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선녀는 참지 않았다 : 고정관념 차별 혐오 없이 다시 쓴 페미니즘 전래동화
구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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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머릿말이다.

그래서 동화는 미래 세대인 어린이를 훈육, 세뇌하는 가장 효과적인 이데올로기이다. 동화에 대한 개입, 재해석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인 이유다.

동화를 어린이를 훈육, 세뇌하는 이데올로기로 보는 관심이 새로웠다.

생각해보면 정말로 그렇다.

동화는 어린이가 처음 접하는 컨턴츠이다. (요즘은 유튜브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동 컨텐츠라는 점에서 그렇다.) 동화에 나와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들은 자기의 내면을 쌓아간다. 그런 점에서 컨텐츠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다.

특히 전래동화는 권선징악, 효, 인과응보 등... 그 시절의 가치를 담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전래동화에 나와있는 여성인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는 듯 하다.

이 책은 전래동화의 성차별적 내용을 꼬집고 비틀어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워 보기 시작했다.


나무꾼을 벌하는 선녀, 의붓딸을 도와주는 계모,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집을 나가는 딸...

여러 이야기가 나오면서 새로운 관점을 말한다.

전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짚어주어 좋았으나 몇몇 아쉬운 점이 남아 적는다.


먼저 본 작에 없던 신비한 능력이나 왜곡된 상황을 만들면서까지 넣은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우렁각시'에서 우렁이가 각시(이 책에선 총각)로 변하는 신비로운 내용은 원작과 같다. 하지만 굳이 마을 사람의 시선을 바꾸겠다고 묘약을 뿌린 음식을 대접해 사람들을 계몽시킨다. 남의 시선 상관없이 그들만 좋아도 해피엔딩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마을 사람들이 원하는 걸 찾길 바랐어도 묘약을 사용해 시선을 바꾸는 건 자기 만족이고, 남의 시선을 신경쓴다는 반증이다. 굳이 필요한 내용이 아닌 것 같다...

또, 몇몇 동화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배움을 얻겠다고, 또는 직위를 얻겠다고 과거 시험을 보거나 학습기관에 간다. 나는 원작은 어디까지나 전래동화이고, 각색하더라도 역사를 왜곡하는 방향으로는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서사인 내용을 보고 싶은 것이지, 꼭 여자가 성공하고 지위를 가진 내용을 보고싶은 게 아니다. 성공하지 않더라도 여성캐릭터가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곡된 내용이 들어가면 그건 더 이상 전래동화가 아니지 않은가... 그저 환상이다. 


그리고 왜 꼭 여자가 권력을 가지고 인물을 벌하는 캐릭터로 쓰이는 걸까?

위의 내용과 이어지는 것인데 여성은 직위를 얻거나 신비한 힘으로 나쁜 인물을 벌한다. 마치 이게 정당한 해피엔딩이라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권력으로 징벌하는 서사는 쉬운 갈등 해소 방식이지만, 결국 강자가 약자를 이기는 또 하나의 사회적 권력을 보여준다. 

맺음말에도 나와 있듯 권력을 이용하지 않는, 다른 해결책을 생각해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 책은 가볍게 읽기 좋다 특히 원작에 대한 내용이 함께 수록되어 있고, 삽화와 작품에 따른 옴니버스식 구성이 맘에 든다.

출퇴근 시간에 잠깐씩 보다보면 한 권을 손쉽게 다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변에 추천하고 싶다.

어느 시대나 지배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현상은 피지배 세력이 자기 위치와 구조의 부당함을 깨닫고 이전처럼 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흑인이 노예 노동을 거부하고 여성이 희생과 자기 비하에서 벗어난다면, 우리가 더 이상 서구 사회에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는다면, 세상을 보다 살 만한 곳이 될 것이다. - P9

그래서 동화는 미래 세대인 어린이를 훈육, 세뇌하는 가장 효과적인 이데올로기이다. 동화에 대한 개입, 재해석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인 이유다. - P10

선녀를 아내로 삼은 나무꾼은 범죄자가 아닌가?
왜 계모는 항상 못됐는가?
왜 딸들은 남성 영웅의 포상이 되는가? - P16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사용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과연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차별과 혐오를 양산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 P37

지금의 여성들도 여전히 겉모습으로 쉽게 판단되고 평가된다. 여성은 인간이기 이전에 ‘여성‘으로 인식되고, 여성에게는 너무나 쉽게 외모에 대한 품평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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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타는 천문대 - 별 좀 아는 오빠가 풀어주는130억 년 우주의 사랑과이별 이야기
지웅배 지음 / 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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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보고 천천히 보려고 구매했어요.
천문학에 막연한 관심도 있고, 사랑에 빗대어 표현한게 재밌어 보였거든요.

부제는 맘에 안들어요 ㅎ 별 좀 아는 오빠라니.. 별은 물론 잘 아시겠죠.. 근데 오빠라니..
작가님이 직접 지으신 게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

저는 천문학을 마지막으로 접한게 2년전인가 교양시간 때였던거같아요. 지금 무척이나 가물가물하죠..
일단 이 책은 천문학 입문? 기초 도서로는 불친절합니다. 천문학 기본은 대충 알고나서 보는 게 읽기 쉬울거같아요.
입문용은 아니고 기본베이스가 있는 상태에서 볼만한 교양도서 정도 인거 같아요.
베이스가 없다면 중심 내용이 눈에 잘 안들어 올 수도 있어요.
내용 자체는 어렵고 진지하진 않아요. 천문학에 대한 학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도 않아서 가볍게 읽기 좋을 듯 해요.
책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천문학을 사랑의 진행 과정에 빗대어 서술해주고 있어요.
비유는 너무 흥미로운데 보다 간간히 이해 안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어떤 흐름안에서 이어지는 건지 이해가 안가서요...
저는 천문학 지식이 흐릿해서인지 내용이 막연해서인지 몰입해서 읽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ㅠ

작가님이 글을 참 재밌게 쓰셨어요. 중간중간 재밌는 요소들이 많아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의 강연을 들었다면 책보다 더 몰입해서 들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이 좋았어요. 가장 이 책의 주제와 잘 맞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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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테나시, 접객의 비밀 - 마음으로 손님을 대한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11
최한우 지음 / 스리체어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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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테나시. 2020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에서도 등장한 말로 일본인만의 특별한 접객 정신을 보여주는 단어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오모테나시라는 단어를 몰랐고, 일본의 서비스가 뛰어나단 것만 흐릿하게 알고 있었지 특별한 정신이 있다고 생각치 않았다.

이 책에서는 오모테나시의 뜻과 함께 7개의 브랜드 사례를 통해 일본의 오모테나시 정신을 소개한다. 7개 각각의 브랜드는 오모테나시 정신을 앞세워 고객한테 접근하는데 하나하나의 사례가 흥미로웠다. 특히 디즈니랜드의 마지막 사례는 한 편의 영화같기도 했다.
오모테나시 정신을 한국에 대입한다고 하면 과하다는 면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당장 몇몇 사례만 봐도 한국에서 먹힐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하지만 몇몇부분은 한국에서도 의식해야하고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작가님의 의도와 다르게도 일본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감정 때문인지 일본의 정신을 강조할 때마다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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