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단편문학선 1 한국단편문학선 1
김동인 외 지음, 이남호 엮음 / 민음사 / 199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단편소설은 하루에 조금씩만 읽어도 흐름이 끊기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소설로 넘어갈 때마다 낯선 작품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연달아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한국단편문학선1>

한국의 현대 단편소설은 1920년대 초, 김동인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김동인-감자
18 그리고, 그 시체 옆에는 세 사람이 둘러앉았다. 한 사람은 복녀의 남편 한 사람은 왕서방! 또 한 사람은, 어떤 한방의. 왕서방은, 말없이 돈주머니를 꺼내어, 십 원짜리 지폐 석 장을 복녀의 남편에게 주었다. 한방의의 손에도 십 원짜리 두 장이, 갔다.

-발가락이 닮았다

현진건-빈처
54 아직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무명 작가인 나를 다만 저 하나가 깊이깊이 인정해 준다!
54 `아아 나에게 위안을 주고 원조를 주는 천사여!`
-운수 좋은 날
69 "설렁탕을 사다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이광수-무명
127 "염불을 뫼시려면 나무아미타불이라고만 하면 되능기요?" "진상!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면 죽어서 분명히 지옥으로 안가고 극락 세계로 가능기오?"

나도향-물레방아
139 "돈이 사람 죽이는구나! 돈! 돈! 흥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니?"
149"예! 간사한 년! 어쩔 터이냐? 나하고 당장에 멀리멀리 가지 않을 터이냐? 자아 가자!" "싫어요. 나는 죽으면 죽었지 가기는 싫어요. 이제 나는 그만 그렇게 구차하고 천한 생활을 다시 하기는 싫어요. 그만 물렸어요"
최서해-홍염
173 불을 질러놓고 뒷숲속에 앉아서 내려다보던 그 그림자ㅡ딸과 아내를 잃은 문서방은, "하하하" 시원스럽게 웃고 가슴을 만지면서 한 손으로 꽁무니에 찼던 도끼를 만져보았다.
김유정-동백꽃
177 오늘도 또 우리 수탉이 막 쪼이었다.
179 "느 집엔 이거 없지"
-만무방
217 "이 자식, 남의 벼를 훔쳐가니ㅡ" "성님까지 이렇게 못 살게 굴기유?"

채만식-맹 순사
227 아무튼지 큰 것을 먹지 아니하였으니, 따라서 부자가 되지를 아니하였으니, 나는 청백하였노라, 이것이 맹 순사의 청백관이었다.
232 "허기야 예전 순사라는 게 살인강도허구 다를 게 있었나! 남의 재물 강제루 뺏어먹구, 생사람 죽이구 하긴 매일반였지"
-치숙
233 우리 아저씨 말이지요? 아따 저 거시기, 한참 당년에 무엇이냐 그놈의 것, 사회주의라더냐 막덕이라더냐, 그걸 하다 징역살고 나와서 폐병으로 시방 앓고 누웠는 우리 오촌 고모부 그 양반...
이상-날개
256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257 굿바이. 그대는 이따금 그대가 제일 싫어하는 음식을 탐식하는 아이러니를 실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소. 위트와 패러독스...
283 다만 몇 시간 후에 내가 미쓰코시 옥상에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거의 대낮이었다.
284 설마 아내가 아스피린 대신 아달린의 정량을 나에게 먹여왔을까?
우리 부부는 숙명적으로 발이 맞지 않는 절름발이인 것이다.
이때 뚜ㅡ 하고 정오 사이렌이 울렸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번만 더 날자꾸나.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이효석-산
-메밀꽃 필 무렵
295 여름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306 나귀가 걷기 시작하였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 오랫동안 어둑서니같이 눈이 어둡던 허 생원도 요번만은 동이의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이태준-밤길
318 "이거 왜 얼른 뒈지지 않어!"
-토끼이야기
336 아내의 표정을 상실한 얼굴은 억지로 찡그려 웃음을 짓는다. 피투성이 두 손은 부들부들 떤다. 현의 아내는 식칼을 가지고 어떻게 잡았는지, 토끼 가죽을 두 마리나 벗겨놓은 것이다.
정비석-성황당
368 "그까짓 법이 뭐기! 성황님께 빌면 그만이지"
372 "아ㅡ 현보가 왔구나!" 순이는 기쁨에 날뛰는 가슴을 안고 고개를 달음질쳐 내려왔다. 다시 언덕을 추어서 집을 향해 올라갈 때 순이는 "성황님! 성황님!"하고 부르짖었다.
염상섭-임종
388 물에 빠진 자가 새끼 토막이라도 붙든다는 격으로 이 신령, 저 부처에게 닥치는 대로 매달려 공덕을 애걸하며 빌자는 것이 아니라, 주위와 지기가 제각기의 신앙을 빌려서 병인의 쾌복이나 명복을 빌어주는 것은 물리칠 수도 없거니와 고마운 일이요 아름다운 일이거니 하고 바라볼 뿐이었다.
-두 파산
409 "난 살림이나 파산지경이지 옥임이는 성격파산인가 보더군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