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흘러가는 세상 - 영화부터 스포츠까지 유체역학으로 바라본 세계
송현수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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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평론가의 코멘터리를 좋아합니다. 영화를 해석하는 재미는, 영화를 보는 재미와 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나의 좁은 시야에 포착된 요소들만을 즐기는 것을 넘어, 넓은 시야와 깊은 지식을 갖춘 평론가가 짚어주는 상징들을 더불어 살펴보고 곱씹어볼 때 영화가 주는 재미와 울림은 배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일상은 어떤가요? 무심코 지나치는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발견하고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특히 '호기심'을 품어보는 방법으로 말입니다. 일상에서 포착되는 관찰대상에 호기심을 품어보는 것, 바로 '과학자'의 태도죠. 마치 어린아이가 "왜?"라고 묻듯, 호기심이라는 렌즈로 바라본 세상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사뭇 흥미로울 것입니다.

책 <이렇게 흘러가는 세상>은 우리에게 세상을 색다르게 관찰할 수 있는 '유체역학'이라는 렌즈를 선물합니다. 유체역학, 말만 들어도 생소하고 난해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교통의 흐름은 어떤가요? 생선의 맛을 유지하며 해동시키는 것은 어떤가요? 고기를 적당히 굽는것은요? 지금 순간에도 우리의 혈관속을 흐르고 있는 혈액의 흐름은 어떤가요? 고흐의 그림 속 신비롭게 움직이는 공기의 모습은 어떤가요? 유체역학은 액체와 기체의 흐름에 관한 학문입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우리의 모든 일상과 맞닿아있죠. 그렇다면 이 유체역학을 이해함으로써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우선 우리가 즐겨보는 겨울왕국 같은 영화 속 CG에도 유체역학이 적용됩니다. 영화, 교통, 의학, 예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죠. 그러니 유체역학은 참으로 유용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며 발견과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렌즈'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저에게는 충분히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종 수식이었습니다. 책에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점성을 가진 유체에 작용하는 힘과 운동량의 변화를 기술하는 비선형 편미분 방정식), 푸아죄유의 법칙(관 안을 흐르는 점성 유체의 유량에 관한 법칙), 애트우드 수(두 유체의 밀도 차이를 밀도의 합으로 나눈 수), 등 각종 수식이 등장합니다. 물론 문과 출신에다 유체역학에 전혀 문외한인 저로서는 이러한 수식과 변수들의 구체적인 의미와 상관관계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할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혈관속을 흐르는 혈액의 속도처럼, 사소한 일상의 모습들이 수치와 공식으로 포착되고, 이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고 놀라웠습니다. 과학의 대단함과 과학자들을 향한 고마움을 떠올려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습니다.

생소한 학문으로 익숙한 현상을 들여다봅니다. 사소한 일상을 새롭게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눈'을 갖게되기를 기대하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다소 어려운 내용도 있지만, 세부적인 사항들은 건너뛰며 읽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독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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