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서경식‘이라는 현재의 이름으로 여권을 갖게된 지 40년 이상이 흘렀습니다. 국경을 넘는 여행을 하지 않았더라면 여권은 필요없었고 이름 역시 그대로였을지도 모릅니다. 여행은 자신을 붙잡아두고 있는 일상으로부터의 일시적인 해방이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이름을 말해야 하고, 신분증명을 요구당하는 행위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행이라는 것 역시, 자신을 재정의하는 기회이기도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