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 실격 ㅣ 다자이 오사무 전집 9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수윤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4년 12월
평점 :
오상/ 범인/ 접대 부인/ 술의 추억/ 미남과 담배/ 비잔/ 여류/ 철새/ 앵두/ 인간 실격/ 굿바이/ 가정의 행복/ 철면피/ 진심/ 우대신 사네토모(읽지 않음)
쉼표가 참 많다.
화자는 여러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 소설인 ‘우대신 사네토모‘는 어려워서 읽지 않았다.
8 ‘오상‘은 에도시대 이야기곡 기다유 가운데 <신주텐노아미지마(텐노아미섬의 동반자살)>에서 유곽의 첩과 동반자살 하는 남편을 둔 부인의 이름으로, 다자이가 그려낸 ‘오상‘의 화자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 다자이가 다마가와 강에서 연인과 동반자살 한 것은 1948년 6월의 일이다. 79 폴 발레리의 말, 선을 행할 때는 늘 미안한 마음을 가져라. 선행만큼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없으므로. - 미남과 담배 141 예컨대, 내가 이 사진을 보고 눈을 감는다. 그 순간 나는 그 얼굴을 잊어버린다. 방 안에 있던 벽이나 작은 화로는 기억나지만, 그 방에 있던 주인공의 인상은, 안개처럼 스윽 사라져 도무지 떠오르질 않는다. 그림이 안 되는 얼굴이다. 만화나 다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얼굴이다. 눈을 뜬다. 아, 이런 얼굴이었지, 이제 생각났다, 그런 기쁨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말해, 눈을 떠서 그 사진을 다시 들여다봐도 생각나지 않는다. - 인간 실격 171 제게는 매춘부들이 인간도 여성도 아닌, 백치나 광인처럼 보여서, 그 품속에서 오히려 안심하고 푹 잠들 수 있었습니다. 다들, 서글플 정도로, 정말이지 털끝만큼도 욕심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게서 동질감 비슷한 것을 느끼는지, 매춘부들은 언제나 제게, 거북하지 않을 정도의 자연스러운 호의를 베풀어주었습니다. 아무런 이해타산도 없는 호의, 진심에서 우러난 호의, 두 번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사람에 대한 호의, 어느 밤 저는, 백치나 광인인 그들에게서, 마리아의 후광을 보기도 했습니다. -인간 실격 244 이제 저는 죄인을 뛰어넘어, 광인이었습니다. 아니요, 결단코 저는 미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단 한순간도 미친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아, 광인은 대개 그런 말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병원에 들어온 사람은 미치광이, 들어오지 않은 사람은, 정상이라는 것 같습니다. 신께 묻나니. 무저항이 죄이나이까? 호리키의 이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그 미소에 저는 눈물을 흘렸고, 판단력도 저항심도 흐려진 채 자동차에 올라, 그렇게 이곳에서 광인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곳을 나가더라도, 제 이마에는 여전히 광인, 아니, 폐인이라는 낙인이 찍히겠지요. 인간, 실격. 어느덧, 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 인간 실격 246 지금 제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제가 이제껏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소위 ‘인간‘ 세계에서, 오직 한 가지, 진리처럼 여겨졌던 것은, 그것뿐이었습니다.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 인간 실격 252 크고 격렬한 기쁨을 피하기만 한다면, 거대한 슬픔 또한 찾아오지 않으니. 자기 앞길을 막는 돌을 두꺼비는 그저 돌아서 지나간다. - 기 샤를 크로 299 이를 더듬어 가던 나는, 가정 이기주의라 할 만한 음울한 관념에 부딪쳐, 마침내 다음과 같은, 무시무시한 결론에 이르렀다. 그것인즉슨, 가정의 행복은 모든 악의 근원. - 가정의 행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