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연초에 영미권에 폭풍적인 관심을 얻은 책 'Sapiens'이다. 아직 국내에는 출간되지 않았지만 정말 섬뜩하리만치 무섭다.. 이렇게 과학과 기술은 미친듯이 달려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경제-정치제도, 심지어 종교도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마치 산업혁명 시대의 초기를 보는 것 같다. 그 당시 처음으로 인류가 농경문화에서 탈피하여 산업화를 통해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 힘을 컨트롤 하기에 인간은 너무 미숙했고 결국 넘치는 힘의 포화로 세계 1, 2차 대전을 발현시켰다. 그리하여 전 세계는 온갖 학살과 노예화, 제국주의와 식민지, 폭력과 전쟁이 휘몰아친 니체의 말대로 정말 '미친 광풍'이 20세기를 강타했었다.

이제 21세기에 들어서 다시금 그런 시대의 격변기로 접어든 것 같다. 컴퓨터-인터넷-스마트폰 혁명으로 인해 무선-디지털화는 더더욱 가속을 받고 있다. 정보화 혁명이 이뤄낸 엄청난 성과를 따라잡지 못하는 인류의 사고와 지능은 이제 도태되는 것인가? 나는 솔직히 말해 조금 무섭다. 지금 기술자들, 엔지니어들과 기업들은 서로 협력하여 인간이 넘어서는 안되는 선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그들은 거침이 없다. 무엇이든 이뤄내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막강한 자본력으로 세계 석학들을 끌어모아 그들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

이 정도 속도라면 (그리고 앞으로 더더욱 빨라질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던 것들이 현실화 되는 것은 머지 않을 것이다. 줄기세포와 인간복제/교배, 유전자조작과 나노기술을 통한 새로운 변종 생명체 설계(키메라와 같은, 이와 같은 것들로 얼마든지 군대를 조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를 집약한 거의 인간과 구분이 불가능한 인공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인간과 기계를 접목시킨 사이보그, 무선통신으로 연결된 RFID와 온갖 뇌과학, 심리학으로 점철된 가상현실- 현재 여기에 가장 앞서나가는 것이 포르노산업이다- 등등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일들이 이미 일어나고 있다.

드디어 인간은 자연을 넘어서 인간 그 자신을 스스로 변형시키는 사태까지 초래한 것이다. 모든 인간성도 (인류 역사상 이것만큼은 변하지 않고 유지되 온 것들도) 얼마든지 우리 원대로 바꾸고 조작할 수 있다. 내가 가장 우려하던 '인간개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내가 죽고 난 직전쯤인 2080~90년도에는, 내 자식들과 손자들이 살 세계가 바로 이런 세상이다.

이렇게 세상은 엄청난 기술문명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데 아직도 기독교 지성인들은 그리고 목사들과 신학자들은 너무 Naive한 사상과 생각 속에 갇혀 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히틀러를 찬양한 독일 루터교처럼 시대조류에 휩쓸려 당시 자유주의 신학처럼 기독교의 토대와 뿌리 자체가 뜯겨나가는 상황을 다시금 경험할 것이다.

엄청난 힘을 소유하게 된 현대문명은 이제 그 넘치는 힘을 통제하지 못하여 또는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에 관한 그 어떠한 방향성도 상실한채 표류하기 십상이다. 그것이 나아가야할 가이드라인을 누가 제시할 것인가? 무제한적 자유는 결국 루이스의 <인간폐지>에서 언급된 것처럼 다시 자연으로 귀속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더이상 ought가 아닌 오로지 want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존경하는 한 목사님은 벌써부터 이것에 대해, 이런 세상이 올 것에 대비해 신학적으로, 진화-생물학적으로 끊임 없이 공부를 하고 계신다. 앞으로 뇌과학, 행동심리학, 테크놀로지의 시대가 올 것은 이제 자명하다. 이 학문들을 공부하지 않고 금시대를 논할 수 없다. 그래도 이런 분이 계시기에 나는 희망을 보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현대문명은 넘어서는 안되는 한계까지 넘보고 있다. 인간은 반드시 그 선을 언젠가 넘을 것이다. 왜냐면 인간은 하지말라는 것은 더 하려고 하기 때문이고 기어이 하고 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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