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처절했던 나의 고교 시절, 한 줄기 빛도 없던 지하 생활은 나의 희망을 앗아가기에 충분했다. 배고픔에 쩔어 '식충'아라 불리우며 마구 먹어댔던 그 시기, 항상 불안과 걱정 속에 자아 효능감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었던 나날들, 그 아픔의 기억이 소설 속에 고스란히 반추된다. 김윤 소설가의 이야기 속에 나의 청춘이 있고 나의 옛 기억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세월이 흘러 보니 그 아픔의 기억도 하나의 찰나였을 뿐, 성장통의 한 단면이었음을 오십을 넘기니 비로소 보인다. 이젠 그 소중한 학교가 어쩌다 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