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대공황 - 역사상 최대 위기, 부의 흐름이 뒤바뀐다
제임스 리카즈 지음, 이정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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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생명,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너무 당연한 것을 물었나요? 그렇습니다. 생명이 더 중요합니다. 그러니 돈과 생명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경우, 우리는 당연히 생명을 선택하고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세상은 그리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져있지 않기 마련입니다. 또한 "내가 선한 일을 하고 있다"고 여길 때의 도덕적 우쭐함으로 인해, 현명하지 못한 판단을 내리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하죠. 얼마 전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사고를 일으켰을 때 가중처벌하는 법안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어린이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도한 규제와 처벌이 지나친 불편과 혼란과 억울한 피해자를 양성할 수 있음을 비판한 것이죠.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막고 생명을 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이루어진 강제적 거리두기를 포함한 봉쇄는,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을까요? 확진자와 사망자라는 눈앞의 수치에만 골몰하는 사이, 더욱 중요한 것들을 놓쳐버린 것은 아닐까요? 심지어 봉쇄라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더 많은 생명과 건강을 잃어버렸을지 모른다면, 믿어지시겠습니까?

강제적 거리두기와 봉쇄조치, 과연 더 많은 생명을 구했을까?

88 방역 조치로 경제를 봉쇄하고 다시 해제하는 주먹구구식 대응 방식은 결국 난관에 부딪히고 만다. 봉쇄 조치는 불필요할 뿐 아니라 효과도 없다.

104 정책 입안자들은 잠재적 죽음, 안전성,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이해득실을 따진다. 제한 속도를 시속 40마일로 낮추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 요점은 정책적 관점과 개인의 선택을 통한 절충이 계속해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104 경제 재개는 생명을 앗아가는 동시에 구하기도 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집에 머무르기로 선택할 수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집에 머물러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유란 바로 그런 것이다.

책 <신 대공황>은 코로나 사태를 향한 미국 정부의 잘못된 대응을 비판합니다. 코로나 자체로 인한 피해보다, 봉쇄와 강제적 거리두기라는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크며, 그 피해는 앞으로도 오랜기간 지속될 것임을 지적합니다. 그 악명높은 1930년대의 대공황조차 앞으로 벌어질 일들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는 끔찍한 경고와 함께 말이죠. 봉쇄와 거리두기의 장점은 상식적으로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접촉을 최소화함으로써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저자가 지적하는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저자는 일관성 없는 봉쇄조치로 인한 혼선을 비판합니다. 미시간 주지사는 카펫과 페인트를 판매하는 대형 매장의 영업을 금지했지만 차를 몰고 오하이오에 가면 살 수 있죠. 요양시설의 경우 바이러스 확산에 취약하고 사망의 가능성 역시 높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주지사는 병원에서 퇴원한 거주자들의 요양원 재입소를 거부할 수 없도록 명령했고, 결국 뉴욕시 요양원과 성인돌봄시설에서는 다른 주들에 비해 훨씬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둘째, 전면 봉쇄로 인한 확산방지의 효과가 미미함을 지적합니다. 감염 바이러스가 조기에 발견되고 감염 사례가 국지적으로 발생할 경우라면 엄격한 방역 조치가 효과적일 수도 있겠지만 미국이 직면한 상황은 다릅니다. 매일 출근을 하고 식료품점에 들려야 하는 상황에서 봉쇄는 확산을 막지 못합니다.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 제대로 된 마스크 착용하기와 같은 실천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기 때문에 휴교령을 내려서 얻을 수 있는 효과 또한 크지 않죠. 저자는 봉쇄 조치가 효과가 없었음을 하나의 극적인 사례를 통해 부연합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코로나 확진 판정이죠.

셋째, 봉쇄로 인한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의 발생입니다. 미국은 봉쇄 조치로 4조 달러 이상의 자산 가치 하락과 2조 달러에 달하는 생산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면역력 상실의 문제도 있습니다. 일상에서 적당히 바이러스와 세균에 노출되며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놓쳤죠. 사회적 비용도 큽니다. 미국경제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실업률이 1% 증가할 때마다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의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률이 3.6% 증가합니다. 봉쇄로 인한 미국 실업률 추정치를 감안하면 사망자가 2만 8797명 더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하죠. 각종 약물 복용, 알코올 섭취, 자살, 가정폭력의 문제도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한 의사에 따르면 2020년 5월 21일 기준, 지난 한 달 동안 1년 치에 해당하는 자살 시도 환자가 병원을 찾았다고 합니다. 외로움, 고립감, 절망감으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젊은 층의 교육이 중단되며 교육이 퇴보하고 있습니다. 오랜기간 문을 열지 못한 지역사회 자영업자들의 생계가 무너지고 있죠. 봉쇄를 통해 생명을 구했을지 모르지만, 구한 생명보다 잃은 생명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넷째, 다가올 신 대공황의 문제입니다. 봉쇄로 인한 경기침체를 넘어, 경제문제에 대한 연준과 정부의 현명하지 못한 대응과 정책이 유발하게 될 중장기적 악영향을 포합합니다. 당장 봉쇄 조치로 인해 미국에서만 6000만 명의 실직자가 발생했습니다. 봉쇄 조치로 인해 잃게 된 부와 소득은 수조 달러에 달할 것이며, 한 번 고꾸라진 경제는 쉽사리 회복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연방준비제도가 3조 달러의 유동성을 새로 투입하고 미국 의회가 4조 달러의 적자 지출에 합의하더라도 신 대공황을 막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저하된 화폐유통속도는 화폐정책의 효과를 떨어트리며, 위기에 대응하여 높아진 저축성향은 재정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킵니다. 저자는 구체적인 근거와 해박한 경제지식을 바탕으로 세계경제가 유래없는 불황에 진입하게 될 것임을 경고합니다. 서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며, 기업과 무역과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미래를 예측합니다. 이 책의 4장에 담겨있는 내용으로, 저자의 지식과 필력과 문제의식이 가장 돋보이는 챕터였습니다. 연준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면 저자만의 대안이 있느냐? 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챕터인 결론부분에 제시되어 있는데요, 개인에게 권하는 투자전략의 방향성과도 맞닿아있습니다.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니 그러게(?) 투자하라는 것이죠.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의 주장이 확고하고, 각 주장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마지막 대안 역시 선명한 어조와 구체적 근거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역사와 근거를 따라 읽다보니 충분히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주장이었습니다.

