 읽어야 시작지점도, 끝지점도,
가는 방법과 규칙도 알 수 있는 ‘스토리텔링 미로 찾기’이다.

 

 

 

그 규칙도 놀랍다. 가장 현란한 규칙(?)를 뽐내는 곳은 마지막 ‘뉴욕의 지하철장’이다.

 


1층으로 들어가 4층으로 나오고, 맨 왼쪽에서 맨 오른쪽으로 건너 뛸 수 있는 고차원의 미로 찾기로 어른인 나조차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이런 건 아빠랑 하는 거야.’가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간신히 삼키고,
아이와 처음부터 책을 펼쳤다. 스토리텔링을 해줘야하니깐.

 

표지에 보이는 생동감 넘치는 남매가 주인공이다.
남매 뒤로 펼쳐진 구불구불한 기찻길과 기찻길 곳곳에 있는 보물지도와 신비로운 궁전, 요술램프, 무시무시한 해골과 유령 등은 앞으로 그들의 모험이 어떠할지 에 대한 예고편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다.
남매 피에르와 레아가 깊이 잠들었을 때, 그들의 고양이가 납치되었다.

고양이를 찾기 위해서는 범인들이 남긴 종잇조각들을 모으며 추적해 가야한다. 고양이 몸값을 가지고 말이다.

모험 할 준비를 모두 끝낸 두 아이를 보니, 어릴 적 즐겨했던 '공주구하기' 오락게임을 떠올리며 잠시 동안 ‘뜻밖의 추억여행’을 했다.


“오빠, 우리 왠지 세계여행을 하게 될 것 같아.”라고 했던 레아의 말처럼,
남매는 세계여행을 하게 된다. 그 경로는 아래와 같다.

1. 프랑스 파리에 있는 리옹역에서 기차를 타고 마르세유역에 도착.
2.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옛항구까지 도보.
3. 옛항구에서 소렐호를 직접 몰고 바다를 건너 이스탄불에 도착.
4. 이스탄불에선 복잡한 시장을 뚫고 시장 끝 비행기장으로 이동.
5. 비행기를 타고 히말라야 봉우리까지 가서 멀리 떠있는 열기구까지 이동.
6. 열기구를 타고 바닷가에 내려, 작은배로 갈아타고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로 이동.
7. 멕시코에서 마야문명의 유적지인 팔렝케에서 황금 동전 10개를 찾아 마지막 장소로 이동.
8. 최종 목적지는 바로 ‘뉴욕’. 복잡한 뉴욕 지하철에서 고양이를 찾아야 한다.


각 장 시작부분에 짧은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어야 ‘시작과 끝 지점’을 알고, 게임의 규칙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올해 1학년에겐 조금 벅찼던 미로 찾기.
그러나 이제 시작도 끝도, 게임의 규칙도 알았으니..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도전해 볼 수 있는 지루할 틈 없는 새 친구인 걸로.


예쁜 일러스트와 식상하지 않은 미로게임으로 「뜻밖의 미로 여행」을 초등학교 입학선물로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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