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쿠샤, 희망의 집
김정숙 지음, 한예린 그림 / 솔숲출판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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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종로 쪽을 지나가다가 딜쿠샤를 우연하게 본 적이 있다. 그 후에 tv 다큐멘터리에 딜쿠샤가 나온 것을 보고 어렴풋이 그때 그곳이구나 생각했다. 두 번을 보고 나니 머릿속에 딜쿠샤가 또렷하게 각인되었다.

딜쿠샤를 소재로 동화책이 나온 걸 알고 반가운 마음에 금세 읽었다.

초등학교 중학년 정도부터 읽으면 좋은 동화 같다.

이 동화는 딜쿠샤에 대한 소개를 당시 실존인물과 사건을 버무려 생생하고 재미있게 전달해준다.

일제시대가 무엇인지 아주 어린 아이들도 다 알겠지만 당시 사람들을 꼭 악인과 선인으로만 나눌 수 없다. 지배받았던 우리나라 사람들도 독립운동가, 친일파 이렇게만 나눌 수도 없다.

주인공 인덕처럼 가난 때문에 본의 아니게 윤갑수 같은 친일파 편에 서기도 하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서 자신이 할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어린이 책에서 일제시대나 전쟁을 다룰 때 대립 관계를 단순하게 그리거나 배경으로 처리한 것이 많은데 이 책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주어서 좋았다.

인덕이 겪는 고난과 그것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한 사건을 통해 긴장감 있게 서술되어서 동화를 즐기지 않는 어린이들도 술술 잘 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화 초반에 인덕이 윤갑수의 심부름을 하다가 독립운동 하는 이들을 알게 되고 이들의 편에 서게 되는데 인덕은 스스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주체적으로 찾는다. 또한 그 일들이 어마어마한 큰일이라기보다는 역량에 맞는 일이다. 이런 점들이 어린이들에게 공감을 사고, 힘을 줄 것 같다.

결말 또한 현실적이었다. 아직 어른이 아닌 인덕의 눈높이에 맞춘 결말이라 어린이에게 더 와닿을 거 같다.

이 책을 읽고, 딜쿠샤에 가서 직접 본다면 훌륭한 독서체험이 될 거 같다.

나는 어른이지만 이 책을 통해서 딜쿠샤를 다시 한 번 인식하고 몰랐던 인물 테일러도 알게 되어서 좋았다.

좋은 동화란 어린이도, 어른도 가져갈 게 있는 동화라고 생각한다. 이 점을 충족시킨 동화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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