책에 담긴 이야기: 코로나의 시작부터 다가올 '신 대공황'까지

178 이러한 지적 공허에 맞서 부와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더 대담해질 필요가 있다.

여기까지가 책의 2~4장에 담긴 내용의 일부입니다. 책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시작과 확산, 봉쇄조치의 영향에 대한 분석과 비판, 머지않아 다가올 신 대공황의 전망, 연방준비제도의 대응정책에 대한 분석과 비판,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봉쇄로 인한 피해,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투자전략 등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6장-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투자' 챕터의 경우 저자가 예측한 신대공황에 맞서 개인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투자전략과 포트폴리오 구성 방안 또한 담겨있어서, 미래투자방향을 고민중인 개인투자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코로나 사태 이후로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미투자자입니다. 곱버스에 투자해 손실을 본 뒤 개별주식에 투자로 다급히 방향을 전환하여, 손실을 메우고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었죠. 아직까지는 개별기업과 산업의 이슈에만 주의를 기울이며 종목을 선정했었는데요, 이번 독서를 통해서 시야를 확장하고 시장 전체의 흐름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투자에 임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0년 3월의 대폭락 이후 어떻게 단기간에 주식시장이 회복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참 흥미로웠습니다. 로봇과 경쟁해서 이기기 위해 저자가 제안하는 투자전략 또한 늘 염두에 두고 투자에 임할 생각입니다.

최선을 향한 모색을 멈추지 않겠음을 다짐하며

27 피해를 줄이기 위한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실행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22조 달러 규모의 경제를 봉쇄하기를 바라는 면역학자들은 자신들과 다른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13일 오늘, 15일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거리두기 지침이 발표되었습니다. 수도권은 2.5단계에서 2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에서 1.5단계로 각각 완화되어 활동의 반경이 한껏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자영업자 여러분도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겨울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무엇이 최선의 대응이었을까요? 중국발 입국을 원천차단했더라면 나았을까요? 강제적이고 일률적인 봉쇄보다는 개인의 자발적 실천을 유도하는 편이 나았을까요? 그 중간의 어느 지점에서 절충을 모색하고 있는 듯 보이는 지금의 기준은 어떨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생명은 여전히 무엇보다 중요해 보이며, 개인의 자유와 책임도 중요하지만 사소한 일탈이 막대한 확산을 낳는 사례들을 보고 있자면 그것을 오로지 개인의 영역으로 한정지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에도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은 큰 변화입니다. 하나 둘 을 닫아가는 단골 식당들, 어린 학생들이 잃어버린 교육의 기회, 주식시장 호황에 가려진 기업의 위기와 앞으로 다가올 신대공황의 여파들. 정부의 화폐금융정책이 불러올 부채와 디플레이션의 문제들. 돌이켜보니 조금은 냉소적이고 건조하며 우울하게 변해있는 나의 모습까지. 어떠한 선택이든 절대선을 가정하지 말고, 그것이 불러올 효과와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들을 늘 염두에 두고 현명한 판단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최선의 투자는 교육입니다

10 과학과 역사를 탐구해 얻을 수 있는 장기적 관점은 단순히 최근의 동향을 좇는 것보다 더 많은 부를 여러분에게 안겨 줄 것이다

어떤 이는 코로나에 감염되어 고통받고, 어떤 이는 회복되었지만 후유증과 낙인으로 고통받고, 어떤 이는 실업과 취업난에 시달리며, 어떤 이는 집합금지와 거리두기로 인한 자영업 매출감소로 힘들어 하고, 어떤 이는 우울과 불안과 무기력에 시달립니다. 어떤 이는 주식과 부동산시장의 변동성에 올라타 큰 돈을 벌기도 했죠. 참으로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상입니다. 안타깝게도 저자의 예측에 따르면 앞으로의 세계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다가올 위기에 대처해야 할까요? 미래를 예측하고 앞으로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유망자산을 찾아 투자해야 할까요? 물론 필요한 태도입니다. 경제 위기에 맞서서 돈보다 든든한 방어막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보다 더 가치있는 투자가 있습니다. 경제공황을 포함한 어떠한 위기가 다가오더라도 당당히 맞서싸울 수 있는 강력한 무기, 바로 '교육'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투자는 다름아닌 교육이라고 강조합니다. 교육은 주식, 채권, 금보다 더욱 가치있는 자산인지도 모른다면서 말이죠. 예고없이 닥쳐온 위기에 맞서 더 나은 해결책의 제안을 들어보고자 하는 분들께, 감염병의 위기가 불러올 더 심각한 경제위기와 대처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분들께, 책 <신 대공황>을 권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성실하게 읽고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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