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토끼의 게임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김윤수 옮김 / 시공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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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띠지에서도 언급되는 '살육에 이르는 병'의 작가의 차기작이다.


 이 작가의 특징은 '몰입력'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점점 화자의 시점에 자연스럽게 몰입되어 작가가 이끄는 이야기에 푹 빠져나가게 된다. 그러다가 작가가 파놓은 함점에 보란듯이 걸려들게 만드는 그의 문체가 그야말로 일품이다.


 그렇지만 미스터리 라는 장르의 특징이 가지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본격 이야기로 들어가기에 앞선 '배경'이라는 단계를 쌓고 지나가야하는데, 오늘날 웹 소설이나 유튜브의 요약 영상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진입장벽이 생기게 된다.


 최근 나오는 추리(미스터리)물은 한 권을 통으로 활용하기 보다는 한 권의 책에 4~6개의 사건들을 다루는 단편집의 형태를 띄고 있는 소설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위에서 말한 진입장벽으로 인한 새로운 방향성이 아닐까 한다.


 이 책 '늑대와 토끼의 게임'은  책 한권을 모두 활용한 소설이다. 그래서 책의 진입장벽을 줄이기 위해 간략하게나마 책의 내용을 소개할까 한다.


 

 초등학생 도모키에게는 고스모라는 또래의 친구가 있었는데, 슬프게도 고스모라는 친구는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느날 고스모는 도모키의 집으로 찾아와 아버지가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며 불안에 떨었고 이대로 아버지의 손에 죽기보다는 역으로 아버지를 죽이겠다며 도와달라고 한다.


 도모키는 친구 고스모를 외면하지 못하고 친구를 도와 그의 집으로 향한다.


 아이 둘이 성인을 상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미리 함정을 파려고 했는데, 집에는 이미 친구의 아버지가 있었다. 


 그런데 친구 아버지는 땅을 파고 있었고 그 곁에는 친구 동생이 싸늘한 시신의 상태로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친구 아버지는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도모키와 눈이 마주쳤다.


 

 이야기는 이렇게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전작인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전작을 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졌는데 재미있을 수 있어?'


 라는 의문을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살육에 이르는 병'을 읽어본 독자라면 하나같이 이와 같이 답할 것이다.


 '그래서 소설이 쩖.'



 그의 전작 '살육에 이르는 병'을 보았기에 이번작인 '늑대와 토끼의 게임'에 대한 충격은 그리 크지 않았다.


 만일 '살육에 이르는 병'을 보지 않고 이번작 '늑대와 토끼의 게임'을 보았다면 전작처럼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살육에 이르는 병은 19세 작품으로 스토리나 묘사가 매우 자극적인 반면

 늑대와 토끼의 게임은 크게 자극적인지 않은 묘사이기에 읽는 것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서술트릭이란 어떤 것이고 그것이 어떤 맛인지 궁금하다면,


 두 작품 중에서는 늑대와 토끼의 게임을 추천한다. 


 전작인 '살육에 이르는 병'은 읽는 것만으로도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끝까지 다 읽을 수만 있다면 모두들 호라고 외치겠지만 여성 독자들은 끝까지 읽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반면 이번작품 '늑대와 토끼의 게임'은 누구나 편히 읽을 수 있는 글이다.


 그런만큼 추리소설이 지니는 초반 진입장벽의 어려움만 넘길 수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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