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 감정과 친해지고 싶다
황선미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역사상 많은 영웅들이 '발견'을 위한 모험을 떠났다. 누군가는 우주의 물리적 원리를 발견하고, 인간의 생물학적 기원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나선 이도 있으며, 지구를 박차고 우주로 날아간 이들도 있다. 그렇게 짧은 인류의 역사동안 많은 발견과 문명의 외적인 성장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모험의 용기는 역사적인 위인들만 갖고 있는것은 아니었다. 두 발로 우뚝 선 그 순간부터, 아니 네 발로 기어다니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늘 틈만나면 부지런히 움직이고 감각하고 입에 넣으며 양육자를 귀찮게 하고는 했다.

정말이지 풍성한 무엇이 있다. 이것과 함께라면 우리의 삶은 다채로워지고 풍성해질 것임이 자명하다. 모두가 가질 수 있으나 모두가 누리고 있는것은 아니다. 우리가 삶에서 마주칠 수 있는 보석같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통념적으로 교환가치를 인정받는 다른 물질적 재화들에만 눈이 팔리고는 한다. 어떤 이들은 그것이 주는 신호를 껴안고 삶을 확장시키는 반면, 어떤 이들은 그것을 불편해하며 회피하고 심지어 무시하거나 도밍치기도 한다. 우리 안의 소중한 보석, '감정'에 대한 이야기다.

13 살면서 자기감정을 진짜로 드러내고 다른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존중받아본 사람들은 눈빛부터 다릅니다. 눈물 콧물 다 빼고 흉측한 모습이 드러나도 자기감정의 밑바닥까지 접촉해본 사람이 보이는 용기는 어떤 허세이도 비할 수 없습니다.

이 책 '나도 내 감정과 친해지고 싶다'는 독자의 마음 속 감정과 만나기 위한, 내면세계로 떠나는 여행의 지침서다. 그동안 낯설게 여겨왔던 감정과 마주하고, 나아가 친해지기를 권한다. 감정과 친해지라고? 감정은 보통 미숙한 사람이 드러내는 것 아닌가? 우리는 흔히 '감정적인 사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가? 특히 우울, 화, 불안,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들은 더더욱 소멸시켜야 할 나쁜 존재가 아니던가? 

하지만 이 책 '나도 내 감정과 친해지고 싶다'의 저자 황선미박사는 위의 부정적 감정을 포함한 모든 감정이 소중하다고 말한다. 숨기거나 없앨 대상이 아니라 알아차리고 느껴야 할 마음의 일부라고 강조한다. 감정과 친해짐으로써 자신에 이를 수 있고 진정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의 변화를 기대해왔지만 밖에서 동력을 찾지 못했던 분들께, 안에서부터 발견한 소중한 존재로부터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의미있는 독서의 시간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거나, '삶의 의미'에 관한 공허감을 느끼는 분들, '불안'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분들께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

25 우리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나'의 겉모습과 생각에 대한 지식적 이해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속에서 매일 다르게 꿈틀대는 나의 감정을 알고 헤아려야 합니다.

감정이 소중한 이유는 다름 아니다. 감정을 통해 진정한 자신에 대한 이해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기분좋은 사람이 있다. 그 '기쁨'을 통해서 우리는 그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할 수 있다. 특정한 상황과 맞닥뜨리면 자기도 모르게 화를 내고 공격성을 표출하는 사람이 있다. '화'를 통해서 그 사람의 반복적 패턴을 확인하고 억압된 감정을 풀어냄으로써 특유의 충만한 에너지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소한 잘못에도 죄책감과 수치심을 과도하게 느끼면서 위축된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 이 '부끄러움'을 통해서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혹은 어떤 비합리적인 규칙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억압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파악할 수 있다. 부끄러움의 신호를 건강하게 받아들임으로써 더 나은 인격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저자는 7개의 챕터를 통해 화, 공허함, 부끄러움, 불안, 우울, 사랑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소중한 감정들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렇게 만나게될 소중한 친구와 함께 할 당당하고 풍성한 삶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특히 '알아차리기'-'받아들이기'-'표현하기'로 이어지는 감정과 친해지는 3단계의 과정이 매우 구체적이고 실용적이어서 좋았다. 또한 '메타인지'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감정에 대한 감정'을 일컫는 '메타감정'에 대한 설명은 정말이지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나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 '나는 어떤 감정을 어떻게 느끼는가'를 돌아볼 수 있게된 새로운 알아차림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감정은 잘못이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감정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이다. 소중한 친구로서 대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자신에 이르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반면 억압하고 무시한다면 풍성한 삶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자유를 제약하고 관계를 뒤흔들며 일상을 고통스럽게 만들수도 있다. 감정과 친해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이 책에 '고마움'의 감정을 느끼며, 새로운 삶의 태도가 선물해줄 '기쁨'의 감정을 기대해본다. 물론 '화', '불안', '부끄러움'등의 감정들 역시 언제든 반갑게 맞이할 것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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